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시간이 온다

물의 시간이 온다

  • 자 :김금용
  • 출판사 :현대시학사
  • 출판년 :2023-10-30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4-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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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금용 시인은 삶의 능동적 물결을 몸과 마음에 기꺼움으로 싣는 아름다운 춤꾼이다. 시인은 사막을 오가며 만난 생명의 기적들에 자신을 기입하며 생명의 카니발 속으로 깊이 들어가 그때 마다의 ‘춤’을 발명하곤 한다.

이번 시집의 시편들은 시인이 만난 숱한 식물들과 동물들이 그 환경과 교호하며 생명의 기운을 발산하는 힘의 장들 안에서 펼쳐진다. 이는 먼저 시집에서의 흐름을 잇대는 일이기도 하다. “홀로 깨어나 홀로 우는 아쟁 소리에 맞춰/ 사막여우의 지친 숨소리에 맞춰/ 황금 광야가 바람소리를 보탠다/ 춤을 춘다 ( 「아쟁을 켠다」 )”에서와 같은 생명의 춤은 이번 시집에서 더욱 전경화된다. 시집 첫 자리에의 「달리는 고깔모자」는 이를 잘 입증한다. 춤꾼으로서의 시인은 다른 춤꾼과 접합, 춤이 흘러가는 시간 위에 “참제비고깔꽃”을 피우고 “프랑스 혁명”의 “함성”을 불러 앉힌다. 연상작용의 기운찬 흐름을 한자리에서 오롯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나아가 시인은 “춤사위엔 가드레일이 없(「들풀 춤사위」)”다면서 “나를 허무니 좋아라”라고 잇댄다. 이는 시인의 꿈이 다름아닌 ‘공생’에 있음을 넌지시 암시한다. “먹이 구하러 나왔던/ 전갈 한 마리/ 사막 여우 한 마리 (중략) 별무더기 덮고/ 잠이 든다 ( 「공생」)”는 지상의 시간을 훌쩍 넘어 유토피아를 현현한다. 시인의 오랜 탐색이 이 순간을 기어코 포착해낸 쾌거다.

시인은 가드레일이 없는 춤사위를 생명이 허락되지 않는 극지까지 끌고간다. “극지의 어둠이 목을 조여도/ 빛을 찾아 춤추는 생명체들의 모의는/ (중략) 광야를 누빈다( 「아뇌쿠메네」)”고 잠재된 생명의 카니발을 현실의 층위로 끌어내는 것이다. 이와 같은 시인의 끈질긴 춤사위에 실린 시편들은 풍요롭게 지구를 덮어주는 식물들과 또한 인간과 더불어 살아주는 동물들의 묵묵한 침묵에 함께 귀 기울이도록 한다. 얽힘과 연계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되는 이즈음, 『물의 시간이 온다』의 시편들은 의도하지 않은 채 그 시의성을 확보한 것이다. 시의 힘이란 원래 이런 것이 아니겠는가.

─ 한영옥( 시인 · 성신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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