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해가 떴고 시간이 그렇게 다시 흘러가고 있었다.
‘하느님, 저는 당신을 믿은 적이 없었습니다. 만약 이번에 제가 살게 된다면 하느님을 영접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조금만 더 저에게 관용을 베풀어 주십시오. 제발.’
수많은 풀벌레가 피의 냄새를 맡았는지 상도에게로 몰려드는 것 같았다. 피는 멈췄으나 딱딱하게 굳어져 덩어리진 채로 변해 갔다. 상도는 시간을 확인하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햇빛과 함께 캠퍼스에도 활력을 찾고 있었다. 책을 짊어진 수많은 젊은이들이 들어차고 있었다. 상도는 그 사이로 자동차가 경주하듯이 스쳐 지나갔다. 모두의 얼굴 속에는 생동감이 흘러넘치고 있었지만 상도만은 예외였고 큰 동상의 독수리가 상도를 노려보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