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는 외딴집에 아기를 혼자 두었던 것을 깨닫고 뒤늦게 찾아가는 꿈을 꾼다. '내가 오랫동안 존재조차 잃어버렸던, 가장 소중한 무엇…….' 상자에 넣고 버린 아기…… 그것은 자신이었다. 나 자신에게조차 밀려버린 나, 나 자신에게마저 잊혀져버린 나였다.
상담을 받기 위해 저자를 찾은 내담자들도 비슷한 꿈을 꾸었다고 말한다. 가족여행을 갔다가 집에 돌아와 갓난아기를 두고 갔다는 사실에 미안해하는 꿈을 꾼 사람. 자신에게 다 큰 딸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딸아이가 엄마의 돌봄 없이 혼자 자랐다는 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몸부림을 치면서 깼다는 사람. 어떤 이는 오랫동안 굶은 어린 아들이 찾아오고, 빈집에 두고 온 강아지를 발견하기도 한다. 내담자들의 이런 꿈은 오랜 세월 외면해왔던 내면 아이를 다시 찾을 준비가 되었음을 의미한다.
우리는 마치 자신이 낳은 아기의 존재를 까맣게 잊은 엄마처럼 스스로를 잊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은 15년간 내담자를 만나 상담을 했던 저자가 스스로 내담자가 되어 정신분석가에게 6년 가까이 분석 받은 기록을 담았다. 꿈, 어린 시절 했던 놀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세계… 이를 통해 의식보다 더 강력하게 우리의 삶에 영향을 끼치는 무의식을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