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문신한 소녀

죽음을 문신한 소녀

  • 자 :조던 하퍼
  • 출판사 :RHK
  • 출판년 :2019-06-03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20-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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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루이스 디스패치 선정 〈최고의 소설〉★

★미국도서관연합 선정 ALA상 수상작★

★에드거상 선정 최고의 데뷔소설★



펠리칸 베이 교도소를 나서는 순간

사형 집행이 시작된다

세상에 붙여진 살인 명령을 벗기 위한 열한 살 소녀와 아버지의 추격 스릴러



캘리포니아 범죄조직의 수장 크레이그 홀링턴은 범접할 수 없는 악명 높은 본성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그는 교도소의 권력을 통제하고, 보이지 않는 권력의 왕좌에 앉아 있는 인물이다. 그의 말 한마디면 그의 신체는 펠리칸 베이의 독방에 있지만, 순식간에 그의 지지세력을 통해 미국 전역이 움직인다.

어느 날 마약 공급을 맡고 있던 외부 세력에 문제가 생기자 크레이그 홀링턴의 동생 척 홀링턴은 새로운 공급 노선을 만들고자 한다. 곧 출소를 앞둔 전설의 악당 네이트 맥클루스키가 척 홀링턴의 시야에 포착되고, 네이트의 출소 전날 밤 그에게 접근한다. 하지만 더 이상의 악행을 원치 않았던 네이트는 제안을 거절하는 의미로 척을 단번에 죽여 버린다. 크레이그 홀링턴은 곧바로 네이트에 대한 살인 명령을 미국 전역에 있는 그의 수하들에게 내린다. 마치 사냥터에 내몰린 사냥감처럼 출소한 네이트는 십 년 만에 가족을 찾아간다. 하지만 그가 맞닥뜨린 건 죽어있는 전처와 그녀의 남편의 시체뿐…설상가상 그가 용의자로 지목되어 전국수배령이 떨어진다. 살인 가중처벌 보다 더 가혹한 상황 속에서 갱들의 공격이 쉴틈없이 이어진다. 네이트에게 남은 가족이라고는 열한 살 딸 폴리뿐이다. 그는 네이트와 딸에게 내려진 사형 집행을 멈출 수 있을까?

드라마 제작자로서 탄탄한 명성을 구축해온 저자의 데뷔작인 《죽음을 문신한 소녀》는 지면의 한계를 넘어선 생생한 묘사와 속도감 있는 사건 전개, 그리고 단 한 장면도 허투루 등장하는 법이 없는 등장인물들의 치밀한 조형으로 이루어져 있어 독자들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화려한 전개를 만끽할 것이다. 결말에 이르러 느껴지는 감동은 장르 소설에서 오랜만에 느낄 수 있는 네이트와 딸 폴리의 헌신과 어우러져 이 소설의 진가를 알 수 있게 한다.



“정교한 묘사가 어우러진 액션이 글맛을 더해 서사가 총알처럼 지나간다.

내가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디에선가 힘이 빠질 거라고 예측했지만, 내 짐작은 장을 넘기는

번번이 틀렸다. 극히 인상적인 작품이다.”



- 피터 스완슨, 소설《죽여 마땅한 사람들》 작가



증오와 폭력이 끝없이 난무하는

묵직한 하드보일드

〈커커스리뷰〉, 〈북리스트〉, 〈뉴욕북오브저널〉 등 미국 내 주요 매체에서 이 책을 ‘잔혹하고 본능적이지만, 치밀한 서사를 통해 결말을 만족스럽게 만들었다’는 평을 쏟아냈다.

백인 우월주의 갱들의 세계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는 최근까지 이렇다 할 작품이 없었다. 과거 영화〈아메리칸 히스토리x〉와 드라마〈프리즌 브레이크〉와 같은 작품들이 이러한 서사를 구축하고 있지만, 작가는 《죽음을 문신한 소녀》를 통해 좀 더 깊숙한 어둠과 부패의 복잡한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고자 한다. 이는 코맥 매카시 풍의 소설에서 느껴지는 ‘죽음에서부터 살고자 한다’는 메시지와 부합해 독자들이 매 장을 넘길 때마다 ‘네이트와 폴리 부녀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란 의문을 빠른 호흡으로 해소하게끔 유도한다.

결말에 다다를 때까지 여느 작품에서 보지 못한 피와 폭력이 난무하지만 이는 작품 읽기를 중단할 요인이 되지 못한다. 거듭되는 추격 속에서 폴리는 11년 만에 처음 만난 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서서히 알아가고, 네이트 또한 뜻밖에 벌어진 이 여정을 진한 피의 맹세로 마무리 짓고자 한다. 이들 부녀는 한시도 안도할 수 없을 만큼 죽음이 턱 밑까지 와도 절대 우울하거나 죽음을 받아들이는 입장이기 보다 이 틈을 찾아 꼭 살아보겠단 의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이는 드라마로 오랜 경험을 쌓아 온 저자의 치밀한 계산속에 녹아든 묘사 덕분이라 할 수 있다.

조던 하퍼는 비평가, 드라마 작가, 광고업자로서의 이력이 오래된 작가이다. 그가 왜 열한 살 소녀를 표적으로 삼았는지, 복잡한 심리전을 택하지 않고, 폭력에 즉각 대응하는 캘리포니아 범죄 조직을 데뷔 소설에 녹여냈는지 한 편의 영화와도 같은 이 하드보일드 로드 스릴러를 통해 독자들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해외 서평



· 잔혹한 서막에서 대단히 만족스럽게 느껴지는 결말에 이르기까지 이 데뷔작은 가히 작가의 재능을

남김없이 보여주고 있다. 추격 소설을 새롭게 정의한 스릴러이자 부녀 관계가 묘한 감동을 남기는 작품이다.

_〈북리스트〉

· 서로에 대한 헌신과 사랑, 구원받고자 애쓰는 이들의 처절한 노력은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_〈커커스리뷰〉

· 본능적이면서 감동적이다. 치밀하고 영리한 캐릭터들의 조형이 여타의 스릴러보다 한 차원 높은 곳으로 도달하게 했다.

_〈퍼블리셔스위클리〉







§ 본문 속으로



“아빠 말 잘 들어. 넌 나랑 같이 간다. 당장. 수선 피울 시간 없어.” 아빠가 말했다.

그리고 돌아서서 도로를 향해 걷기 시작했다. 폴리의 두뇌가 그녀에게 아빠를 따라가지 말라고 했다. 학교 안으로 달려가서 리처드슨 선생님을 찾아. 도와달라고 소리 질러, 라고 말했다.

하지만 폴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았지만 아빠가 시킨 대로 따라갔다. 도망치고 싶은 충동, 도와달라고 소리를 지르고 싶은 충동을 마음 속 깊이, 그동안 거기 눌러 놓은 다른 감정들과 같이 눌러놨다. 달리 그녀가 뭘 할 수 있겠는가.

_p.21 Route1 폴리/폰타나



그에겐 딸이 있다.

그 맥주 캔은 아리안 스틸이 받은 명령을 글자 그대로 따를 것이라는 뜻이었다. 그들은 폴리를 쫓고 있다. 그건 네이트 잘못이고, 만약 그가 자신의 목숨으로 그 잘못에 대한 대가를 치를 수 있다면 그렇게 할 것이다. 하지만 그건 해결책이 될 수 없었다. 그는 먼저 폴리를 데리고 스톡턴으로 가서 거기 있는 사촌들에게 아이를 맡겨야 한다. 그 다음에 그의 분노를 이 세상에, 아리안 스틸 새끼들에게 돌려서 그들이 폴리에게 내린 사형 집행 명령을 철회하게 만들어야 한다. 앞으로 며칠간은 상황이 좋지 않겠지만 적어도 자신이 품은 의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

그들이 아이를 쫓고 있을까

그렇다.

내가 살아 있어야 하나

내가 파멸로 몰고 간 이 아이를 구해낼 때까지는.

_p.41 Route3 네이트/폰타나



존은 수맥을 찾는 막대기를 이용하는 것처럼 추적의 스릴을 이용하는 법을 익혔다. 그는 막대기가 가라는 곳은 어디든 갔고, 스릴이 시키는 일은 다 했다.

서장이 그에게 이중 살인 사건에 대해 말했을 때 그의 몸에 서 쾌감이 치솟기 시작했다. 그 여자 피해자의 전남편이 이제 막 출소한 전과자란 사실을 알아냈을 때 그의 팔에 난 털들이 꼿꼿 이 일어설 정도였다. 그리고 슬퍼 보이는 파란 눈의 소녀가 찍힌 실종 사진을 봤을 때 자신이 이 사건에 완전히 낚였다는 걸 알아 차렸다.

이제 안텔로프 밸리의 이 주유소에서 작동되기 시작한 쾌감 이 지금 카운터 뒤에 있는 눈동자가 썩은 이 여자가 뭔가 알고 있다고 말해주고 있었다.

_p.86 Route8 존 박/안텔로프 밸리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거라면 난 너를 데리고 갈 거다. 우린 한동안 여길 떠나 있을 거야. LA로 가서 우리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할 거다. 다만 선택은 내가 하고 싶지 않다. 네가 나랑 같이 가건 아니건 네가 선택하길 바라. 그러니까 네가 선택해.”

폴리는 온 몸이 머리부터 발끝까지 잔뜩 힘이 들어간 게 느껴졌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여 네, 라고 대답했다. 그러다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이런 일은 분명하게 말로 해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했다.

“난 아빠랑 같이 있고 싶어요.”

순간 네이트는 고개를 돌려 폴리를 외면했다. 다시 입을 열었을 때 그의 목소리는 낮고 거칠었다.

“그럼 그렇게 하자.”

_p.123 Route13 폴리/폰타나





폴리가 보이지 않자 네이트는 글러브를 낀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폴리가 변기 물을 내리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그렇게 서 있었다. 그리고 글러브를 낀 두 주먹을 크게 부딪쳐서 폴리에게 자신이 가고 있다는 걸 알렸다. 그는 욕실로 들어갔다. 폴리가 앉아 변기를 보고 있다가 천에 싼 손으로 입을 닦았다.

“내일 다시 연습할 거야. 그리고 모레도. 주먹 몇 번 맞는다고 죽지 않는다는 걸 네가 배울 때까지.” 그가 말했다.

_p.153 Route19 네이트/할리우드 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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