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으로 -
「천당에 못갈 바에야 공동변소에라도 버릴까?」
겹겹으로 싼 그것을 나중에 보에다 수습하고 나서 건은 보배를 보았다.
「아무렇기로 변소에야 버릴 수 있소.」
자리에 누운 보배는 무더운 듯이 덮었던 홑이불을 밀치고 가슴을 헤쳤다. 멀숙한 얼굴에 땀이 이슬같이 맺혔다.
「그럼 쓰레기통에라도.」
「왜 하필 쓰레기통예요?」
「쓰레기통은 쓰레기만은 버리는 덴 줄 아우― 그럼 거지가 쓰레기통을 들쳐 낼 필요가 없게.」
건은 농담을 한 셈이었으나 보배는 그것을 받을 기력조차 없는 듯하였다.
「개천에다 던질 수밖에.」
「이왕이면 맑은 물 위에 띄워 주세요.」
보배는 얼마간 항의하는 듯한 어조로 말뒤를 채쳤다.
★ 책의 특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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