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살아남는 중이다

우리는 살아남는 중이다

  • 자 :진초록
  • 출판사 :행성B
  • 출판년 :2019-11-14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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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운 좋게 살아남았을 뿐이다

여성혐오 사회에서 ‘살아남는 법’



작가 진초록은 ‘공주’가 되기보다는 ‘여왕’이 되라고 가르치는 아버지 밑에서 자랐다. 아버지의 그늘 아래서 여자들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믿었다. 무엇이든 남자와 똑같이, 아니 그 누구보다 잘하려고 애쓰며 살아왔다. 그렇지만 스무 살이 되어 홀로 세상을 마주했을 때 깨달았다. ‘여자’라는 존재는 안전하기 위해서 기본적인 사회생활조차 조심해야 한다는 사실을. 언제든 테러를 당할 수 있는 잠재적 피해자라는 사실을.

세상은 여자들에게 이제 그만하면 된 거 아니냐고 묻는다. 어머니 세대처럼 차별받고 자란 세대는 아니지 않느냐고. 그렇지만 세상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엄마가 겪은 일을 딸인 저자도 똑같이 겪었고, 그녀가 겪은 일을 십 대 여동생도 똑같이 겪을 테다. 여자들은 현관문을 닫고 집 안으로 들어서며 오늘도 무사히 귀가했음에 감사해야 하는 삶을 산다. 택시를 탈 때는 핸드폰에 112 번호를 띄워 놓아야 한다. 성희롱이나 성추행은 다반사로 일어난다.

《우리는 살아남는 중이다》는 우리의 일상에서 여성혐오가 얼마나 아직도 생생히 살아 숨 쉬는지, 가부장제가 얼마나 완고히 작동하는지를 기록했다. 저자는 이렇게 살아남아서 다행인가 싶다가도 결국은 살아남는 데 우리의 에너지를 모두 쏟아부어야 했기에 불행했다고 말한다. 한없이 위축되는 자신의 모습이 싫었다. 그래서 함께 험지를 헤쳐 나가는 다른 여성들에게 손을 내밀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이제 그만하면 된 거 아니냐고?

우리는 아직 ‘아버지의 나라’에 산다



집안의 장손으로 태어난 저자 진초록은 친가 식구들의 사랑을 받으며 자랐다. 그렇지만 그 사랑을 느끼며 그녀는 자꾸 죄인이 된 기분이 들었다. 그 안에서 이방인 취급을 당하는 엄마를 보았기 때문이다. 엄마는 몇 시간을 차로 달려 친가에 도착하자마자 숨 돌릴 틈도 없이 부엌에 들어가 상을 차려냈고, 친가 식구들은 당연하다는 듯 가만히 앉아 며느리가 차린 음식을 받아먹기만 했다. 어린 나이에도 그 장면이 너무나 이상했다.

그녀의 또래인 이삼십 대 여성들도 비슷하게 자랐다. 분명히 표면적으로는 남녀가 평등하다고 외치는 사회인데도 여성들은 남성들과 같은 걸 누리지 못했다. 아버지는 ‘딸’이라고 해도 차별 없이 사랑해주었지만 그건 가부장제가 만들어놓은 순종적 여성상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였다. 학교에서는 똑같이 체육 수업을 가르쳤지만 남자애들이 축구를 하며 운동장 전체를 누비는 사이, 여자애들은 스탠드에서 남자애들을 응원하기만 했다.

여성혐오는 나를 든든히 지지해주던 아버지의 그늘이 사라졌을 때 노골적으로 나타났다. 견고한 가부장제 사회에서 남성의 보호에서 벗어난 셈이니 가장 손쉬운 먹잇감 아니겠는가. 진초록은 쌍욕을 하면서 한번 만나달라고 하는 변태들의 문자를 받고, 새벽에 사장님들 술 시중을 들라는 전화를 받는다. 택시 기사는 문을 잠그고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고, 잠시 외출한 틈에 누군가 자신을 노리고 집을 침입한다.



“사랑받지 않았다면 덜 슬펐을까?”

이삼십 대 여성들이 페미니즘에 더 열광하는 까닭



진초록은 친가 식구들에게 사랑받지 않았다면 덜 슬펐을지도 모르겠다고 회고한다. 친가 식구들과 엄마 사이에서 괴로워하지 않아도 되었을 테니 말이다. 우리는 이제까지 배운 것과는 전혀 다른 사회에 내던져졌다. 여자도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넘어야 할 허들이 얼마나 많은지는 그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이삼십 대 여성들은 새로운 눈을 떠버린 세대다. 그들이 페미니즘에 더 열광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우리는 어떻게 이 사회에서 살아남아야 할까. 이 책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저자 진초록이 들려주는 자신의 삶 이야기다. 〈피해자를 위한 꿀팁〉에는 실제 안전을 위협당한 이들에게 사건을 온라인 페이지에 기록하고 CCTV 영상을 확보하라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조언도 담겨 있다. 진초록의 말처럼 우리가 일으킨 파도는 집채만 한 세상에 비할 게 아니어서 바다는 금세 다시 잔잔해지겠지만, 파도가 일었다는 것을 누군가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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