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건 버스 안을 가득 채우는 환하고도 깨끗한 빛이 바로 그 사내로부터 뿜어져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빈자리 바로 앞까지 왔으나 앉기가 꺼려졌다. 이상한 사람 옆에 한 번 앉았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안전대를 잡고 서 있기로 마음먹었는데, 갑자기 그 남자가 내게 말을 걸었다.
“자네, 여기 앉게.”
무시하고 지나치려 했는데 나도 모르게 시선이 마주쳤다. 나는 당황한 나머지 대답해 버리고 말았다.
“네?”
“에스더야, 마음 편하게 먹고 내 옆에 앉아.”
누구야 이 새끼. 내 이름은 어떻게 알지? 치한인가?
“누구신데 제 이름을 아세요?”
“뭐, 난 다 아니까.”
“얼굴이 기억이 안 나는데, 혹시 이름이 어떻게 되시죠?”
“사람들은 날 그분이라고 부르지.”
미친놈인가? 난 말문을 닫았다. 남자가 이어서 말했다.
“그리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