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슬블로어》는 내부 고발을 결심한 이들이 겪어야만 했던 고통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우버에서의 일들을 용기 있게 밝히며 결국 세상을 바꾼 수전 파울러의 삶을 담고 있다. 그는 “현대 미국 서부 지역에 존재할 수 있는 가장 깡촌”일 것이라고까지 표현한 곳에서 성장해 정규 교육의 혜택마저 받지 못했지만, 독학으로 아이비리그에 들어갔고 모두가 선망하는 실리콘 밸리에까지 입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렇게 세상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기 위해 고투하는 사이 보이지 않는 사회적 계급은 그를 “백인 쓰레기”라 낙인찍었고, 남성 중심의 폐쇄적이고 왜곡된 조직 문화에서 일어난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어야 했다. 그렇게 그는 공정하고 평등하게 대우받기 위해 매 순간 투쟁해야 했고,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휘슬블로어》 속에 묘사된 ‘세계에서 가장 몸값 높은 유니콘 기업’이라 불렸던 우버의 민낯은 모두를 충격에 빠트린다. 하지만 더욱 충격적이면서도 허탈한 사실은 그러한 부조리와 수전 파울러가 지나온 투쟁의 경험은 대다수의 직장인이, 특히 여성들이라면 모두 한 번쯤은 겪었던 일이라는 점이다. “그들은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내 머리 위에서 흔들다가 휙 거둬가 버릴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는 “삶의 객체가 아닌 주체”가 되는 것을, “나 자신의 이유에 의해 움직이는 존재”가 되는 것을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어떤 일이 닥친 여성”이 아닌, “어떤 일을 스스로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고자 했던, 결국 세상을 바꾼 위대한 한 여성의 서사가 생생하게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