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진 진실

만들어진 진실

  • 자 :헥터 맥도널드
  • 출판사 :흐름출판
  • 출판년 :2018-12-14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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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을 편집하는 세상에서, 진짜 믿어야 할 것들을 구분하는 법!



《만들어진 진실》은 진실이 과연 믿을 수 있는 것인가에 대해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책이다. 인간은 '진실'을 자신한테 맞게 편집하고 소비하는 존재이기에, 정치인이나 미디어에서 만들어낸 진실에 현혹당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통계와 맥락, 예측과 믿음 속에서 진짜 '진실'을 보기 위해서는 편집의 전략과 역사를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촉발된 가짜 뉴스 논란으로 속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개념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얼마나 진실이 창의적이고 다양하게, 변화될 수 있는지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예를 들어 일본의 편향된 역사교육이나 페미니즘을 정의하는 방법, 같은 통계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임금이 올랐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내렸다고 할 수가 있는지 담겨 있다. 안타깝게도 지금 이 순간에도 진실은 역사, 맥락, 통계, 도덕성, 취향, 예측이란 이름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편견을 퍼뜨리는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 가짜가 넘치는 세상에서 진실을 제대로 판단하려면 진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편집하고 유통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알아야 한다.



글로벌 기업, 정부기관의 스토리텔링 전략가가 밝히는 팩트 편집의 역사와 전략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개념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낸 책_워싱턴포스트



문제. 다음에 기술된 역사적 사건을 맞춰보시오.



이 사건으로 인해 비행기나 스테인리스, 생리대 등 운송 수단, 도구, 개인위생과 관련된 중요한 여러 기술이 개발되었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노동조합에 가입하고 투표권을 얻는 등 민주주의가 꽃피었다. 사회적 평등이 향상되었다. 수많은 영세민은 식단이 개선되면서 더 건강하고 튼튼해졌다. 유아 사망률이 감소하고 기대 수명이 늘어났다. 술 취한 사람이 줄었다. 특히 여성의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양성평등으로 가는 길을 열렸다.



정답은 1,500만 명 이상이 사망한 1차 세계대전이다.

1차 세계대전 중 영국에서는 남성에게 보통 선거권이 도입되었고, 여성의 40퍼센트 정도가 처음으로 투표권을 얻었다. 독일, 오스트리아, 러시아, 터키에서는 제국이 무너지고 보다 민주적인 형태의 정부가 들어설 길이 닦였다. 병사들은 기존에 먹던 것보다 영양가 있는 식단을 받았고, 수백만 명의 남성이 전방에 배치됨에 따라 군수품과 농산물 생산을 여성들이 맡게 됐다. 완전 고용이 이뤄져 수많은 가구의 생활수준이 높아졌다. 새로운 법률 시행으로 알코올 소비가 줄었고 가정 폭력이 감소했다. 영국 노동당 출신의 정치가이자 나중에 총리가 된 램지 맥도널드는 당초 전쟁에 반대했다. 그러나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이 반세기 동안 그 많은 노동조합과 인권주의자들이 해온 일보다 더 많은 사회 개혁을 이뤄냈다고 말했다(본문 81페이지).

물론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 전쟁을 묘사하면서 긍정적인 진실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소름끼치는 일이다. 그러나 위에 소개한 1차 세계대전의 두 얼굴은 모두 진실이다.

올해 전 세계 18개국에서 출간된 《만들어진 진실(원서명 : Truth)》는 진실은 아흔아홉 개의 얼굴을 가졌으며, 인간은 태생적으로 자신의 목적에 맞게 진실을 편집하고 소비하는 존재라고 말한다. 따라서 정치인, 경영인, 미디어가 만들어낸 진실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맥락, 통계, 예측, 믿음이 뒤섞여 있는 팩트 편집의 전략과 역사를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촉발된 가짜 뉴스 논란으로 속에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개념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워싱턴포스트)” “트위터의 가짜 뉴스에서 케이블 방송의 빅 마우스까지 당신을 흔들어놓으려는 거짓말에서 나를 지키는 법이 담겨 있다(피터 로빈스, 전 백악관 스피치라이터)”는 평을 받으며 뜨거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만들어진 진실》의 저자 헥터 맥도널드(Hector Macdonald)는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케냐에서 태어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동물학을 전공하는 저자는 4권의 스릴러 소설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이다. 이야기를 엮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보니 갖게 된 또 다른 직업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전략가’.

비즈니스 스토리텔링 전략가란 투자 유치나 혁신을 준비 중인 기업, 기관의 의뢰를 받아 그 조직의 역사, 철학, 비전을 편집, 가공해 추진하고자 하는 목적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전문가를 말한다. 저자는 에릭손, 에킨스 등 다국적 통신, 기술, 헬스케어 기업과 영국, 프랑스 정부 기관 및 비영리 단체의 혁신 프로그램을 설계한 대표적인 스토리텔링 전략가다. 그는 진실을 가공하는 일을 하면서 비즈니스 영역뿐만 아니라 정치, 역사, 통계 등 사회 곳곳에서 ‘팩트’란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진실이 편집되고 왜곡되는지 목격하게 된다. 만들어진 진실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동시에 진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사회와 조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쓰게 됐다.

진실 또는 거짓말? 문제는 편집이다



아래 두 문장을 한번 비교해보자.



- 인터넷 덕분에 전 세계 지식을 폭넓게 접할 수 있다.

- 인터넷 때문에 잘못된 정보와 증오의 메시지가 훨씬 더 빨리 확산된다.



두 문장 모두 진실이다. 하지만 ‘인터넷’이라는 말을 난생처음 듣는 사람이라면 앞문장과 뒷문장에서 받는 느낌이 확연히 다를 것이다. 모든 일에는 다양한 측면의 진실이 있다. 특정 사람이나 사건, 물건, 정책을 서로 다른 각도에서 합당하게, 심지어 똑같은 정도로 합당하게 묘사할 방법은 아주 많다. 저자는 하나의 사건, 사물을 구성하는 다양한 진실들을 경합하는 진실(Competing truths)라고 부른다. 20세기 최고의 정치 칼럼니스트인 월터 리프먼은 경합하는 진실을 이렇게 소개했다.

“우리 의견에 담긴 진실은 내가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것보다 더 큰 공간과 긴 시간, 수많은 대상에 걸쳐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의견은 남들이 알려준 내용과 내가 상상하는 내용을 끼워 맞춘 것일 수밖에 없다.”

남들이 알려주는 내용이 우리의 ‘지각하는 현실’을 구성한다. 우리는 자신의 지각을 바탕으로 행동하기 때문에 남에게 들은 사실은 우리의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어떤 경합하는 진실을 선택하느냐는 결국 우리의 사고방식은 물론 선택과 행동까지 결정한다.

우리는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것’에 따라 투표하고, 쇼핑하고, 일하고, 협력하고, 경쟁한다. 어떤 진실은 평생 나와 함께 하면서 중요한 선택을 결정짓고 나의 정체성을 정의한다. 어떤 것을 접했을 때(회사의 사훈, 난민 문제, 대통령 후보, 성경책, 과학적 발견, 동상 설립 관련 논란, 자연 재해 등) 우리가 보이는 반응은 모두 사고방식으로부터 나온다. 극적이고 맹렬한 반응을 보이거나 무언가를 바꾸려 드는 태도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나의 생각과 행동은 많은 부분 듣거나 읽은, 경합하는 진실에 달렸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내가 무엇에 영향을 받아서 물건을 사고, 어느 정치가를 지지하고, 특정한 유명인을 비난하고, 어떤 대의를 위해 싸우는지 알고 싶다면, 그리고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우리는 경합하는 진실이 어떻게 작동하고 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아야 한다.

저자는 문화권과 국가를 가리지 않고 놀랄 만큼 다양하고 창의적이며 때로는 충격적인 경합하는 진실을 소개한다. 이 중에는 일본의 편향된 역사 교육과 닮은 이스라엘의 교과서 논쟁(본문 78페이지), 수십 년간 마약 묘사의 변천사(본문 185페이지), 페미니즘을 정의하는 방법(본문 277페이지)이 있다. 정치인들은 같은 통계를 활용해 어떻게 임금이 올랐다고 말하면서도 동시에 내렸다고 할 수가 있는지(본문 143페이지), 자율 주행차의 도입이 왜 입법 기관들에게는 일종의 ‘테스트’가 될 것인지도 살펴본다(본문 51페이지).





“가짜가 넘치는 세상에서 진실을 판단하는 법”

진실의 4가지 분류와 편집 전략들



안타깝게도 지금 이 순간에도 진실은 역사, 맥락, 통계, 도덕성, 취향, 예측이란 이름으로 현실을 왜곡하고, 편견을 퍼뜨리는 용도로 악용되고 있다. 가짜가 넘치는 세상에서 진실을 제대로 판단하려면 진실을 자신의 입맛에 맞게 편집하고 유통하는 다양한 방식들을 알아야 한다. 저자는 부분적 진실(역사, 맥락, 통계, 스토리), 주관적 진실(도덕성, 취향, 가치), 인위적 진실(단어, 사회적 산물, 이름), 밝혀지지 않은 진실(예측, 신념) 등 4가지 영역으로 경합하는 진실을 구분하고 이를 편집하는 전략 31가지를 재미있는 사례와 함께 상세히 소개한다(목차 참조).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진실을 편집하는 법#2 어지럽히기

불편한 진실을 다른 수많은 진실 속에 파묻어버리는 작전. 2016년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주마 대통령은 굽타 가문과의 정경유착과 경제 불황이 정권퇴진 문제로 까지 비화되자, 영국 홍보회사 벨포틴저를 고용한다. 벨포틴저는 국민들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남아공의 빈부격차 문제를 아파르트헤이트(과거 남아공의 인종차별 정책)에 빗대어 ‘경제적 아파르트헤이트를 끝내자(#Endeconomicapartheid)’는 운동을 펼친다. 백인과 흑인과의 빈부격차가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서, 이 운동은 힘을 발휘해 주마 대통령과 굽타 가문의 정경유착 문제는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게 된다(본문 63페이지).



진실을 편집하는 법#9 숫자를 더 크게 혹은 더 작아 보이게 하라

어느 숫자가 특별히 중요하다는 사실을 납득시키고 싶을 때는 숫자를 관련된 맥락 속에 넣어 더 많은 의미를 지닌 진실로 바꾼다. 2010년 중국의 폭스콘에서는 직원 18명이 자살을 시도했고 그 중 14명이 죽었다. 폭스콘은 애플, 삼성, 델, 소니 등 여러 글로벌 브랜드의 다양한 제품을 제조하는 회사여서 이 소식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그러나 2010년 당시 폭스콘 직원은 100만 명에 가까웠다. 인구 10만 명당 연간 자살율이 1.5명이라는 얘기다. 중국의 인구 10만 명당 평균 자살율이 22명이다. 다시 말해 폭스콘의 자살율은 중국 평균의 7퍼센트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14명이라는 눈에 띄는 숫자가 훨씬 긍정적인 내용의 경합하는 진실을 가려버린 셈이다(본문 129페이지).



진실을 편집하는 법 #16 집단의 특수성을 강조하라

보편적 도덕 법칙이라고 충분히 주장할 만한 도덕적 진실이 하나있다면 ‘서로를 죽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집단의 특수성을 강조하면 이런 도덕적 진실도 바뀔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S. L. A. 마셜 준장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미군 중 전투에서 무기를 발사한 사람은 4분의 1도 안 되었다. “전투가 실패하는 원인 중 가장 흔한 것은 ‘죽을까 하는 두려움’이 아니라 ‘죽일까 하는 두려움’이다.”그래서 오늘날 군인은 수많은 방법으로 살인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한다. 총검으로 찌르고 총을 쏘는 연습을 반복한다. 그러나 정작 살인의 도덕적 프레임을 새로 짜는 것은 ‘언어’다. 군인은 일상용어와는 다른 언어를 사용한다. 전장에서 사람을 죽이는 것은 살인이 아니다. ‘죽이는’ 것조차 아니다. 군인은 적과 ‘교전하고’ 적을 ‘쓰러뜨린다.’ 나를 죽일 수도 있는 적군을 죽이는 행위에는 ‘정당방위’라는 프레임이 씌워진다. 그리고 그 행위는 무엇보다 공적인 의무다(본문 194페이지).



진실을 편집하는 법#27 이름이 인식을 규정한다

파타고니아 이빨고기는 그 기괴한 외모와 이름 때문에 인기가 없는 물고기였다. 그런데 1977년 미국의 생선 수입업자인 리 란츠는 칠레에서 이 물고기를 발견하고 ‘칠레 농어(농어와의 실제 어떤 연관도 없는 물기다. 우리나라에서는 메로로 불린다)’란 이름을 붙여 수입한다. 이후 이 물고기는 세계적 인기를 모은다. 이제는 개체수가 급갑해 칠레 농어 먹지 않기 캠페인이 벌어질 정도가 됐다(본문 318페이지).



저자는 진실을 편집하는 것이 꼭 나쁜 용도로만 쓰이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팩트 편집 전략을 활용해 진실을 보다 건설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진실은 사람들을 통합하고, 용기를 불어넣고, 세상을 바꾸는 데 쓸 수 있다. 적절한 진실을 고르면 회사를 하나로 뭉치게 하고, 군인들에게 용기를 불어넣고, 신기술 개발을 앞당기고,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조직 전체에 열정, 창의성 그리고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 선택은 진실을 활용하는 사람의 선택에 달려 있다.





책 속으로



경합하는 진실의 훌륭한 비유 대상이 바로 사진이다. 사진을 찍으면 카메라는 정확히 카메라 앞에 있는 것들만 포착한다. 우리가 현실을 인식하는 방법도 이와 비슷하다. 프레임 안에 뭐가 들어갈지는 촬영자가 정한다. 줌 기능을 써서 프레임 안에 들어가는 물건들의 크기를 바꿀 수도 있고, 어느 하나에 초점을 맞출 수도 있으며, 플래시를 터뜨리거나 일부러 노출을 줄이는 식으로 밝기를 조절할 수도 있다. 카메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한 장면에서 수천 장의 다른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사진에 뭘 담을지 선택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뭘 담지 않을지를 선택할 수도 있다. 도린 이모가 사진 찍히기를 싫어한다면? 카메라를 돌리거나 사진에서 이모는 처음부터 존재하지도 않은 것처럼 편집하면 된다. 의사소통 과정에서도 인간은 똑같이 행동한다. - p56



수많은 미국인에게, 노예 제도나 이후에 이어진 남부 지역의 흑인차별은 미국 역사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적인 부분이다. 그러나 노예제 폐지 이후에도 남부의 주들은 악명 높은 짐크로법을 제정해 모든 공공시설에서 흑인과 백인을 분리시켰다. 학교, 버스, 식수대까지 확대된 이 분리 정책은 1965년까지 실행되었다. 같은 기간 진행된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KKK 운동은 흑인과 유대인, 시민운동가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2015년 텍사스주는 미국사를 가르칠 때 짐크로법이나 KKK를 일절 언급하지 말라는 새로운 교육 지침을 발표했다. 텍사스주의 새로운 교과서를 사용하는 공립학교 학생 500만 명은 남북전쟁으로 60만 명이 넘게 죽었고 전쟁의 주된 원인은 ‘각 주의 권리’ 문제였다고 배운다. 여기서 남부의 주들이 가장 지키고 싶었던 ‘권리’는 사람을 사고팔 권리였다. 미국의 학교에서 노예제 및 인종차별을 생략하고 축소해서 가르친 결과는 오래도록 미국인에게 영향을 미칠 것이다. 주 정부 교육위원회가 일부러 담을 쌓지 않더라도 이미 미국인들 사이에 역사 인식의 간극은 벌어질 대로 벌어져 있다. 2011년 퓨리서치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한 미국인들 중 남북전쟁이 ‘주로 노예제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38퍼센트에 불과했다. - p77



심리학자 폴 로진은 학계에서 나름의 악명을 떨친 인물이다. 그가 설계한, 색깔로 인간의 혐오 반응을 관찰하는 실험 때문이다. 그는 실험 대상자들에게 이제 막 포장을 뜯은 완전 새것인 환자용 변기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 변기가 한 번도 사용된 적이 없다는 얘기를 반복적으로 들려줬고, 실험 대상자들도 기꺼이 수긍했다. 그러고 나면 그는 그 변기에 사과 주스를 가득 채워 실험 대상자에게 마셔보라고 했다. 이럴 때 대부분의 사람은 거절한다.

인간은 변기와 오줌 사이의 연관을 너무나 강하게 인식해왔기 때문에 변기에 담긴 주스를 마시기가 힘들다. 로진의 실험 대상자들도 변기 속 주스를 마신다는 생각에 혐오를 느꼈다. “완전 새것이고, 소변은 없으며, 전혀 오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는데도 말이다.” 물건은 그냥 물건이 아니다. 물건에는 맥락이 있다. 그 맥락이 해당 물건에 대한 우리의 시선을 좌우한다.

-p100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이 일부 우리 도심보다 더 안전하다.” 시카고의 살인사건과 아프가니스탄에서 죽은 ‘미국인’의 수를 비교한 내용을 그가 잘못 기억했거나 아니면 일부러 잘못 표현한 것이다. 2001년에서 2016년 사이 시카고에서는 기록상 7,916명이 살해되었고, 같은 기간 아프가니스탄에서는 2,384명의 미국인이 죽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으로 사망한 사람의 ‘총 수’는 이보다 훨씬 많다. 아프가니스탄에 체류한 미국인이 시카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당연한 사실을 생각하면 전쟁으로 사망한 미국인의 ‘비율’은 시카고의 살인율보다 훨씬 높다. 트럼프의 발언은 아프가니스탄보다 (훨씬 많은 미국인이 살고 있는) 시카고에서 더 많은 미국인이 죽었다는 데까지만 사실이다. 그런 논리라면 태양 위에 사는 편이 더 안전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다. -p153



2002년에서 2011년 사이 외국인 혐오자로 분류된 헝가리인의 비율은 24퍼센트에서 34퍼센트 사이를 오르락내리락했다. 그리고 그때부터 비율이 눈에 띄게 오르더니 2016년에는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인 53퍼센트에 이르렀다. 외국인에 대한 혐오와 불신이이토록 극적으로 증가한 원인이 뭘까? 2015년 시리아 및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수십만 명의 인구가 헝가리로 들어왔다. 그러나 그 대다수는 헝가리를 최대한 빨리 통과해 독일이나 오스트리아로 갔다. 이 해 헝가리가 받은 망명 신청은 11만 7135건(유럽에서 인구당 비율로는 최대)이었지만, 승인된 것은 502건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헝가리인은 이민자를 실제 만나본 적조차 없었다.

이민자에 대한 직접 경험의 부족을 과도하게 메워준 것은 헝가리 정부였다. 정부에서 출연한 어느 광고는 이렇게 말했다. “파리 테러 공격이 이민자 짓임을 아십니까?” 이런 것도 있었다. “유럽에서 이민자 위기 발발 후 여성 성추행이 증가한 것을 아십니까?”

2015년 초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민자 반대 캠페인을 시작하자, 외국인 혐오증이 급증했다. 이민자에 대한 시각과 관련해 총리의 선전 활동은 새로운 경합하는 진실을 아주 효과적으로 퍼뜨렸다. 결과적으로 외국인 혐오자로 분류된 헝가리인의 비율은 계속 늘어나 사상 최고치를 찍었다. 헝가리에 남은 이민자나 망명 희망자는 거의 없었는데 말이다. -p227



중국 정부는 현재 금융 신용 점수를 개인의 법률·사회·정치적 입장에 대한 평가와 결부시켜 각 시민에 대한 단일한 신뢰도 평가제를 만들려고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사회적 신용 등급’에 따라 각 시민은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나 국가 자원이 달라진다. 이제 중국인들은 공중도덕을 몇 번 이상 어기거나 주차위반 딱지를 뗄 경우 기차에서 좋은 좌석 예약, 인기 있는 아파트 입주, 우수 학교 진학 등에서 배제될 수 있다. 이 시스템을 설계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한 곳에서 신뢰가 깨지면 모든 곳에 제한을 가한다.”

중국의 사회적 신용 등급 시스템은 수백만 명의 삶을 심각하게 바꿔놓고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한 것은 사람들에 대한 사소한 정보 하나하나까지도 점점 더 많이 저장되고 디지털화되고 있으며, 또 그런 추세가 새로운 빅 데이터 분석 기술과 결합됐기 때문이다. 이제는 수집되는 정보가 너무 많기 때문에 정부와 기타 힘 있는 기관들이 그 정보를 이용해 더 많은 사회적 산물을 만들어내고, 또 그것을 이용해 우리가 별로 원치 않는 방식으로 내 삶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그런 일이 벌어졌을 때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항은 사회적 산물은 인위적 진실이고, 그렇기 때문에 바꿀 수 있다는 진실이다. 우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언제든 우리가 뭉쳐서 그 새로운 사회적 산물을 바꾸거나 제거할 수 있다. 사회적 산물이라는 진실이 의미를 갖고 힘을 갖는 것은 오직 우리가 다 함께 동의할 때이다. -p301





추천사



명쾌하며, 현명하고, 명료하다…세상을 바라보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놓을 책.

_ 애덤 그랜트 (《오리지널스》 《옵션B》 저자)



트위터의 가짜 뉴스에서 케이블 방송의 빅 마우스까지 당신을 흔들어놓으려는 거짓말에서 나를 지키는 법이 담겨 있다.

_ 피터 로빈스 (전 백악관 스피치라이터)



명백해 보이는 진실조차도 사람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을 멋지게 설명한다.

_ 매트 리들리 (《붉은 여왕》 저자)



팩트 편집 전략에 관한 교묘한 안내서…진실을 위해서든 속임수를 위해서든 커뮤니케이터가 현실을 어떻게 왜곡하는지 밝혀낸다.

_ 윌리엄 파운드스톤 (《당신은 구글에서 일할 만큼 똑똑한가 》 저자)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 얼마나 허무맹랑한 개념인지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_ 워싱턴포스트



재미있다…역사, 경제는 물론 정치까지 다양하고 매혹적인 이야기들을 통해 진실의 ‘미끄러움’을 보여준다.

_ 뉴욕타임스



비즈니스 스토리텔러의 흥미롭게 재미있는 이야기…어떻게 의심스러운 정보와 편견으로 가득한 확신이 화학 작용을 일으켜 진실을 ‘만들어’ 내는지 명쾌하게 풀어냈다.

_ 커커스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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