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의 함정

확신의 함정

  • 자 :금태섭
  • 출판사 :한겨레출판
  • 출판년 :2022-01-28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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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검사가 말하는 수사 제대로 받는 법?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금태섭 변호사가 ?디케의 눈?을 통해 대중에 흥미로운 법 이야기를 전한 지 3년 만에 새 책을 선보인다. 신간 ?확신의 함정?은 법과 정의의 문제를 다루지만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다. 소설, 영화, 드라마에 나오는 에피소드와 국내외 사례, 그리고 저자가 검사 시절 직접 다뤘던 실제 사건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다양한 딜레마적 상황을 소개하고 있어, 마치 흥미로운 장르소설처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내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던

그자는 잔인한 납치강도였다.”

-확신의 함정에 빠지지 않아야 하는 이유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고백하는 것으로 책을 시작한다. 초임 검사 시절 만난 한 자동차 절도범 이야기다. 10대 후반 절도와 폭력 등의 죄명으로 교도소에 들어갔다 서른이 넘어 출소한 전과자였는데,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거리에 서 있던 고급승용차를 몰고 달아나다 잡혀온 것이다. 재범이니 보호감호를 청구해야 했는데, 애초 5년형을 받고 보호감호로 7년을 더 살아 총 12년을 복역하고 나온 피의자가 다시 징역에 보호감호 7년을 합쳐 복역하면 마흔이 넘어서야 세상에 다시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잡혀온 피의자는 주요 혐의를 인정한 채 아무 말도 않고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보호감호제도에 위헌요소가 있다고 생각해오던 터에 장발장이 연상되는 피의자의 사정을 생각하니 쉽게 보호감호 청구를 할 수 없었다. 고심 끝에 보호감호는 청구하지 않고 해당하는 징역만 구형했다. 판사도 그의 사정을 딱히 여겼는지 결국 집형유예를 선고했다.

하지만 결과는 끔찍했다. 그는 사실 잔혹한 납치강도였던 것이다. 고급승용차를 훔친 것은 순간적으로 탐이 나서가 아니라, 납치강도를 위해서였다. 10대 후반에 저지른 절도와 폭력도 확인해보니 그 나이 때 있을 수 있는 사건의 범위를 한참 벗어난 것이었다. 보호감호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모의하여 출소하자마자 범죄행각을 펼치던 중 뜻하지 않게 자동차 절도범으로 잡혀온 그는 집행유예로 풀려난 뒤 계속 범죄를 벌였다. 결국 다시 검거되긴 했지만, 그 사이 피해자는 더 늘어나고 말았다.



그렇다면 애초에 매뉴얼대로 보호감호를 청구했어야 하는 걸까? 저자는 단호히 아니라고 말한다. 그것은 위선적인 변명일 뿐이다. 이는 보호감호의 문제가 아니었다. 보호감호가 나쁜 제도라는 생각에 빠져, 피의자를 그저 고급차가 부러웠을 불쌍한 사람이라고, 과거의 절도와 폭력 사건도 치기어린 십대 후반 남자아이들의 뻔한 사연이었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고, 사건 자체의 팩트를 끝까지 물고 늘어지지 않은 게 문제였다. 스스로 인간적이고 합리적인 결론을 내렸다는 데 한 치의 의심도 없었지만, 바로 한 치의 의심도 없었기 때문에 결국 틀린 판단을 바로잡지 못한 것이다.





우리의 결론,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갈팡질팡하는 법과 정의를 위한 끝장토론



저자는 “누구나 틀릴 수 있다”는 전제에서, 아무리 당연해 보이는 일도 다시 한 번 생각해보자고 주장한다. 앞선 이야기에서처럼 잘못된 선입견과 오만, 그리고 불성실이 개입하면 누구라도 치명적인 오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존 그리샴의 소설 ?가스실?에 나오는 샘 케이홀은 동정의 여지가 별로 없는 사형수다. 지독한 인종차별주의자로 KKK 활동을 하며 흑인 여럿을 죽였으면서도 뉘우치는 기색이 없다. 하지만 영문도 모른 채 가담했던 폭탄테러의 주범으로 몰려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지도 않은 상황에서 사형을 당한다면 어떤가? 어차피 죽어 마땅한 죄인이었으니 상관없는 걸까? 그가 죽는 것으로 과연 정의는 이루어진 것일까?



성범죄 근절을 위해 화학적 거세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많다. 그런데 약물을 통해 범죄자의 재범 위험성을 제거해가는 ?시계태엽 오렌지?를 본 사람들은 왜 우리도 이런 약을 만들어 범죄자들에게 투여하자고 하지 않고 이런 조치를 혐오하는 반응을 보이는 걸까?



감정적인 체벌은 허용할 수 없지만, ‘사랑의 매’는 필요하다는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 ‘사랑의 매’가 ‘세상에는 맞을 만한 짓이 있다’는 생각을 공고히 하는 건 아닐까? ‘맞을 만한 짓’을 인정하는 순간 폭력은 정당화되는 것 아닐까?



천안함 사건에 대해서 왜 모든 사람이 합동조사단에서 발표한 결론만을 믿어야 하는 걸까? 음모론은 그르고, 국론통일만 옳은 걸까? 그렇다면 J. F. 케네디의 사후 50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 죽음의 진실에 대한 다양한 책이 나오고 있는 미국 사회는 뭔가? 나아가 두 차례의 공식조사단이 케네디의 죽음에 대해 서로 상반된 결론을 내린 것은 어떻게 볼 것인가?



이 책이 다루는 “흉악범에 대한 사형은 정당한가?”, “성범죄 근절을 위해 화학적 거세를 도입해야 하는가?”, “연쇄살인범에게도 관용이 필요한가?”, “교육적 체벌은 가능한가?”, “도박이나 마약에 대한 처벌은 필요한가?”, “성매매특별법은 사라져야 하는가?”, “법은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가?”, “음모론과 국론통일 중 무엇이 ‘국익’에 더 도움이 되는가?” 등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모든 이야기에는 양면성이 있고 나름의 딜레마가 있다. 물론 서로 모순되는 주장을 다양한 방향에서 분석한다고 해서 얄팍한 불가지론을 내세우는 것은 아니다. 분명 답은 있다. 다만 그 과정에서 모든 주장을 충분히 듣고 신중히 판단하자는 것이다. 어려운 문제일수록 우리는 더욱 까칠하게 물어야 하는 것이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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