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의 발견

평소의 발견

  • 자 :유병욱
  • 출판사 :북하우스
  • 출판년 :2019-09-09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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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보석들은 평소의 시간들 틈에 숨어 있다”

카피라이터 유병욱이 말하는 평소의 관찰, 메모, 음악, 밑줄



『생각의 기쁨』으로 광고계의 주목받는 에세이스트로 떠오른 저자의

특별함을 만드는,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시간들에 대한 이야기



“좋은 재료는, 좋은 요리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그러니 매일 요리를 내야 하는 셰프라면, 좋은 재료가 가득 찬 창고만큼 든든한 게 없겠죠. 생각이 직업인 누군가도 똑같을 겁니다. 수십 가지 발상법보다, ‘건져 올린’ 생각의 재료들을 담아둔 창고가 더 위력적입니다. 그러니 별수 없죠. 평소에 창고를 꾸준히 채워두는 수밖에요. 예리하게 발견하고, 우직하게 모아두는 수밖에요.”(본문 중에서)



카피라이터는 도대체 일상의 시간들을 어떻게 보내기에, 그토록 반짝이는 생각들을 건져 올리는 것일까? 아무 일 없는 보통의 시간들을 무슨 생각을 하며 보낼까? 이 책 『평소의 발견』은 카피라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저자가 틈틈이 관찰하고, 메모하고, 음악을 듣고, 문장에 밑줄을 그으며 보낸 평소의 시간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전작 『생각의 기쁨』에서 작은 아이디어를 크게 키워나가는 ‘과정의 즐거움’과 ‘생각의 기본기’를 이야기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평소’ 속에 숨겨진 놀라운 힘에 관해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하나씩 평소에 쌓아올린 생각의 재료들이 어떻게 특별한 생각으로 태어나는지, 무심코 흘려보내지 않은 ‘평소’의 시간들이 어떤 기쁨을 선사하는지를 감성적이면서도 세련된 문체로 풀어낸다. 바쁜 와중에 시간을 쪼개서 평소의 시간을 풍요롭게 채우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평범한 듯하면서도 특별한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광고회사 TBWA KOREA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e편한세상 ‘진심이 짓는다’, SK텔레콤 ‘생각대로 해 그게 답이야’와 같이 기억에 남을 만한 광고로 주목받은 18년차 카피라이터다. 아이디어로 진검승부를 하는 카피라이터이자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그가 지난 18년 동안 지치지 않고 새로움을 추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이 책이 내놓은 대답은 거창한 게 아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들은 평소의 관찰, 평소의 메모, 평소의 음악, 평소의 밑줄처럼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들이다.

저자가 보기에, 뛰어난 크리에이터들은 ‘좋은 관찰자’라는 공통점을 지녔다. 그들은 “같은 것을 봐도 더 깊이 생각하고, 삶이 주는 기쁨을 더 깊숙이 누리는 좋은 관찰자들”이다. 마치 시인이 “붉게 익은 대추에서 몇 달 전의 폭염과 태풍을 읽어내듯”, 좋은 관찰자는 유심히 들여다보고, 그곳에서 놀라운 이야기들을 찾는다. 그리고 이처럼 ‘관찰’을 통해 삶에서 건져 올린 카피들은 화려한 어법을 구사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기억된다. 이를 테면, “아이는 하루 종일 천장을 보게 됩니다. 이 집의 전구로는 뭐가 좋을까요?(오스람 전구)”와 같은 카피에는 상상으로는 가히 포착할 수 없는 인사이트가 담겨 있다. 아이를 키우거나 관찰하지 않고서는, 이런 아이디어가 불현듯 머릿속에 뚝 떨어질 리 만무하다.

어떻게 하면 쉽게 휘발되는 생각의 순간을 붙잡아둘 수 있을까? 저자가 광고 일을 하면서 배운 하나의 진리가 있다면 “적어 둬서 손해 볼 일 없다”는 것. 그래서 그는 섬광처럼 사라지는 생각의 단초를 붙잡기 위해, 스마트폰 메모장, 노트, 냅킨, 이면지, 휴대폰 음성메모 등 가리지 않고 적어둔 다음, 때때로 꺼내서 곱씹어본다. 그것들은 훌륭한 카피의 뼈대가 되었고, 어느 회의 시간의 쓸 만한 인사이트가 되었으며, 삶을 행복하게 하는 특별한 생각이 되었다.

책의 중간쯤 나오는 ‘평소의 음악’ 이야기는, 소개하는 음악의 리듬에 딱 맞게 글을 풀어내는 저자의 절묘한 솜씨를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영감을 자극하고, 마음의 휴식을 주었던 음악들이 글에 악보처럼 스며들어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음악을 듣지 않고는 못 배기게 한다. 봄 출근길에 듣는 핑크 마티니의 ‘Hey Eugene’, 뜨거운 여름에 제격인 〈카우보이 비밥〉 OST ‘Tank’, 가을에 어울리는 따뜻하지만 쓸쓸한 그레고리 포터의 ‘In Fashion’, 눈 내리는 겨울에 들으면 좋은 듀크 조던의 ‘No Problem’ 등 음악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저자의 음악 이야기가 끝없이 계속되었으면 하는 희망도 품게 된다. 그만큼 소개되는 음악과 글의 싱크가 감탄을 자아낼 만큼 딱딱 맞아떨어진다.

어떤 문장은, 때때로 우리의 마음을 움켜쥔다. 시간이 다듬어놓은 생각이 담겨 있어서일까? 카피라이터에게 과연 문장이란 무엇일까? 습관적으로 문장을 줍고, 모은다는 저자는 “때론 문장이 좋은 내비게이션 같다는 생각을 한다”라고 이야기한다. 살면서 방황할 때 덜 헤매게 해주고, 더 빨리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는 내비게이션. 저자는 이렇게 고백한다. “문장을 쌓아두는 건, 저보다 더 깊이 생각하고 더 과감하고 더 매력적인 사람을 곁에 두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러니 별 수 있나요. 눈에 띌 때마다 줍고, 간직하는 수밖에요.”

그러면 저자는 어떤 문장들을 주웠을까? 그것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했을까? 저자는 “망치를 들고 있으면, 세상 모든 것이 못으로 보인다”라는 문장을 만나고서는 자기 손안의 망치를 휘두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고, “모든 것을 할 자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자유”라는 문장을 보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에 대해 숙고한다. 그러고는, 쉼표가 없으면 문장이 엉망이 되듯,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이에 많은 것을 얻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쩌면, 비단 저자만 문장을 줍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도 문장을 줍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 모른다. ‘새로운 세계는 항상, 우연의 옷을 입고 찾아온다’, ‘누구의 손에도 답은 없다. 그러니 묻는 것이 부끄러울 이유도 없다’, ‘전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다’, ‘우리는 무언가의 디테일 하나에 마음을 뺏기고, 그것을 사랑할 100가지 이유를 찾고 있는지도 모른다’ 등 밑줄을 긋고 싶은 문장들이 하나 가득 들어 있다.

이 책은 ‘평소’의 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말한다. ‘평소’를 흘려보내지 않으면, ‘평소’를 만끽하다 보면, ‘평소’는 슬그머니 우리에게 반짝거리는 기쁨들을 선물한다고.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순간을 더 자주 찾아내기를 바란다고. 이 책은 그 친절한 예를 보여주겠다는 듯, 그런 빛나는 순간들을 한 권에 담아놓았다. ‘15초짜리’ 광고를 만들기 위해 아주 작은 디테일까지 챙기고, 예민한 감각과 편견 없는 관찰로 빛나는 순간을 포착하고, 자신만의 단단한 안목을 추구하면서도 타인의 안목을 존중하고, 어떤 음악이 유독 좋다면 그것이 왜 그런지를 알기 위해 더 유심히 듣고, 한 분야의 정점에 오른 이들의 인터뷰를 읽으며 그들의 성취에 황홀해하는 평소의 시간들을 말이다.

광고 촬영을 하다가, 광고 프레젠테이션을 준비하다가, 휴가철 사용하던 튜브에서 바람을 빼다가, TV를 보다가, 후배를 만나 밥을 먹다가, 음악을 듣다가,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글을 읽다가 떠오른 생각들, 이 책에서는 그 생각들이 주는 기쁨들이 흘러넘친다.

생각지도 못하던 문장을 만나는 순간, 뜻밖의 장소에서 들리는 음악에 전율 가까운 감정을 느끼는 순간, 그 순간의 아름다움은 그것을 기억하고 붙잡아두지 않는 한, 그냥 사라져버린다. 삶을 풍요롭고 아름답게 물들이는 것, 이것은 평소의 시간을 얼마나 충실하게 보내느냐에 달려 있지 않을까. 아마도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무심코 흘려보냈던 ‘평소’의 시간을 자신이 얼마나 풍요롭게 채울 수 있는지를 새삼 발견하게 될 것이다. 평소의 시간 틈에 숨어 있는 인생의 보석 같은 순간들을 말이다.





책 속으로



“필요 이상으로 오랜 시간을, 능력 이상으로 많은 일들을 쳐내기 위해 책상에 앉아 있는 세상의 치약들. 우리에게 중요한 건 뭘까요? 저는 그것이, ‘평소의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날들을 얼마나 풍부하고, 충만하게 보내느냐가 우리를 치약이 될 운명으로부터 구원해줄 수 있다고 믿습니다. 평소의 관찰. 평소의 독서. 평소의 음악. 평소의 여가. 틈틈이 나를 채울 수 있다면, 생각의 재료들을 쌓아둘 수 있다면, 고통스럽게 내 밑바닥을 보는 일은 줄어듭니다. 그리고 가끔씩은, 그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시간 속에서 건져 올린 보석들이 특별한 생각으로 태어나는 경험을 합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나의 취향이 단단하다는 건 멋진 일입니다. 하지만 나의 취향만큼 남의 취향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이 중요한 시대라면, 평소 ‘취향 시야’를 넓혀두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아직 내 취향의 한계 지점이 어디까지인지를 충분히 탐험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빅데이터 밖에 자신을 놓아보는 건 어떨까요? 이미 꽤 굳건한 취향을 가진, 세상의 변화에 헉헉대며 따라가는 사람이지만, 주문을 외우듯 스마트폰 메모장에 적어봅니다. ‘빅데이터는, 크리에이티브의 적’.” (‘빅데이터는 크리에이티브의 적’ 중에서)



“자신만의 단단한 안목을 가지고 있지만, 남의 안목도 존중해주는 사람. 그리고 자신의 눈으로 발견한 가능성을 남의 안목에 더해주는 사람. 제가 아는 멋진 어른들은 대부분 이런 존중의 미덕을 가지고 있었어요. 나이를 먹으면, 기술을 따라가는 것엔 약해질 수밖에 없겠죠. 지금도 헉헉대며 겨우 따라가는 중인걸요. 기술엔 약해도 안목을 가진 멋진 어른이 되는 삶. 그리고 남의 안목을 존중해주는 삶. 제가 꿈꾸는 삶입니다.” (‘과잉의 시대일수록 안목입니다’ 중에서)



“‘인간관계는 인연이 아니라 의지이다.’ 이것은 관계의 유지뿐만 아니라 시작에도 유효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가까이 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첫째, 그 사람에게 ‘신호’를 보내야 합니다. 내가 당신에게 관심이 있다고. 친해지고 싶다고. 하지만 내 의지가 있다고 다 친해질 순 없을 겁니다. 좋은 사람은 늘 좋은 사람들로 둘러싸여 있는 법이고, 그 사람이 타인과의 관계에 쓸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적일 테니까요. 그러니 둘째,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이 기꺼이 시간을 낼 만큼, 자신만의 가치를 가지고 있는 사람. 그것이 능력이든, 경험이든, 마음을 움직이는 무언가든. 그러니 어떤 식으로든 ‘노력’이라는 의지가 개입되어야 하는 겁니다. ‘신호’와 ‘노력’. 운명과는 꽤 떨어져 있는 단어 아닌가요.” (‘인간관계는 인연이 아니라 의지’ 중에서)



“그러니 중요한 건 ‘시작’입니다. 시작하는 용기입니다. 때론 무책임하게 던져놓기. 미리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기. 할까 말까 고민이 되는 프로젝트는 일단 해보기. 솔직히 두렵고 걱정되지만,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하는 것. 이것이 제게 꼭 필요했던, ‘용감하지 않은 자를 위한 용기’랄까요? 용기 없다는 걸 책에서까지 밝혀놨으니, 저도 앞으론 조금 더 용기 내어보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함께 하시겠어요? 용기에 대한 멋진 두 문장으로도 용기가 나지 않으시는 당신을 위해, 제 ‘평소의 밑줄’ 리스트에서 하나를 더 주섬주섬 꺼내봅니다.” (‘용감하지 않은 자를 위한 용기’ 중에서)



“오래전부터 든 생각이지만,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일의 끝에 닿으면 어떤 영역이든 굉장히 비슷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것 같아요. 문학이든, 스포츠든, 광고든, 예술이든, 경영이든, 한 분야의 정점에 오른 이들은 만나면 굉장히 쉽게 이야기가 통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아마 그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그들의 인터뷰에서 제가 자주 발견하는 화두는 이런 것들이에요. 기본. 자존. 몰입. 동기부여. 디테일. ” (‘인터뷰 읽기의 기쁨’ 중에서)



“몰두하는 이의 뒷모습은 멋집니다. 몰두의 시간은 분명 선물을 안겨줄 거예요. 그 몰두의 시작이, 남의 강요가 아니라 나로부터 시작된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의 결과라면. 당신이 보낸 몰입의 시간은 급하게 집어넣은 지식으로는 결코 닿을 수 없는 곳에 당신을 닿게 할 겁니다. 시간의 힘으로 얻은 것들이 더, 더, 더, 존중받는 사회를 만나길 희망합니다. 기왕이면 그 사회가, 내가 사는 이곳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의 힘이 존중받는 사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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