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의 방화범

옆집의 방화범

  • 자 :하은경 글, 이윤희 그림
  • 출판사 :그린북
  • 출판년 :2021-08-04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2-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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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가 읽어야 할 문학, 그린이네 문학책장

도서출판 그린북이 새로운 문학 도서 시리즈로 어린이·청소년 독자를 찾아왔다. 지난달 첫선을 보인 임제다 작가의 장편동화 《거짓말 언니》에 이어, 하은경 작가의 추리동화집 《옆집의 방화범》이 출간되었다. 국내외 창작동화·소설 시리즈 ‘그린이네 문학책장’은 앞으로도 삶의



향기를 전하는 이야기, 마음을 읽어 주는 이야기, 미래를 열어 가는 이야기로 다채롭게 채워 갈 예정이다.

추리동화를 잇달아 발표하며 국내 어린이책의 새로운 장르를 열고 있는 하은경 작가는 이번 책에 세 편의 동화를 실었다. 초등 고학년 어린이를 대상으로 학교와 이웃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을 다루는 세 작품 모두 치밀한 사건 전개와 연출, 인물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돋보이는 수작이다.

동네 방화 사건의 범인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이성 친구에 대한 마음을 확인해 가는 〈옆집의 방화범〉, 기발한 방법으로 다이아몬드를 감춘 이인조 도둑과 사라진 이웃집 개의 행방이 흥미롭게 연결되는 〈불도그 미구〉, 발레하는 아이의 교통사고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다양한 층위의 내적 갈등을 다룬 〈춤추는 아이〉까지 세 작품을 만나 보자.



범인은 가까운 곳에 있다!

첫 번째 이야기_ 옆집의 방화범

표제작 〈옆집의 방화범〉은 조용하던 동네 빌라 5층에 큰불이 나면서 시작한다. 방화로 추정되는 사건 현장에서는 폭죽 포장지가 발견되고, 개천에서 불꽃놀이를 했던 아이들이 경찰의 수사를 받는다. 평소 5층 아저씨를 싫어했던 옆집 아이 진욱이가 며칠째 학교에 나오지 않자, 나는 진욱이를 방화범으로 의심하는 한편 진욱이가 진짜 범인일까 두려운 마음이다. 불꽃놀이에 필요한 폭죽을 사 온 아이가 진욱이였다는 사실을 감추고 있던 나는 진욱이가 범인이 아니라는 결정적인 단서를 발견하고 경찰에 협조하는데……. 결국 범인은 밝혀지고 경찰차가 출동한다. 마음 졸이며 긴장한 나날을 보냈던 나는 태연하기만 한 진욱이 앞에서 울음을 터트린다.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번듯한 청년과 독서실을 들락거리는 취업준비생이 이야기 초반부터 진욱이와 함께 용의 선상에 오르며 긴장감을 더한다.



사라진 개와 다이아몬드의 행방

두 번째 이야기_ 불도그 미구

우리 집 1층에 사는 신혼부부의 개 미구는 우락부락한 생김새에 우람한 몸집을 가진 불도그이다. 시도 때도 없이 짖어서 동네 사람들의 원성을 사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미구를 가장 미워하는 건 같은 1층에 사는 같은 반 친구 유철이다. 어느 날 미구가 홀연히 사라지자 나는 애타게 미구를 찾는 신혼부부를 돕는다. 미구를 방범창에서 탈출시켜 데리고 나가는 유철이를 봤던 나는 자연히 유철이를 의심하는데……. 그때 동네 귀금속점에 도둑이 들고, 보석을 훔친 이인조 강도는 다름 아닌 신혼부부였음이 밝혀진다. 이번에는 훔친 다이아몬드의 행방이 묘연해진다. 나와 유철이는 사라진 다이아몬드가 불도그 미구와 관계가 있음을 깨닫고 미구를 찾기 시작한다. 주변 사람들에게 늘 미움과 오해를 사는 유철이의 처지를 미구에 이입해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한편, 무릎을 치게 만드는 명쾌한 추리의 즐거움이 있다.



자전거를 고장 낸 범인은 누구?

세 번째 이야기_ 춤추는 아이

마지막 작품 〈춤추는 아이〉는 지효, 소정, 해미, 제나, 네 아이의 시점으로 번갈아 전개된다.

함께 발레를 하며 예중 입시를 앞두고 있는 지효와 제나는 단짝 친구인 동시에 팽팽한 경쟁 관계에 있다. 제나는 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타고난 발레리나지만, 지효는 제나의 뒤를 따라가기 바쁜 연습벌레이다. 어느 날 엄마 몰래 자전거를 타다 교통사고를 당한 제나는 다리를 크게 다쳐 입원하고, 입시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멀쩡하던 자전거 브레이크가 고장 난 이유를 두고 네 아이는 심리전을 벌인다. 한 치의 양보도 없는 제나가 미워 충동적으로 제나 자전거를 발로 차 넘어뜨린 지효는 자신이 친구를 다치게 했다며 자책한다. 소정은 지효를 범인으로 몰며 제나의 관심을 자신에게로 돌리려 하고, 해미는 그런 소정의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며 소정을 의심한다. 하지만 모두의 예상을 깨고, 범인은 따로 있었다. 누군가 정해 놓은 길과 자신이 정말로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치열하게 갈등하고 고민하는 아이들의 오늘을 추리 형식을 빌려 세심하게 그린 작품이다.



아이다운 통찰력으로 사건을 꿰뚫는 추리동화



의 성취와 가능성

세 작품의 주인공이자 독자이기도 한 열세 살 언저리 아이들의 일상은 더 이상 가족과 친구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들은 어른들 세상에서 돌아가는 크고 작은 사건에 관심을 갖고, 주변에 사는 다양한 인물 군상을 나름의 관점으로 살핀다. 그들의 관심이 가족과 또래를 넘어 이웃 사회로 향하는 것은 자연스럽다. 세 가지 이야기 속에서 일어나는 방화 사건, 절도 사건, 교통사고에서 그들은 단순히 관찰자나 보조 역할이 아니다. 직접적인 피해자나 용의자이며, 사건을 해결할 열쇠를 쥐고 있는 주요 인물이기도 하고, 직접 나서 사건을 해결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작품 속 어린이 인물의 성장은 우리 사회의 당당한 일원인 어린이 세대를 저자가 새롭게 주목했음을 보여 준다. 한편 이 책의 주인공들은 이성 친구에 관심을 갖고, 자기 마음과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하며, 갈등하고 화해하며 자기 꿈을 향해 한 발씩 나아가는 어린이 본연의 건강한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다. 이런 입체적인 인물들은 아이 모습으로 어른의 말과 행동을 답습하는 여타 작품의 ‘애어른’ 캐릭터와는 분명히 선을 그으며 작품마다 활력을 불어넣는다. 오랜 시간 다양한 내용의 작품을 집필하며 어린이 독자들과 눈 맞추어 온 저자의 공력이 보이는 대목이다.



《옆집의 방화범》에 실린 세 작품은 추리라는 멋진 옷을 입고도 문학의 실속이 얼마나 단단할 수 있는지 보여 준다. 추리의 형식적인 맛을 절묘하게 살리면서도 지금, 여기 어린이들이 살아가는 일상과 고민을 깊이 있게 녹여 냈기 때문이다. 〈옆집의 방화범〉의 화자 지안이는 좋아하는 친구 진욱이의 무죄를 밝히기 위해 두려움과 맞서며 결정적인 단서를 들고 경찰을 찾아간다. 〈불도그 미구〉의 소민과 유철이는 묘안을 내서 미구의 행방을 찾고 다이아몬드 사건까지 멋지게 해결한다. 〈춤추는 아이〉의 제나는 자신의 불투명한 미래 앞에서도 누구보다 발레를 사랑하는 친구 지효를 응원한다. 어른은 갖지 못한 아이다운 통찰력으로 사건의 본질을 꿰뚫는 모습이야말로 이 작품이 보여 주는 최고의 미덕일 것이다. 그런 점에서 《옆집의 방화범》은 어린이 추리문학의 성취와 가능성을 보여 주는 동화책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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