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규환이 된 현장에서 도망친
백가(家) 기업의 유일한 상속녀, 백영서.
낯선 섬 끝도에서 눈을 뜨자마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내 팔에 박음질한 게 너야?”
무감하고 서늘한 표정.
그래서 속을 알 수 없는 남자, 모강무.
갑자기 떠맡게 된 백영서가 마땅치 않았다.
“방에 있는 약이나 챙겨 먹어.
귀찮게 시체 치울 일 만들지 말고.”
상상할 수 없었다.
벼랑 끝에 선 영서 곁에
유일하게 남은 사람이 모강무가 될 줄은.
“나는 미안해서 못 잡아. 그러니까 네가 잡아. 내 발목.”
“그딴 거 안 잡아. 그냥 사랑해.”
다소 불량하지만 듬직한,
세상에 하나뿐인 나의 구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