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

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

  • 자 :양선아
  • 출판사 :한겨레출판
  • 출판년 :2022-07-01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3-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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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배신하고 절망이 굴러와도 인생은 계속되니까

아픈 나를 관찰하며

삶의 파도 타는 법을 깨닫다



활짝 열려 있던 문이 철거덕 닫히며 깜깜한 어둠 속에 내던져졌다고, 저자 양선아는 2019년 12월을 기억한다. 청천벽력 같은 유방암 3기 진단. 〈한겨레〉 기자로 20여 년간 종횡무진 달려온 동시에 한창 자라는 두 아이의 엄마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들이 이어지던 때였다. ‘도대체 왜 내게…?’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는 그 갑작스러운 어둠 속에서 불빛을 더듬어 ‘암’ 이후에도 계속되는 삶의 길을 찾아 나서는, 솔직하고 감동 가득한 에세이다. 암이라는 질병은 평소 ‘에너자이저’로 불릴 만큼 활기와 긍정 넘쳤던 그조차 처음엔 한없이 약하게 만든 인생의 돌부리였다. 그러나 “투병으로 이어지는 삶도 나의 인생이며 이 시간 또한 내 삶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절망과 불안의 늪에서 헤어날 수 있었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크게 바뀌었다. 암 진단 이전엔 비대한 자아를 중심으로 뭐든 내 뜻대로 삶을 만들어내야 만족했다면, 암 진단 이후엔 나 자신이 광활한 우주의 일부분이며 인생은 뜻대로 되지만은 않는다는 걸 받아들이게 됐다. ‘수술-항암-방사선’의 투병 과정과 극심한 몸의 변화, 예상을 빗나가는 순간들을 통과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지만 힘을 내기만 하고 살아온 지난날과 달리 힘을 ‘빼는’ 기술을 익히며 비로소 삶의 파도를 타는 법을 깨달았다. 아픔 속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서로 기대어 살아낸 사랑과 연대의 시간도 책에 촘촘히 담았다.



“처음엔 암이 사형선고처럼 들렸다. 암이 내 삶의 즐거움과 앎의 기쁨을 빼앗고 나는 어둠 속에 갇혀 영영 무채색 같은 삶을 이어갈 줄 알았다. 그러나 그런 내 생각은 완벽하게 틀렸다. 암 진단 이후에도 또 다른 기쁨과 행복과 기회의 빛이 나를 비춰주었다. 여전히 삶은 무지갯빛으로 빛났다._6쪽





서로의 꽃이고 기도가 된 독자들의 성원

“내가 투병하던 때 이 글을 읽었더라면

훨씬 덜 무섭고 덜 외로웠을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7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암 유병자(1999년 1월 1일부터 2017년 12월 31일까지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전 국민의 3.6퍼센트인 187만 명이었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7.0퍼센트로 나타났다. 국민 다수가 자신이 암 환자가 되거나 암 환자의 가족이 되는 경험을 하는 것이다. 《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는 〈한겨레〉에 연재했던 ‘양선아의 암&앎’을 모으고 덧붙여 엮었는데, 시리즈가 연재되는 동안 독자들의 뜨거운 성원이 이어졌다. “암 환자라고 하면 그저 중증 환자 정도로만 여겨지는데 암 환자가 겪는 신체적·심리적 변화를 자세하게 그려주고 또 조금씩 다시 찾아가는 평범한 일상도 다뤄주니 이해받는 듯한 느낌”, “암 진단을 받았을 때 그저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는데 만약 수술 전후에 이 글을 읽었더라면 훨씬 덜 무섭고 덜 외로웠을 것”이라는 등 공감의 목소리와 함께 1년 5개월간의 연재가 마무리되고 그 결실이 한 권의 책으로 탄생했다.



“한때 암 진단을 받았고 완치한 뒤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다며 용기를 주는 이들의 메일은 또 얼마나 든든하던지요. 실제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새로이 진단받은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7퍼센트에 달합니다. 1995년 암 5년 상대생존율이 41.2퍼센트였던 것에 비하면 많이 높아졌지요. (…) 생각해보면 암에 걸리지 않은 사람들도 다른 질병 또는 교통사고 등으로 언제든지 아플 수 있고 죽을 수 있습니다. 죽음은 그렇게 늘 우리 가까이에 있는데, 암에 걸렸다고 하면 죽음과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아요.”_265~266쪽



저자가 이 책 전반을 통해 꾸준히 강조하는 것도 질병에 대한 주변의 이해와 그에 기대며 회복할 수 있는 환자 자신의 용기, 그리고 아픈 이들 사이의 연대다. 암 진단과 수술 후 가슴 ‘트고’ 사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대목에서 그 따뜻하고 소중한 연대의 정수를 느낄 수 있다. 투병 중 유방 조직 전체를 잘라내는 전절제술을 받게 되는 또 한 번의 고비를 맞은 저자에게, 선뜻 환자복을 열어 수술 후 복원까지 완료한 자신의 가슴을 보여준 ‘선배 환자’들. “그들의 행위는 타자에 대한 경계를 허물고 공감과 연대의 손길을 내미는 것처럼 내게 느껴졌다”고 저자는 말한다. 유방의 살을 도려내고 그 자리에 보형물을 넣거나 복부 살을 떼어 붙이는 경험은 개별 여성에겐 매우 힘들고 고유한 일인데, 누군가가 그 경험을 앞두고 두려워할 때 먼저 그 길을 간 여성들이 자신의 가슴을 기꺼이 보여주며 안도감을 제공해준 것이었다.



“수술 병실에서 처음 만난 사이지만 할머니는 선뜻 내게 가슴을 보여주겠다고 했다. 할머니가 환자복을 열고 가슴을 보여주는데 내 입에서 저절로 ‘와~’ 하는 탄성 소리가 나왔다. 양쪽 균형도 잘 맞고 가슴 모양이 너무 자연스러웠기 때문이다. 가슴만 봐서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웠다. (…) 할머니뿐만이 아니었다. 이처럼 내게 가슴을 ‘트는’ 사람들은 할머니 말고도 더 있었다.”_183~184쪽





“어떤 상처는 누군가를 일으키는 약이 된다”

인생의 돌부리에 넘어진 마음을 일으키는

부축의 매뉴얼



《끝장난 줄 알았는데 인생은 계속됐다》는 투병기이지만 어둡지 않고 삶의 큰 고비에 대한 책이지만 무겁지 않다. 저자는 특유의 솔직함과 낙천성으로 질병의 양상과 치료 과정, 부작용과 회복의 상반된 경험 모두를 따뜻하고 담백한 필치로 그려낸다. 처음 암 진단을 받았던 날 (비유가 아니라 실제로) 무릎이 탁 꺾여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가장 먼저 달려간 곳이 서점이었던 일, 대학병원의 짧은 진료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마치 취재원을 만나듯 철저하게 질문지를 준비한 일 같은 에피소드는 20년 베테랑 기자의 ‘포스’를 느끼게 한다. 한편 항암 부작용으로 극심한 변비에 시달리다 우여곡절 끝에 ‘배변 독립’을 맛보았을 때의 행복감, 머리카락이 빠지기 시작해 아예 빡빡 밀었는데 ‘도라에몽’같이 예쁘다는 가족들의 반응에 그만 웃어버렸던 기억은 독자를 실컷 울렸다 또 흠뻑 웃긴다.



“딸이 내 머리를 보고 ‘도라에몽’을 떠올린 순간, 나는 또 한 번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도라에몽은 아이들과 내가 너무 좋아하는 캐릭터고, 그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떠올린 순간 심지어 기분이 좋아졌다. (…) 머리카락 빠지는 문제에 며칠 동안 부대끼면서 인생이 새옹지마라는 걸 새삼스레 느꼈다. 살다 보면 슬프고 힘든 일이 있다가도 또 웃을 일이 생기고 즐거운 일도 생긴다. 그래서 너무 슬퍼할 필요도 또 너무 기뻐할 필요도 없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또 기쁠 땐 제대로 기뻐하고 슬플 땐 제대로 슬퍼하는 게 맞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다.”_77쪽



추천사를 쓴 작가이자 심리기획자 이명수는 이러한 양선아만의 에너지로 채워진 이 책을 가리켜 “상처 입은 치유자”가 건네는 “부축의 매뉴얼”이라 말한다. 잘 아문 상처는 또 다른 상처를 부축해 회복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은 병원 생활과 항암 치료, 수술과 관련한 크고 작은 팁을 포함해 생활습관, 식습관, 마음가짐, 정보를 공유할 만한 통로 등 직간접적으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저자만의 지침과 조언을 빼곡히 담고 있다. 아울러 어떤 방식으로든 저마다의 순간에 찾아오는 아픔과 시련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고자 하는, 인생의 태도와 방향에 대한 고민을 놓지 않는 독자들에게는 ‘몸’과 ‘나’, 그리고 ‘삶’의 관계에 새로운 물음을 던질 용기를 선사할 것이다.



“불안으로 마음이 출렁일 때마다 저는 항상 ‘나’로 돌아갑니다. 나와 연대하는 것이지요. 내 느낌과 감정, 생각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가고 싶은 곳,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 내가 하기 싫은 일 등에 대해 집중하면서 나를 더 탐구해봅니다. (…) 그렇게 했는데도 마음이 계속 출렁인다면요?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고,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자’ 하고 생각해버립니다. 힘내지 않고 오히려 힘을 쫙 빼는 것이죠. 그동안 저는 너무 힘만 내고 살아온 것 같아요. 이제는 힘을 내기보다 ‘빼는 기술’을 익히고 싶어요.”_23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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