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환자들의 마을

귀환자들의 마을

  • 자 :고이즈미 야쿠모(라프카디오 헌)
  • 출판사 :바톤핑크
  • 출판년 :2023-11-01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4-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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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하면 아이티가 떠오르지만 그렇다고 아이티가 좀비 전통을 지닌 서인도 제도의 유일한 섬은 아니다. 일례로 고이즈미 야쿠모(라프카디오 헌)의 「귀환자의 마을」에서 좀비 서식지는 마르티니크다. 마르티니크에는 “악마와 좀비가 어디서든 잠들어 있다”는 옛말이 있을 정도다. 이웃한 세인트 크로이(St. Croix)섬에서도 무덤을 벗어난 언데드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소앤틸리스제도(Lesser Antilles)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본에 귀화하기 전에 언론사 특파원으로 서인도 제도에서 체류했던 다재다능한 작가, 고이즈미 야쿠모가 좀비 연대기에서 빠질 수 없는 이유다.



「귀환자들의 마을」은 사실 시브룩보다 40년 앞선 좀비 소설이다. 그러나 당시에는 주목을 거의 받지 못했고, 야쿠모가 널리 알려진 것은 1890년에 그가 일본으로 이주해 일본의 독특한 초자연적인 민담을 쓰면서부터였다. 그의 좀비는 유령에 가깝다. 「귀환자들의 마을」은 펠레 산 화산폭발 이전의 마르티니크를 생동감 넘치게 소개한 『프랑스령 서인도제도에서 보낸 2년Two Years in the French West Indies』(1890)에 수록되어 있다.



열대지방에선 자연의 진정한 삶은 어둠으로 시작해 빛으로 끝난다. 그래서 한낮에도 좀비를 무서워하는 곳. 좀비가 아름다운 외모로 인간을 유혹하는 낭만(?)도 초기 좀비 소설에서 더 자연스러운 것 같다. 좀비가 무엇이냐는 화자의 질문에 선문답하듯 애매하게 답하는 마르티니크 섬의 원주민. 더 확실한 답이 있긴 하다. 아름다운 얼굴에 한낮에도 밤의 서늘함과 뱀의 관능을 지닌 여자를 만나는 것이다.



〈책 속에서〉



어디서나 밤은 상상을 공포로 물들이는 모호함과 환영을 가져온다. 그러나 열대 지방에서는 밤이 유난히 강렬하고 불길한 효과를 만들어낸다. 심지어 햇살이 환히 비치고 있을 때도 초목의 모양이 주변 환경과 어우러져 보는 이를 깜짝 놀라게 만든다. 어딘지 스산하고 그로테스크한 미지의 뭔가를 암시하면서……. 북쪽에서는 나무가 그냥 나무다. 그런데 이 열대에서 나무는 지각 능력이 있는 존재다. 이곳의 나무들은 불분명하긴 하나 저마다 개성을, 이를테면 막연하게 ‘나’임을 표현하는 뭔가를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열대의 나무는 개체(주체로서)이고 생명(존재로서)이다.



달이 떠오를 때 높은 숲에서 내려다보면 야릇한 어둠이 길에 내려앉는다. 왜곡된 검은 형상들, 허깨비, 악몽 등등 끝없는 곡두의 행렬. 야자수가 여러 모습으로 드리우는 그림자들은 곧 정체를 알아볼 수 있어서 그나마 덜 무섭다. 그래도 이 그림자들은 길 건너에서 거대한 손가락의 모습을 띠거나 상상을 초월하는 거미 떼의 검은 포복을 떠올리게 하거나 아니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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