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
“놀부의 욕심, 그때는 틀리고 지금은 맞다!”
「월말 김어준」 최고의 이야기꾼 유광수 교수의
시대를 초월한 조선고전 독해 수업
◎ 도서 소개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교훈에 갇힌 기존 고전에서 해방되는
능동적 사유의 시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모든 교양 지식을 한데 모았다! 대한민국 대표 교수진이 펼치는 흥미로운 지식 체험, ‘인생명강’ 시리즈의 스물두 번째 책이 출간됐다. 역사, 철학, 과학, 의학, 예술 등 전국 대학 각 분야 최고 교수진의 명강의를 책으로 옮긴 인생명강 시리즈는 독자들의 삶에 유용한 지식을 통해 오늘을 살아갈 지혜와 내일을 내다보는 인사이트를 제시한다. 도서뿐만 아니라 온라인 강연·유튜브·팟캐스트를 통해 최고의 지식 콘텐츠를 일상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는 지식교양 브랜드이다.
『욕망으로 읽는 조선고전담』은 고전문학계의 프로 이야기꾼 유광수 교수가 우리 고전 중에서도 대표라 할 만한 작품인 『흥부전』, 『춘향전』, 『홍길동전』, 『구운몽』을 새롭게 비틀어 해석한 반전과 전복의 고전교양서이다. 유광수 교수는 유쾌하고 혁명적인 우리 고전 본연의 모습을 그대로 복원하여 독자들이 지금-여기의 삶을 반추하면서 인간다움의 속성을 자연스레 깨달을 수 있도록 이 책을 구성했다. 흥부와 놀부로 대표되는 선악의 이항대립부터, 춘향의 자기 결정권을 위한 투쟁과 혁명성, 만들어진 영웅 홍길동이 지니는 욕망 실현의 패러독스, 성진과 양소유의 꿈을 통한 진실게임까지 고전의 재미를 일깨워주는 흥미진진하고 매혹적인 네 가지 굵직한 에피소드를 만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교훈과 전형에 갇힌 기존의 고전에서 해방되어 보다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이다.
☞ 함께 읽으면 좋은 21세기북스의 책들
▶ 『0.6의 공포, 사라지는 한국』 : 아이가 있는 미래는 무엇으로 가능한가 | 정재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2월 | 19,800원
▶ 『곽재식의 속절없이 빠져드는 화학전쟁사』 : 삼국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 전쟁의 승패를 갈랐던 화학 이야기 | 곽재식·김민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24년 1월 | 19,800원
◎ 책 속으로
어쩌면 학교에서 배운 것과 많이 다를지도 모르겠다. 『흥부전』은 우애 이야기가 아니고, 『춘향전』은 열녀 이야기가 아니란 것에 놀랄 수도 있다. 『홍길동전』의 작가가 과연 허균인지도 고민해볼 문제고, 홍길동이 우리가 생각한 것과 전혀 다른 일을 벌였단 사실을 확인하고 난감할 수도 있다. 게다가 『구운몽』이 일장춘몽 이야기가 아니란 말에 마음이 착잡해질 수도 있다. 고전을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하게 만든 원흉은 그냥 그렇게 ‘좋고 좋은 착한 이야기예요’라고 넘어간 방조와 무관심이다. 시대적 요청과 우리의 필요에 따라 입맛에 맞게 고전을 불러내 멋대로 박제처럼 만든 게 우리 고전을 어렵고 지루하고 피곤한 짐 덩이로 전락시켜 버렸다. 그러나 고전은 짊어져야 할 짐도 아니고 시험문제에 어렵게 출제하라고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고전에는 고전다움이 있다. 그 고전다움을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제대로 풀어볼 생각이다.
__10~11쪽
『흥부전』은 둘 중 한 명을 고르라는 게임이 아니고, 둘 중 한 명처럼 살아야 한다는 교훈서도 아니다. 『흥부전』은 놀부 흥부가 보여주는 모습을 통해 단순한 선악 판단을 넘어 두 극단적 삶과 행동, 사고와 가치가 똑같이 문제라는 사실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그리고 그 두 극단 사이에 무수히 많은 모습이 스펙트럼처럼 펼쳐져 있는 게 세상이며, 그 사이 어딘가에 우리 인생이 자리하고 있다고 웅변한다. 흥부 놀부가 우리이고, 그들 삶이 우리 삶이다. 흥부가 딱 그런 모습으로 저만치 서 있으면 놀부는 딱 요런 모습으로 이만치 서 있다. 둘은 같이 있다. 당연하다. 둘은 형제니까. 그러니 같이 서 있고 같이 살았다. 우리 민중은 그것을 읽고 보고 느끼고 즐겼다. 자신들과 꼭 닮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__92~93쪽
춘향은 진정한 여성다움을 보여주는 주인공이다. 여성 영웅 소설들은 여성을 영웅처럼 묘사했지만 궁극적으로는 한 남자와 결혼함으로써 그 울타리 안에 안주하는 것으로 끝난다. 하지만 춘향은 여성 영웅들을 훌쩍 뛰어넘는 엄청난 혁명성을 보여준다. 나라를 위해 전쟁에서 승리한 것도 아니고, 과거에 급제한 것도 아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아닌 천대받는 일개 기녀였지만 그녀는 진정한 여성다움으로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당대 문제에 도전했고,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강렬한 웅변을 뿜어냈다. 그것을 알아본 민중들이 『춘향전』에 열광했다. 그리고 이몽룡도 아니고 당연히 변학도도 아닌 ‘춘향’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춘향전’으로 만들었다. 당대에 가장 천하고 한심하고 함부로 대해도 아무 일 없는 그런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는 점이야말로 『춘향전』이 가지고 있는 혁명성의 한 모습이다.
__136~137쪽
『홍길동전』 이야기는 조선시대 민중들에게는 하나도 이상하지 않았고, 하나도 거슬리지 않았으며, 하나도 이해 못할 게 없었다. 그들의 이야기이고, 그들의 이야기이고 싶은 소망이었다. 홍길동은 희망이었다. 당대를 살던 아무것도 아닌 자들의 마음이 투영된 진정한 영웅이었다. 단지 구휼을 하거나 탐관오리를 혼내주고 못된 자들을 무찔러서가 아니라, 자신들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자신들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담아낸 진정한 소망을 엄청난 활약을 통해 이루어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홍길동에게서 보았던 것이다. 자신들의 희망을 말이다. 그것을 보지 못한 자는 알렌 같은 외국인, 조금 살만했던 후대 사람들, 그리고 진실을 제대로 보고 싶지 않은 우리뿐이다. 누군가 진실을 덮었다는 핑계는 대지 말자. 홍 판서도 용꿈 핑계를 댔으니 말이다. 진실은 때때로 불편하고 때때로 괴롭기도 하지만 결국 승리한다. 왜냐하면 그게 진실이기 때문이다.
__222쪽
성진이 꿈에 양소유가 되었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성진이 양소유로 윤회하는 꿈을 꾸었다는 게 핵심이다. 즉, 서로 연결될 수 없는 존재의 ‘전생-현생-내생’을 꿈이라는 장치로 형상화하는 순간, 즉 꿈에서 깬다는 놀라운 사건이 발생하는 순간, 존재의 본질이 이어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러면서 그 어느 것도 진실이 아닌 꿈 같고 환상 같은 것이란 놀라운 진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 끝없는 윤회의 굴레를 “꿈처럼 환상처럼 물거품처럼 바라보아야 한다”는 4구게의 읊조림처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구운몽』은 이렇게 작품 전체를 통해 주제를 형상화한 놀랍고 환상적인 이야기다.
__28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