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같은 빚이 쿵, 떨어졌다.
그리고 만난 남자.
“난 재미도 중요시 하는 사람이라.”
“3일 준다. 3일 안에 결정해서 가져와.”
계약서만 남기고 떠났다.
[본문 중]
“절 다른 데 팔아먹을 거예요?”
“그럴 리가.”
한술을 거하게 푸는 그녀의 밥그릇이 유난히 달그락거린다.
“그럼, 절 잡아먹으려고요?”
“그러길 바라나.”
아직 음식물을 삼키지 못한 하선이 입술을 오물거리며 답한다.
“아뇨, 그 땐 그냥 혀 깨물고 죽을 건데요.”
그러다 일부러 보란 듯 목울대를 크게 움직이며 음식물을 삼킨다.
“그럼 그 전에 먹어야겠군. 그 혀.”
맞은편 밥그릇만 응시하던 도원의 시선이 곧 하선의 입술 사이로 날아가 단단히 꽂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