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밀꽃 부부는 우리와 똑같이 평범한 일상을 살고 있었다. 평범한 직장, 여름에 쓸 짧은 휴가.
쳇바퀴 도는 일상의 어느 날, 그들은 서른을 맞아 새로운 일상을 꿈꾸고 있었다. 십 년 가까이 소처럼 일한 그들에겐 휴식과 행복이 필요했다. 당연하고도 자연스러운 결과였다. 그래서 그들은 퇴근 이후 세계일주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우선 가고 싶은 곳을 찾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여행 정보를 찾고, 여행 책을 뒤지며 가고 싶은 곳을 정리했다. 그들만의 여행 데이터가 차곡차곡 만들어졌다. 온갖 소음과 토할 것 같은 빽빽한 일상 속에서 그들은 떠날 준비를 해나갔다. 언제 출발할지 모르는 그날을 위해서. 그 후로 2년, 그들은 연봉 협상도 뒤로 하고 비행기에 올랐다. 오늘, 지금, 당장 행복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