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뭐 같다.”
의지할 울타리가 하나도 없다, 외롭다, 힘들다, 죽고 싶다, 혼자 견디는 것이 진저리 난다, 라고 생각하다가 문득 하늘을 보고 있는 사람이 혼자만은 아님을 깨달았다. 동시에 시선을 내렸고, 응급실 문을 가운데 두고 정면을 바라본 채 고개만 돌린 두 사람은 한동안 서로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마치 하늘의 계시인 것처럼, 하늘에서 뚝 떨어지기라도 한 것처럼 오롯이 혼자 버티고만 있다고 생각했던 그에게 가희가 온 것이다. 바로 그 순간, 만약 대후의 무의식이 쳐 놓았던 결계가 있었다고 해도 완전히 와르르 무너졌을 것이다.
‘이제 나 저 아이 없음 안 될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