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에게
대신 전해 달라
허공에 손짓만 한다”
『달빛이 흐르는 밤』은 마음속에서 아름다운 감정이 흐르게 하는 전병무 시집이다.
시·가 즉 시와 노래는 예로부터 함께 따라다니는 문구이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런데 음악은 귀청이 상할 정도로 들으면서 시는 잘 읽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시를 멀리하고 읽지 않는 것은 자기 수양과 인간미를 풍부하게 하는 데 조금 부족한 행위인 것입니다. 핸드폰의 발달로 지식과 정서에 먼 게임이나 엉뚱한 곳에 시간과 정력을 허비하는 것보다는 시를 읽어 마음속에서 아름다운 감정이 흐르게 하고 올바른 사고력을 기르는 데 꼭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60~70년대엔 시집을 들고 다니는 젊은이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어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 저자 전병무 敬上
미련을 품은 기러기들이
못내 떠나기가 섭섭한지
모두 모여서
얼마나 울었던지
목이 쉬어
흐릿한 달빛을 타고
북쪽으로 가면서
작별인사를 해도
알아들을 수가 없다.
나도 차가운 밤기운에
목이 가라앉자
떠나는 기러기들한테
인사를 하려 해도
목소리가 터지질 않아
초승달에게
대신 전해 달라
허공에 손짓만 한다.
- 달빛이 흐르는 밤 中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