저본: 『동물의 언어(새와 짐승의 세계)(HOW ANIMALS TALK And Other Pleasant Studies of Birds and Beasts』(1919)
이 글은 동물들의 의사소통 방식과 자연에서의 행동을 탐구한다. 저자는 동물들이 소리, 몸짓, 그리고 일종의 ‘자연적 텔레파시’를 통해 서로 소통한다고 주장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였다. 야생 관찰을 바탕으로 동물들이 언어 없이 이루어내는 정교한 의사소통 체계를 논하였다.
주요 논지는 동물들이 꼬리 움직임, 체취, 미세한 몸짓 같은 무언의 신호로 복잡한 정보를 교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슴 무리는 흰 꼬리를 들어 올리는 단순한 동작으로 집단 위험 경보를 전파하며, 늑대는 발자국에 남긴 냄새로 영역 경계를 표시한다. 동시에 울음소리가 상황에 따라 다층적 의미를 지닐 수 있음을 강조하는데, 까마귀의 단일한 ‘Caw’ 소리가 먹이 발견부터 포식자 경보까지 맥락에 따라 해석된다는 사례를 제시한다.
가장 논쟁적인 부분은 동물 집단의 동시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첨포(Chumfo)‘라고 명명한 정신적 전기장 가설을 제안한 점이다. 이는 떼지어 이동하는 새들이 순간적으로 방향을 바꾸거나 늑대 무리의 협동 사냥 패턴을 '텔레파시적 연결'로 해석한 것으로, 당시 학계로부터 비과학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저자는 아메리카 원주민 사냥꾼의 전통 지식과 자신의 정적 관찰법(움직이지 않고 주변을 읽는 기술)을 결합해 데이터를 수집했다. 과학적 엄밀성보다는 생생한 현장 기록을 중시한 서술 방식 덕분에, 독일어와 프랑스어로 번역되며 유럽에서 주목받았다.
현대 과학의 관점에는 실험적 검증이 부족한 주장을 포함하고 있으나, 동물 인지과학 분야의 초기 탐구로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인간 중심적 사고를 탈피한 생태계 상호연결성에 대한 통찰은 오늘날 생태철학 연구에서 재조명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