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되게 산 사람에게도 ‘복’이 오고,
착하게 산 사람에게도 불행이 오는 게 인생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누구 못지않게 착하게 열심히 살았는데 왜 난 항상 이 모양일까?’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한다. 그리고 대부분 더 열심히 살지 않아서라고 결론을 내린다. 자기 자신을 들들 볶고, 자책감에 시달리고, 더 부지런하게 살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위한 홍성남 신부의 두 번째 책이다. 이미 《벗어야 산다》를 통해 거룩이 병, 착한 사람 콤플렉스 등 쓰고 있던 가면을 벗으라고 말했던 홍 신부가 이번에는 ‘너무 열심히 살지 말고, 힘들 땐 쉬어’라는 파격적인 메시지를 담은 《화나면 화내고 힘들 땐 쉬어》를 가지고 돌아왔다.
보통 사람들은 나쁜 짓을 하면 벌을 받고, 착하게 살면 복이 온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나쁜 방법으로 부자가 되는 사람도 많고, 착하게 살지만 사기를 당하고, 불행한 일을 겪는 사람도 많다. 그러다 보니 잘사는 사람, 잘 나가는 사람, 행복해 보이는 사람을 보면 분통이 터지기 마련이다. ‘나는 다른 사람한테 피해도 안 주고 착하게 살았는데……’ 하는 분한 마음이 올라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홍 신부는 이런 게 인생살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계속 피해의식 속에 살면서 세상 탓, 남 탓만 하고 살면 불행 속으로 더 빠져 들어가기 때문이다. 원래 인생은 불공평한 것이라고 스스로 인정하고 나면 비로소 ‘내 인생’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살다보면 스트레스가 쌓이게 된다.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애쓰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 삶이 아닌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 살다보면 찌질한 인생을 살 수밖에 없다. 홍 신부는 찌질하게 계속 살기 싫다면 다른 사람이 아닌 ‘나’부터 보라고 말한다. 자기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아픔을 겪었는지, 또 어떤 것을 좋아하는지를 잘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자기감정에 솔직해져야 한다. 화나면 화내고, 슬플 땐 바닥까지 슬퍼해야 하고, 다른 사람 아닌 나부터 챙겨야 한다고 처방을 내려준다.
홍 신부는 ‘돈이 많고, 많이 배우고, 육체가 편하다고 행복한 삶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자신의 마음이 원하는 것을 하고, 생긴 대로 편하게 사는 살 때 비로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그동안 ‘착하게 살았는데 나는 왜?’라는 물음을 가져왔던 사람들의 속을 시원하게 해준다.
너무 높은 자기 기대 수준, 내 안의 못난이 삼형제 만들어
건강하려면 마음속에 쌓인 노폐물 적절히 해소해야
행복해지려면 돈도 많아야 하고, 스펙도 높아야 하고, 얼굴도 예뻐야 하고, 다이어트도 해야 하고……. 요즘 사람들에게 행복해지기 위한 조건은 셀 수 없이 많다. 행복을 추구하는 게 삶의 목표라고 하지만 대부분 비슷비슷하게 안정된 생활을 하는 것을 원하기 때문이다.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연봉 높은 회사에 취직하고…… 그러면 정말 행복해질까?
2012년 대한민국의 행복지수는 소득분배와 공평성, 고용률 등을 고용했을 때 OECD 34개국 중 32위였다. 또 강한 경제력과 정치력을 지닌 G7 국가는 캐나다만이 포함되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느 정도의 경제력이 뒷받침이 되어야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셈이다.
홍 신부는 사람들이 열심히 사는 데도 불구하고 항상 불안감을 느끼고,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기 기대 수준이 너무 높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자기에 대한 기대 수준을 높게 만들어놓고 달성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자책하고, 미워하기 때문에 몸과 마음에도 병이 드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다.
그럼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의외로 답은 간단하다. 자기 자신의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이다. 우리의 내면에는 누구에게나 스스로 만들어놓은 아이가 있다. 나이가 들면 어른이라고 생각하지만 내면을 방치하거나 자책하면 아이는 못난이가 되어 더 칭얼거리게 된다.
가끔 분통을 터뜨리거나 통제하지 못할 감정에 휩싸이는 것은 모두 그 내재아, 내면의 못난이가 활동하기 때문이다. 이때 그 상태를 부정하지 않아야, 내면의 못난이를 미워하거나 부정하지 말아야 자유로워질 수 있다. 억압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껏 울게 해주고, 말하게 도와주고, 상처가 아물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렇게 마음속의 노폐물을 적절하게 해소해주면 그 아이는 성장을 하게 되기 때문에 진정한 어른으로써의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더 완벽해야 하고, 더 열심히 살아야 하고, 철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도 조금씩 여유를 찾을 수 있게 된다.
마음속 노폐물을 해소하는 방법이자, 내면의 아이를 달래는 방법으로 홍 신부는 격렬한 춤이나 노래를 부르고, 낙서를 하거나 좋은 기억을 떠올리고,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환상을 하는 것이 좋다고 제시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버리는 것이다. 독거노인이 쓰레기를 버리지 못하는 것은 마음속에 불안한 마음이 있기 때문이니까.
이렇게 홍 신부는 다른 사람과 나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람들에게 그 문제의 원인은 모두 자기 자신에게 있기 때문에 자기 안을 먼저 볼 것을 권한다. 사람들에게 사랑받기 위해 무조건 참거나, 화가 나도 제대로 말을 못하고, 착한 사람 콤플렉스에 걸려 거절하지 못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자기 자신과 대화하는 법을 익히면서 조금씩 자기 인생, 자기 삶을 살아가야 함을 유쾌하고, 재밌는 일러스트와 일화들을 통해 알려준다.
신앙생활은 인생을 즐겁게 하기 위한 것
삶보다 우선시되면 위험해
신앙생활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무조건 교회를 다니고, 절에 가는 등 생활을 뒤로하고 종교생활을 더 열심히 하는 사람들에게 홍 신부는 ‘신앙생활이 삶보다 우선시되면 안 된다’라고 강력하게 말한다. 헌금을 많이 내고, 기도를 많이 하는 등 일상생활이 아닌 종교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면 행복해질 것이라는 환상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책 속에 등장하는 하느님이나 베드로 성인은 일상생활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옆집 아저씨 혹은 삼촌 같은 모습이다. 종교는 삶에 위안을 주고,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인데 많은 사람들이 신성하고, 거룩한 성인의 모습을 좇는 것이 신앙생활의 모범으로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교회는 마음을 쉬게 해주는 집이며, 신앙생활은 인생을 더 살맛나게 해주는 것이어야 하는데, 항상 성인처럼 행동하고,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종교에 빠지고, 자신을 수도승처럼 억압하면 행복해질 수 없기 때문이다.
홍 신부는 성모 마리아나 베드로 성인 역시 이 세상에서 살았던 사람들이었으며, 다만 그들이 다른 점은 자신이 짊어져야 할 짐들을 당연하게 여기고, 종교를 통해 그 짐을 지혜롭게 끝까지 지고 갔다는 점이라고 역설한다. 결국 신앙생활은 누구에게나 있는 인생의 짐을 지혜롭고, 덜 고통스럽게 지고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매개체이다. 그러니 신앙생활을 잘 하기 위해서는 종교에 모든 것을 걸지 말고 ‘내 삶부터 잘 가꿔야 하는 법’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