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지루한 여행을 떠났으면 해

  • 자 :이지나
  • 출판사 :북하우스
  • 출판년 :2018-11-19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9-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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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같은 속도로 걷는 날이 우리 인생에 얼마나 될까?”

휴가와 빨간 날에만 여행을 떠나는

평범한 보통 가족의 조금 다른 여행 이야기



필리핀, 베트남, 러시아, 카자흐스탄, 핀란드, 에스토니아, 케냐, 탄자니아, 스리랑카, 헝가리, 폴란드, 미국… 5년간 15개국, 30개 도시를 다녀온 호기심 충만한 가족의 여행 기록.

스무 살 무렵 캐나다에서 3개월, 케냐와 탄자니아에서 3개월을 시작으로 26개국을 여행하며 열정 가득한 이십 대를 보낸 이지나 작가. 이십 대의 마지막 해에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하고, 몇 년 후 아이를 낳았다. 출산과 육아라는, 인생에서 처음 겪어보는 일들로 인해 자주 당황하고 때론 자신을 잃기도 했지만, 아이로 인한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고, 셋이 되어 만나는 세상은 다채로운 깊이의 즐거움과 행복이 있었다. 두 사람은 동동거리며 아이를 돌보았고, 그렇게 뜨겁고 치열한 여름을 보낸 후 아이가 아장아장 걸음마를 시작할 무렵 다시 여행을 시작했다. 이제는 세 사람이 함께 떠나는 여행을.

지난 5년간 세 사람이 서로의 손을 잡고 걸은 곳만 해도 15개국, 30개 도시가 넘는다. 이 책은 그 5년간의 기록을 시간과 공간을 넘나들며 풀어놓으며, 가족과 함께 떠나는 여행의 속도와 온도에 관하여 말한다. 케냐 마사이마라의 넓은 초원, 핀란드 헬싱키의 감각적인 공간들, 스리랑카 콜롬보의 빛바랜 기차와 고풍스러운 건물 등 이국의 다채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이들의 여행 기록은 제4회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금상을 수상했다.





“우리는 찬찬히 걸었다.

작은 풀꽃 앞에서도 머물며, 골목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았다.”

떠나면 그리워질 사람과 함께한 가슴 설레는 여행의 순간들

카카오 브런치북 프로젝트 금상 수상작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 다시 만난 세상은 어떻게 다를까? 혼자 여행을 다니던 시절 저자는 빠듯한 예산과 빡빡한 일정 속에서 하나라도 더 보려고 달음질을 치고, 밤늦게 숙소에 돌아와 온종일 다녀온 곳을 헤아려보며 뿌듯하게 잠이 들곤 했다고 말한다. 그땐 그대로 좋은 여행이었다고. 그러나 아이와 함께하는 여행은 여행이라는 경험에 새로운 깊이와 시각을 부여했다. 눈에 띄는 모든 것을 궁금해하며 한 걸음 한 걸음 경탄과 설렘으로 걷는 아이와 함께, 아이의 보폭에 맞춰 느린 걸음으로 마주한 세상에는 바쁘게 사느라 미처 모르고 지나쳤던 아름다움들이 존재했다.

저자는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작고 사소한 것에 스며 있는 감동들”을 찾아내 단정한 필치로 독자에게 전한다. 아이와 가족을 배려하는 샌프란시스코의 평탄한 보도블록, 길고양이를 먹이고 어린 거북을 돌보는 스리랑카 사람들, 걷다 보면 가려고 마음 먹었던 곳을 자연스레 모두 만나게 되는 작은 도시 탈린의 오래된 골목 등 저자만의 섬세한 시선으로 포착한 이야기들은 우리로 하여금 여행의 또 다른 가능성을 깨닫게 한다.





“아무것도 부족하지 않고, 어느 것도 욕심나지 않는다.

전부 다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이미 가득 차 있으므로.”

일상과 여행의 균형 잡기,

인생이라는 퍼즐을 완성하는 법에 대하여



혹시 직업 여행가가 아닐까 싶을 만큼 풍부한 여행 경험을 지닌 이지나 작가는 디자인 브랜드를 이끄는 디자이너이며, 그녀의 남편은 평범한 직장인이다. 이들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주어진 휴가와 빨간 날에 맞추어, 일상에 작은 틈이 생길 때마다 떠나고 돌아왔다. 저자는 “여행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것은 일상”이므로, 일상과 여행의 균형을 누구보다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현실적인 보통 가족의 여행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여행은 결혼과 육아만큼이나 한 사람의 일생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저자 역시도 여행을 통해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법을 배웠고, 여행이 그렇듯 살아가는 방식도 저마다 다름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다양한 사람이 각자의 퍼즐을 완성해가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임을 배웠다고. 그렇기에 타인의 퍼즐을 비교하거나 부러워하지 않는다.

편식하는 아이를 재촉하지도 않는다. 그저 경험을 통해 아이가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맛을 배워가기를 바랄 뿐이다. 자신 역시 그랬으므로. 그녀에게 여행은 인생의 지침서이자 지혜로운 육아서이자 사랑을 노래하는 시와 같다. 이 책에는 저자가 여행을 하며 그러모은 생각들을 맑고 담백한 언어로 풀어냈다. 작은 집에 살고, 짐가방 하나 들고 떠나도 부족함 없이 누릴 줄 아는 저자의 이야기가 경쟁에 지친 일상을 어루만지며, 인생을 조금 더 자유롭고 넉넉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여행을 떠난다. 떠나면 가장 보고 싶을 사람들과 함께.”

어딘가로 떠날 수 없는 날,

마음에 환기와 온기가 필요한 당신을 위해



이지나 작가와 그녀의 남편은 아름다운 사진을 통해 여행의 장면을 풍성하게 기록해놓았다. 장장 7만 장의 컷 중에서 고심 끝에 선별한 96컷의 사진이 섬세한 문장들 사이사이를 아름답게 수놓고 있다. 이 책에 수록된 사진 중 일부는 후지필름 스토리사진전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다.

마사이마라 넓은 초원에서 기린과 함께 달리고, 에르미타시 미술관에 걸린 마티스의 그림 앞에서 아이와 춤을 추고, 시기리야 바위 요새의 돌계단을 걷고 또 걸어 거대한 사자 발톱을 만나는 그 순간, 이 호기심 충만한 가족이 느낀 감격과 떨림이 글과 사진 너머로 생생히 전해져온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이기에 더욱 가슴 설레는 여행의 순간들이 감각적인 이미지와 함께 펼쳐지는 이 책은 망설이는 이에겐 용기를 부추기고, 당장 떠날 수 없는 이에겐 한 줄기 바람 같은 위로를 선사할 것이다.





이따금 바람결에 눈물이 툭툭 떨어졌다. 임신 기간의 자유로움과 명랑함은 온데간데없었다. 여행은커녕 혼자 마음대로 나가서 돌아다닐 수도 없는 삶은 그동안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내 삶이 한순간에 너무 바뀌어서 어디부터 뭐가 얼마나 달라졌는지 헤아려볼 수도 없었다. 아, 그래서 다들 아기가 배에 있을 때가 편하다고 했구나.

하지만 그래도 나는 내 안에 있던 얼이가 내 곁에 있는 게 좋았다. 그건 다른 무엇과 바꿀 수도, 다른 무엇에 비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얼이를 품에 안고 온기를 느낄 수 있어서 따스했고, 작고 보드라운 손을 잡고 있으면 손 안에서 심장이 콩콩 뛰었다. 향긋한 아기 냄새가 내게서도 났고, 눈을 맞추고 있는 것만으로도 배시시 웃음이 흘러나왔다.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감정들을 알게 되었다. 감정은 더 깊은 곳에서부터, 더 사소하게 피어올랐다.

- 본문 23쪽, 〈셋이 떠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중에서



그토록 치열하고 고된 여름을 보내면서도 끝내 지치지 않았던 것은, 내가 언젠가는 이 계절의 기억들을 꺼내어 보며 그 온기로 마음을 데우고 그리워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었다. 육아를 하면서, 이런 날들이 빠르게 지나가고 그다지 길지 않으리라는 것은 가장 큰 위로이자 깊은 아쉬움이었다. 그리고 그 사실이 내게 그 시간의 고단함을 지나갈 힘을 주었다.

계절은 쉼 없이 흘러가고, 아이는 멈추지 않고 자라고, 다시금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했다.

가을이 왔다.

비로소 우리는 다시 떠날 준비가 되었다.

- 본문 26쪽, 〈셋이 떠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중에서



거리의 보도블록이, 그 길을 걷는 사람들이, 기꺼이 즐겁게 아이와 가족을 배려해주었고, 우리는 마음 놓고 편안히 거리를 함께 걸었다. 언제나처럼 감동은 아주 작고 사소한 것에 스며 있다. 내가 이 도시에 반한 것은 거대하고 아름다운 금문교나 세련되고 멋스러운 건물들, 혹은 유려하게 길을 오르내리는 케이블카가 아니었다. 나는 샌프란시스코의 보도블록에 반했다. 그 단단하고 평탄하고 사려 깊은 면에 마음이 녹았다.

- 본문 52쪽, 〈부모와 아이가 함께〉 중에서



“얼이에게 넓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어서 그렇게 여행을 하는 거예요?”

생각지 못한 질문이었다. 우리는 몇 주 전 얼이와 함께 아프리카 케냐와 탄자니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참이었다.

지금까지 얼이와 함께한 여행 중 가장 먼 여행을 다녀왔으면서도 왜 그 질문이 그토록 생경하게 들렸을까? 나는 대답했다. 내가 얼이에게 줄 수 있는 사랑은 얼이와 함께 있는 것이고, 우리가 늘 같이 있기 때문에 얼이와 함께 여행을 가는 것이라고. 그리고 말했다.

“넓은 세상을 보는 건 내가 좋아해!”

걸음을 늦추고 어느새 곁에서 우리의 대화를 듣고 있던 남편도 웃으며 덧붙였다.

“우리가 좋아서 가는 거지 뭐, 하하!”

사실이었다. 우리가 좋아서. 설레서. 가슴이 뛰어서. 우리가 아직 보지 못한 세상을 좀 더 보고 싶어서.

- 본문 93쪽, 〈멀리, 함께 가기〉 중에서



우리는 그 도시에서 집을 빌려 하룻밤을 지냈다. 장을 봐서 아침을 차려 먹고, 얼이가 탄 유모차를 밀면서 걸어 나와 도시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탈린이 좋아졌다. 시선을 두는 곳마다 세월이 켜켜이 쌓여 찬연하게 빛을 내는 골목과 집들도 좋았고, 걷다 보면 가려고 마음먹었던 곳을 자연스레 모두 만나게 되는 작은 도시라서 좋았다. 같은 골목을 여러 번 지나가도 시간과 사람과 구름과 햇살이 그 위로 아로새겨져 시시각각 다른 길을 걸었다.

우리는 찬찬히 걸었다. 작은 풀꽃 앞에서도 머물며, 골목 하나를 오래 들여다보았다.

- 본문 107쪽, 〈느린 여행〉 중에서



“엄마, 저 위에 올라가면 사자 발톱이 있대! 지금은 없어졌지만, 예전에는 엄청 커다란 사자가 있었대. 정말 신기하지?!”

그 높은 바위산을 오르는 동안 지치지 않았던 얼이는 마침내 사자 발톱을 만나자 탄성을 질렀다.

감정이란 절대적인 것이 아니어서 각자 가지고 있는 서사에 따라 각기 다른 감동의 순간을 맞이한다. 나름의 감격이 여행 곳곳에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는 여행을 떠나기 전 우리가 좋아하는 이야기들을 그러모아 가방에 담는다. 그림과 영상과 음악으로 짐을 꾸린다.

- 본문 151쪽, 〈여행을 위한 준비〉 중에서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지인들이 스리랑카가 어땠는지 묻길래 이런 이야기들을 들려주었다. 어린 바다거북과 아기 코끼리를 돌보는 나라에 대해서. 아이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길고양이를 보살피는 사람들에 관해서.

챙겨갔던 자물쇠는 스리랑카를 여행하는 내내 가방 속에서 꺼내본 적도 없다. 기차에 물건들을 턱턱 올려놔도 아무것도 잃어버리지 않았다. 오히려 무거운 짐을 들고 있으면 들어주겠다며 손을 내밀고 옆자리를 비워주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먼저 인사를 건네고, 함께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이런 이야기를 했더니, 듣고 있던 한 언니가 말했다.

“스리랑카는 선진국이네.”

- 본문 160쪽, 〈좋은 나라〉 중에서



우리 삶의 어떤 것은 가라앉은 돌멩이처럼 세월에 닳더라도 그 자리에 오래도록 머물러 있을 것이고, 어떤 것은 나뭇잎처럼, 꽃잎처럼, 물고기와 잠자리처럼, 그림자처럼 우리를 두드리고 물 위로 떨어져 흔적도 남기지 않고 흘러갈 것이다.

흘러가는 물 위에 떨어진 무언가를 나중에 주워야지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잡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바로 지금 주저 없이 첨벙이며 물속으로 들어가 고이 건져 올려야 한다. 더 가까워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애써 거슬러 올라야 한다. 발을 적시지 않고 간직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그러니, 다시 한번 다짐한다. 망설이지 말아야지. 미루지 말아야지.

- 본문 230쪽, 〈잃어버리고 난 후에 알게 되는 것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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