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소설집 『7인의 초대』를 관통하는 주제는 죽음과 애도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낸 엄마의 생전이별식(「7인의 초대」)부터 각각의 이유로 제주에 모인 자살자 모임(「사롬 있수과?」)의 사연이 그러하고, 펫시터로 일하는 한편 버림받은 동물들에게 죽음을 선물하는 주인공의 모습(「퍼스널 히스토리」), 형의 부재와 비극적인 죽음, 그 끝에 치매에 걸린 노모와 화해하는 이야기(「늦은 배웅」)이 그러하다. 짐짓 무겁고 암울할 수 있는 주제지만 오명희는 결코 그 속에 매몰되지 않는다. 이들은 “예상하지 않았던 시간으로 초대받고, 갑자기 닥친 불행에 한없이 무너지기도 하지만”(「7인의 초대」) 용기를 내어 한 발 앞으로 내디딘다.
예측불허의 삶, 어디로 초대될지 알 수 없는 삶이지만 그저 내 몫의 한 걸음을 떼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작가는 힘주어 이야기한다. 긴 터널 끝에 마주하는 환한 햇볕처럼, 소설의 말미에는 희망이 행간 가득 자리한다. 이 소설집을 통해 다시, 희망으로 돌아가는 여정을 함께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