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

  • 자 :노지양
  • 출판사 :비즈니스북스
  • 출판년 :2018-12-19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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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인생이 함정입니다.”

한때는 방송 작가, 현재는 번역가, 미래는 작가?

포기하지 못해 한없이 초라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당신에게

딴짓과 후회 전문가 노지양이 전하는 실패와 반전의 랩소디



“포기하면 편하다지만 왠지 미련이 남는걸요.”

일과 삶 사이, 꿈과 현실 사이, 어제와 내일 사이…

경계에서 방황하는 인생에게 전하고 싶은 다정한 마음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 《헝거》를 비롯해 15년간 80여 권의 책을 번역한 번역가 노지양이 ‘옮긴이’가 아닌 ‘지은이’로 첫 번째 에세이를 출간했다.

라디오 방송 작가로 사회생활을 시작해 문화센터 강좌를 계기로 번역가가 된 지 어느덧 15년. 이제는 중견 번역가로 대표작이라 할 만한 번역서도 생겼고 먹고사는 데 별문제 없다고도 할 수 있지만 문득 어떤 미련이 밀물처럼 밀려오는 날이 있다. ‘지금도 나쁘진 않지만 무언가 더 있지 않았을까’ 하며 어제의 꿈을, 지나온 길을, 떠나간 인연을 돌아보고 또 돌아보게 되는 날들.

《먹고사는 게 전부가 아닌 날도 있어서》는 이렇게 저자가 생활에 치여 밀어놓았던 감정에 흔들리던 날 마음을 기댔던 단어들에 대한 이야기다. ‘복붙’한 듯한 하루와 오롯이 혼자 감내해야 하는 노력이 버겁던 순간, 처음으로 무언가에 도전하던 순간, 불행 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을 바로 세우고 싶었던 순간… 이 모든 순간 저자의 곁을 지켜준 것은 영어와 한국어의 경계에서 분투한 15년의 세월이 남긴 단어였다. ‘career’, ‘freelancer’, ‘somebody’ 같은 익숙한 단어부터 ‘hilarious’, ‘quirky’ 등의 재미있는 단어까지, 저자만의 독특한 시선과 진솔한 감성으로 재해석된 단어들을 만나볼 수 있다.

마음처럼 되지 않는 하루가 피곤했던 당신에게, ‘되고 싶은 나’와 ‘현재의 나’가 멀게만 느껴져 한없이 초라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당신에게 이 단어들의 다정한 마음을 전한다.



“나의 이야기는 아직 쓰고 있는 중이고,

엔딩까지는 아직 한참 남았으니까.”

이번엔 진짜 끝났다고 생각했을 때 찾아올 반전을 기다리며



인생 44년 차, 번역 14년 차. 대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남편과 무던한 중학생 딸. 북토크와 라디오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초대되는 이름이 알려진 번역가. 멀리서 보기에 저자는 일과 가정, 둘 사이에 조화를 이루고 ‘다 가진’(having it all) 삶을 살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그가 한때 라디오 방송 작가였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소설가가 되고 싶어 문예창작 대학원에 다녔다는 사실도, 책을 내고 싶어 칼럼을 실어줄 잡지를 찾아 헤매며 망신을 자초했다(embarrass myself)는 사실도. 그의 번역이 형편없다며 ‘백 번 천 번 생각해봐도 번역료를 다 드릴 수 없다’는 메일을 받았던 적도 있고, 글 잘 쓰고 책도 낸 경쟁자(nemesis)에 대한 열등감에 사로잡혀 견딜 수 없었던 적도 있다. 어린 시절에는 식당과 당구장이 있는 지저분한 2층 건물에 사는 것이 창피했고(vulnerable), 2주에 한 번 우울증 약을 타 오며 작은 일에도 부러 행복한 척하던(fake it until you make it) 때도 있었다.

지긋지긋하고 때로 망할 것 같은 삶이었지만 그래도 일단 앉아서 버티다 보니 결국 책 한 권은 쓰게 됐다. 저자는 말한다. 투자한 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것이 인생의 진리라 해도 가끔은 버티고 버틴 끝에 찾아오는 정당한 자유의 맛도 보게 된다고. 책임과 의무만 이어지는 하루, 아쉬움과 자책이 그림자처럼 따라오는 날들 속에서 어쩌다 ‘실버라이닝’을 만나면 그냥 어린애처럼 기뻐하자고.

‘간절함’, ‘포기 안 됨’이 유일한 재능인 당신에게 이 책이 실버라이닝이 되어주길 기대한다.



★ 마음을 번역해주는 단어장



* go places: 성공하다, 성취하다 → 큰 문이 닫혀 있다면, 열려 있는 작은 문들을 찾아 집과 작업실이 있는 동네를 몰래몰래 벗어나보리라.

* strength and weakness: 장점과 단점 → 처음 무언가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객관적인 능력치나 분석이 아니다. 맹목적인 믿음과 희망이다.

* vulnerable: 취약한, 자신 없는, 감정을 드러내는 → 아무렇지 않게 약한 모습을 내보이는 것, 그것이 우리가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 having it all: 두 마리 토끼를 잡다, 다 가지다 → 바로 깨질 착각이라 해도 잠시 잠깐의 ‘다 가진 순간’에는 어린애처럼 기뻐하자.

* quirky: 매력적으로, 재미있는 방식으로 독특한 → 빨래와 반찬 걱정이 일상을 잠식하고 있을지라도 머릿속은 얼마든지 남다르고 기발할 수 있다!





◆ 본문 속으로



나와 내 삶이 아무리 지긋지긋하고 때로 망할 것 같아도 일단은 앉아서 버텨보는 능력이 조금은 발달한 것이다. 좋은 것만 쏙쏙 단물 빼먹듯이 살아갈 수는 없다는 것을 배우고 투자한 만큼 돌려받지 못하는 인생의 진리를 깨치고 버티고 버틴 끝에 찾아오는 정당한 자유의 맛을 알았다.

우정을 지키는 힘, 결혼을 유지하는 힘, 문제가 생겼을 때 외면하지 않고 정면으로 바라보고 내 힘으로 해결하려는 힘도 번역을 하면서 조금은 자랐다. 나를 향한 애정도 어쩌면 번역 덕분에 지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선택지가 없는데 이런 나라도 안고 가야지 별수 있겠나. 사랑해야지 별수 있겠나. 사랑하면 결과물이 나아진다는 걸 아는데.

-pp.84~85 (No 08.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_Fair Weather Fan)

중견 전문 번역가지만 이제 첫 책을 쓰고 있는 새내기 작가인 나는 마치 어떤 스포츠와 처음 사랑에 빠진 사람, 혹은 빅게임을 앞둔 스포츠팬이 된 것만 같다. 아직은 글쓰기의 즐겁고 신나는 면만 보이고 내 글의 장점만 보이고 장점만 찾고 있다. ‘strength’만 모으고 모아 정신력으로 무장한 다음 배짱 좋게 나가도 될까 말까인데 나의 못난 점, 약점, 결함, ‘weakness’를 따지고 있을 시간과 여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 처음 무언가를 도전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건 객관적인 능력치도 아니고 분석과 비교도 아니다. 맹목적인 믿음과 희망이다. 일단 그렇게 시작부터 해보아야 한다. 프로가 되거나 눈이 밝아지면 비교하고 좌절할 일은 원치 않아도 많으니 그건 그때로 미루기로 하자. 그전에는 무조건 나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줘도 된다.

-pp.112~113 (No 03. 나쁜 점은 덜 보고 좋은 점은 더 보길_Strength and Weakness)



번역을 하다 보면 다양한 책에서 ‘Fake it ’til you make it’이라는 유명한 문구가 나온다. 주로 자기계발서에서 “그럴 때까지 그런 척하라.”라고 주장한다. “자신감 있는 척하면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다 보면 정말 자신감이 생긴다.”, “긍정적인 척하면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 된다.”, “성공한 사람의 행동을 모방하라.” 등등. 그러나 나는 fake라는 단어를 생각할 때 나만의 ‘fake happiness’를 떠올린다. 행복하지 않지만 행복한 척을 할 수 있다고. 행복에 목마른 사람들은 작은 행복의 기미만 보여도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한꺼번에 게걸스럽게 삼키게 되는 것이고 나도 그랬을 뿐이라고.

-p.156 (No 02. 불행한 사람의 행복_Fake It Until You Make It)



언젠가부터 아이들을 다 키워놓았을 법한 중년에서 노년 사이의 여인들에게 시선이 머물렀다. 도시의 거리를 빛나게 하는 활기 넘치는 젊은 남녀의 세계는 이제는 내가 갈 수 없는 외계의 행성이었고, 중년과 노년의 여성은 머지않아 다가올 나의 미래이자 나의 정착지이자 다양한 가능성으로 보이기 시작했다. (…) 그들의 대화와 언어와 일상에서, 내가 지나쳐온 20대와 30대보다 훨씬 여유롭고 그윽한 세계를 엿보았다. 그리고 지금처럼 최선을 다해 아이를 키우고 일할 수 있을 때 열심히 해놓고 정신과 건강을 관리한다면 《행복한 은퇴》를 번역하면서 그렸던 건강한 노년에 무난히 안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품게 되었다. 어쩌면 인생의 전성기는 그때일지도 모른다고.

-pp.246~251 (No 06. 어떤 나이의 나_Women of a Certain A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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