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코가 뜬다(개정판)

싸이코가 뜬다(개정판)

  • 자 :권리
  • 출판사 :한겨레출판
  • 출판년 :2023-09-14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4-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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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엽고 발랄하고 슬프고 열정적이다.”

_이경자(소설가)



제9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싸이코가 뜬다》 개정판 출간



‘표준’과 ‘정답’만을 강요하는 세상에서

끊임없이 출구를 찾아 헤매는 20대의 자화상



제9회 한겨레문학상 당선작 《싸이코가 뜬다》가 개정판으로 독자들을 다시 찾아온다. 1996년 제정된 한겨레문학상은 심윤경의 《나의 아름다운 정원》, 박민규의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최진영의 《당신 옆을 스쳐간 그 소녀의 이름은》, 장강명의 《표백》, 강화길의 《다른 사람》, 박서련의 《체공녀 강주룡》 등 한국문학의 새로운 지형도를 그린 작품들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독자들의 사랑과 지지를 받아왔다.

《싸이코가 뜬다》는 2004년 당시 “탁월한 재능과 날카로운 현실 비판 의식” “우리 소설계에서 탈구조주의가 사회체제를 본격적으로 비판하는 기교로 방향 전환하는 분수령이 될 것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당선작으로 선정되었다. 이 작품은 탈출구가 없어 질식할 것 같은, 하지만 끊임없이 출구를 찾아 헤매는 20대의 자화상을 담은 소설이다. ‘표준과 ‘정답’만을 강요하는 현대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현실 세계를 해체하고 조롱하면서 정답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묻는다. 기성세대에 대한 빈정거림, 박학다식하고 풍자적인 대화, 유효적절하게 쓰인 인용 등 낯설고 새로운 감각으로 무장한 글쓰기는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또한 도발적으로 표출된 작가의 재능과 광기뿐만 아니라 가상세계에 대한 뛰어난 상상력, 개성적인 인물들의 역동성 등은 즐거운 독서를 선사한다.



통렬한 경멸과 두려움으로 통과하는 청춘의 한 시절

무력하고 권태롭고 경직된 소설 장터에다 일으킨 자살폭탄테러



《싸이코가 뜬다》는 두 개의 병행적 세계로 구성된다. 20대 주인공 오난이(일본어로 ‘자위’를 뜻함)가 일본 유학 중에 만난 소케대 퀴즈연구회 친구들과의 학교 생활과 기숙사에서 만난 친구 사이코(일본어로 ‘최고’를 뜻함)와 함께 떠난 ‘우리들의 오답사회’로의 여행, 이 두 가지 이야기가 교차적으로 전개된다.



* 일본 유학 생활(현실 세계)

주인공 오난이는 자살을 꿈꾼다. 그녀의 첫사랑인 고태양(고로케)은 군대에 입대했다가 여자 캐릭터가 그려진 속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집단 구타를 당해 죽었다. 오난이의 아버지는 다카기 마사오(박정희)의 신봉자이자 워커홀릭이고, 엄마는 알코올 중독자이다. 고등수용소(고등학교) 때 절친한 친구였던 가위는 대학교 신입생 환영회에서 폭음으로 죽었다. 고등수용소와 별로 다르지 않는 대학에서 3년을 보낸 오난이는, 1년 안에 자살하기로 결심하고 일본 소케대로 교환 유학을 떠난다. 그녀는 12년 개근 모범생 증후군과 사이코라고 놀림받던 과거를 배상받기 위해서라도 1년간 철저히 호모 루덴스(유희하는 인간)로 지내기로 한다.

오난이는 도시 한복판에 있는 소케대 기숙사에 들어가고, 억지로 시키마 선생의 맨투맨 교습을 듣고, 퀴즈연구회에 발을 들여놓는다. 퀴즈연구회에서 정답 찾기에 골몰하는 헨타이(일본어로 ‘변태’를 뜻함), 마시마로(도라에몽 마니아), 시마다(퀴즈대회 마니아), 마초(《삼국지》 마니아), 항상 일이 안 풀리는 머피, 노브라 등을 만나 친하게 지낸다. 그러던 어느 날 퀴즈연구회의 최고 강자인 가쓰 이치로가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가쓰는 소위 강간 서클의 주동자로 밝혀졌는데, 그의 시체는 감쪽같이 사라졌다. 오난이는 잠시 서클을 떠나 프리터 생활을 한다. 외로움에 지친 오난이는 기숙사 비용을 핑계로 헨타이와 동거를 시작한다. 그녀는 헨타이와 짜고 ‘퀴즈 페스티벌’ 진행 중 많은 사람들 앞에서 시키마 선생에게 모욕을 준다.

대회가 끝난 후 헨타이는 자신이 보관하고 있던 가쓰의 시체를 오난이에게 보여주고, 얼마 후 시키마 선생도 자살한다. 노브라를 좋아하던 헨타이는 노브라가 가쓰에게 강간을 당한 것이 아니라 가쓰와 사랑을 나눈 것 같다는 말에 충격을 받게 된다. 이런저런 일로 오난이와 헨타이의 관계는 멀어진다. 그녀는 1년이 되는 날인 12월 31일 유서를 남기고, 퀴즈연구회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한다.



* 우리들의 오답 사회(가상세계)

오난이는 기숙사 식당에서 333호에 사는 스즈키 사이코를 알게 된다. 사이코는 1년 전에 죽은 애인 모리 메멘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우리들의 오답 사회라는 곳으로 오난이를 안내한다. 오답 사회의 야광 도시 안에는 세상에서 가장 에로틱한 화장실이라는 건물이 있다. 오난이는 그곳에서 손가락이 열두 개로 늘어나는 이상한 체험을 하고, 모든 것이 똑같은 열 명의 모리를 만나고, 복제인간을 만드는 제록시안과 논쟁을 벌인다. 사소한 다툼 끝에 난이와 사이코는 헤어지고, 난이는 세상에서 가장 에로틱한 화장실에서 홀로 많은 책을 읽는다. 그녀는 패자 부활의 방에서 퀴즈 문제를 풀다가 틀려서 분실물센터에 가고, 그곳에서 과거에 자신과 상처를 주고받았던 많은 사람들을 발견한다. 분실물센터는 기억을 되찾아주는 곳이었다. 과거의 사람들과 함께 변을 본 뒤 그것을 채변봉투 연구소의 소장에게 바친다. 소장은 난이의 손가락 열두 개 중 두 개를 잘라 보관하고, 대신 고흐의 귀를 선물로 준다. 난이는 그곳을 빠져나온다.



현실 속의 오난이는 자살하기 며칠 전, 마지막으로 사이코를 만나기 위해 기숙사를 찾는다. 하지만 기숙사 관리인 마쓰모토는 스즈키 사이코라는 존재는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한다. 그녀의 방으로 올라가보니 그곳은 아주 지저분한 창고였다. 오난이는 마쓰모토에게서 기숙사에 있을 때 자신이 자신에게 보낸 ‘자살의 십계명’이 적힌 편지를 전해 받는다.



이 소설에는 줄거리로는 요약되지 않는, 문장 사이사이에 넘실대는 에너지가 존재한다. 작가의 문장을 직접 읽어야만 느낄 수 있는 그 힘은 청춘이 내뿜는 들끓는 에너지다. 내면에서 들끓고 있지만 정작 어디로 향해야 할지 알 수 없는 에너지는 결국 자신을 파괴하는 쪽으로 향한다. 자살을 결론으로 끝맺음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은 우울하거나 어둡지 않다. 오히려 유쾌하고 명랑하다. 주인공 오난이의 입을 통해 거침없이 내뱉는 말들은 독자들에게 쾌감을 전해준다. 정답만을 강요하는 세상을 통렬하게 비판하고, 그러면서도 갈 길을 찾지 못해 오직 해체만을 행하는 오난이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킬 청춘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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