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에 얽힌 전설이 가슴 아프게 펼쳐지는 책입니다. 죽어서 꽃으로 다시 피어난 사람들의 이야기가 독자들을 울리고 말아요. 백 일 동안을 기다리다 끝내 숨을 거둔 노을이, 자식에게 버림받은 할머니, 가족을 위하여 피를 먹여 기른 매화... 가슴에 맺힌 설움을 꽃으로 남길 수 밖에 없었던 옛 사람들. 그 애절한 사연에 귀 기울여 보세요.
<아씨방 일곱동무>를 그린 이영경 선생님의 그림이 이 책의 분위기를 더욱 애잔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다섯 송이의 꽃 이야기에 얽힌 슬픈 사연을 들려줍니다. 이 책에는 백일홍·할미꽃·개나리·홍매화·해당화 등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과 함께 해 온 다섯 송이의 꽃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꽃들이 가진 사연은 하나같이 슬픈 이야기들뿐입니다. 백 일 동안 남편을 기다리다 꽃이 되어버린 아내 백일홍, 세 딸을 키우느라 허리가 굽은 할머니를 닮은 할미꽃, 가난한 식구들을 먹여 살리다 목숨을 잃은 소녀의 이야기 개나리꽃, 목숨을 걸고 지켜낸 홍매화, 가난한 어부와 바닷속 공주의 슬픈 사랑을 담은 해당화….
옛 사람들은 꽃 한 송이조차 가슴 아픈 사연이 없으면 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슬픈 이야기 속에 세상살이가 힘들고 슬프더라도 스스로 '희망의 불씨'를 꺼뜨려선 안 된다는 간절한 바램을 담아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