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에 소문이 퍼졌어. 누구든지 옹달샘에 가면 하느님을 만나볼 수 있다는 소문이었지. 어느 날 빨간 단풍잎 하나가 옹달샘 위로 떨어지다가 거미줄에 걸렸어. 단풍잎은 숨도 쉬지않고 가만히 있었지. 얼마 뒤 옹달샘이 귓속말로 묻기를, “하느님이 보이니?” “빨갛고 납작한 별과자처럼 생겼어.” 이어 하느님을 만나러 온 옹달샘은 “왕방울 눈에다가 양쪽에 날개가 있고 꼬리도 아주 긴” 하느님을 보았다. 사슴의 하느님은 예쁜 뿔이 돋았고, 늑대의 하느님은 심술궂고, 여우의 하느님은 얌체였고….
옹달샘이 보여주는 가지각색의 하느님 모습은 너무나 멀게만 여겨지던 하느님을 바로 내 눈에 비치도록 한다. 하늘과 자연을 이처럼 밝고 맑게 옹달샘에 비출 수 있을까. 숲 속에 우박이 섞인 소나기가 후두두둑 소리를 내며 쏟아지기 시작했지. “제기랄! 우박 때문에 곰보가 되었네.” 옹달샘 곁 도토리나무가 구멍 뚫린 잎을 흔들며 투덜거렸어. 그러나 옹달샘은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맑은 얼굴로 눈부신 햇살을 받고 있었지. “때로는 까닭없이 퍼붓는 우박이라도 그냥 받아서 삼키는 거야.”
옹달샘이 도토리나무에게 전해준 `곰보가 안 되는 비결'은 `행복의 비법'에 대한 속삭임같다. “여러분이 없다면 이 옹달샘 혼자서 뭘 하겠어요? 여러분이야말로 제 생명이지요.” “맞았어, 우리 모두가 나누어 가지고 있는 생명이 아름다운 거지. 살아 있다는 건 서로 나눈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