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광수 시선

마광수 시선

  • 자 :마광수
  • 출판사 :페이퍼로드
  • 출판년 :2017-01-18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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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광수 40년 시작(詩作)의 총결산 자선(自選) 시집,

마광수 시선 출간



1977년 청록파 시인 박두진의 추천을 받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한 이래 40년간 8권의 시집을 출간하며 활발한 시작 활동을 멈추지 않았던 마광수가 그의 시 창작을 결산하는 자선 시집을 냈다.

1992년에 발표한 소설 즐거운 사라가 ‘음란물 제작’이란 혐의를 받아 강의 중에 체포되어 구속된 이래 마광수에 대한 사회적 담론과 문학적 담론은 대부분 ‘섹스’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이제는 다 알다시피 그는 박사학위 논문으로는 최초로 윤동주 시를 본격적으로 다뤘다. 그의 박사학위 논문 윤동주 연구는 중·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서 윤동주 해설의 전거로 쓰이고 있다.

마광수 시선은 성적 욕망의 자유로운 표현 말고도 다양하고 진지한 문학적 탐구가 담겨있고, 시에서 그의 다양한 모습을 비춰진다.



내 자서전에서 독자들은

너무나 고상한 지식인 사회에

섞여 살며 힘들어 했던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슬퍼하는 사람과



으리으리한 교회 앞에서

구걸하는 걸인을 보고

가슴 먹먹해 하는 사람과



사람은 누구나 관능적으로

행복해질 권리가 있다고 믿는 사람을

만나게 될 것이다



- ?내가 쓸 자서전에는? 中



다음의 시는 마광수가 지배 엘리트층이 아닌 일반 민중에 대해 ‘가슴 먹먹해 하는’ 시각에서 쓰여 있는 것을 보여준다.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마광수는 1970년대 연세대 재학시절 당시 진보적 연합 동아리인 기독학생회(SCA)에서 활동한 바 있다. 이 동아리에는 박원순, 최열, 서경석 등이 참여했다고 한다.



역사책은 참 이상하다

왕과 장군의 이름만 나온다.



워털루 전쟁 대목에서도,

“워털루 전쟁에서 나폴레옹이 졌다”라고만 돼 있다.



어디 나폴레옹이 싸웠나?

졸병들이 싸웠지.



역사책 어느 페이지를 들춰봐도

졸병 전사자 명단은 없다.



- ?역사? 中



세월이 흐르고 흘러 수없이 강산도 바뀌어

왕들은 죽어버려 백골조차 없지만

그 어린 궁녀들도 외로이 늙어죽어

불쌍한 모습조차 찾아보기 어렵지만



경복궁 근정전에서는

아직도 정액 냄새가 난다 피 냄새가 난다

조선조 이씨 왕족 놈들의

그 탐욕의 냄새, 그 음흉한 냄새가 난다



- ?경복궁? 中



마광수는 그의 ‘인생 3부작’이라 할 수 있는 인간에 대하여 운명 성애론에서는 동서의 문학·역사·철학 고전을 가로지르며 인문학적 통찰을 보여주었다. 그는 인문학적 탐구를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다수의 쉽고도 품격있는 에세이를 써왔다. ?잡초? 같은 시는 그의 노장적인 자연관을 명쾌하게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얼마 전에 나는 마당의 잡초를 뽑았습니다

잡초는 모두 다 뽑는다고 뽑았는데

몇 주일 후에 보니 또 그만큼 자랐어요

또 뽑을 생각을 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체 어느 누가

잡초와 화초의 한계를 지어 놓았는가 하는 것이에요



- ?잡초? 中



또 ?사치?와 같은 시는 마광수의 천진난만한 시적 감성을 보여준다. 천진난만함이야말로 시의 근본을 이루는 것이 아니겠는가.



지난번, 집중 폭우가

쏟아지던 날

지붕이 새서 천장으로 빗물이

뚝 뚝

떨어졌다.

나는 떨어지는 비를

대야에 받았다.

그때 갑자기 어릴 때 기억이 떠올라

대야 위에 종이배를 띄우고 싶어졌다.



- ?사치? 부분



마광수 시선의 대다수 시는 그의 주된 문학적 관심사인 ‘성적 욕망’ 혹은 ‘사회적 일탈’에 대한 꿈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있다. 그는 자위하듯 소설을 쓰고 시를 써왔다고 스스로는 다소 자학적으로 밝힌 바 있기도 하다. 그래서 어쨌다는 것이냐. 연세대 남형두 교수는 “마광수는 윤동주 시인 전문가였다. 재판을 받고 수감되는 아픔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과연 그를 단죄한 결과, 법원과 검찰이 원한대로 우리 사회에서 음란물이 없어졌는가.”라는 견해를 최근 한 일간지를 통해 밝힌 바 있다.



재판장은 근엄한 표정을 지어내려고 애쓰며

피고에게 딸이 있으면 이 소설을 읽힐 수 있겠냐고 따진다



내가 ‘가능성’이 어떻게 죄가 될 수 있을까

또 왜 아들 걱정은 안 하고 딸 걱정만 할까 생각하고 있는데



왼쪽 배석판사는 노골적으로 하품을 하고 있고

오른쪽 배석판사는 재밌다는 듯 사디스틱하게 웃고 있다



포승줄에 묶인 내 몸의 우스꽝스러움이여

한국에 태어난 죄로 겪어야 하는 이 희극이여



- ?사라의 법정? 부분



포승줄에 묶였던 심약한 마광수는 구속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상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문학적 소신을 꺾는 변절은 하지 않았다. 마광수 시선에 실린 다수의 시에서 그의 문학적 소신이 드러난다. 심한 자기검열에 시달리면서도 말이다.

“언제가 될는지 미리 점칠 수는 없겠지만, 어쩌면 별로 멀지 않은 시기에 마광수와 그가 남긴 불온한 유산들은 시대를 앞질러간 혁명적인 사건으로 우리의 문화 예술사에 등재될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문학평론가이자 서울대 교수인 김유중은 마광수 시집 한평생 연애주의 해설에서 쓴 바 있다. 마광수가 그의 시작 생활 40년을 정리해 스스로 선정한 마광수 시선을 통해 독자들은 그 혁명의 가능성을 감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도발적이고 대담한 성적 담론을 時에 품어냈다!

성(性) 해방을 통해 인간 해방을 말하는 마광수 교수의 시선(詩選)!



아무튼 빨가벗고 싶군, 그래서 홀가분해지고 싶군

상식도 역사도 사랑도 벗어버리고 싶군

_「빨가벗기」 中에서



마광수의 지난 삶은 한국 사회의 위선과 이중성에 항거하는 긴 여정이었다. 마광수의 문학 작품 역시 성(性)을 매개로 한 상상력으로 우리 사회의 제도화된 금기의 벽을 허물고자 하는 정면 도전이었다. 하지만 그 댓가는 가혹했다. 1992년에 발표한 소설 『즐거운 사라』가 외설이라는 이유로 강의 도중에 체포되어 구속되는가 하면 이 사건으로 교수직을 박탈당하기까지 했다. 아마도 대학 교수의 신분으로는 세계 최초로 음란물 제작 및 배포 혐의로 옥살이를 했을 것이다. 여전히 ‘변태 교수’ 혹은 ‘음란 작가’라는 꼬리표가 마 교수를 따라 다니지만 그는 오늘도 변함없이 야하게 살자고 주장한다.

마광수 교수가 말하는 야한 정신이란 ‘과거보다 미래에’, ‘도덕보다 본능에’, ‘절제보다 쾌락에’, ‘전체보다 개인에’, ‘질서보다 자유에’ 가치를 더 매기는 정신이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현실은 집단주의 문화가 매우 공고해 아직도 개인보다는 전체가, 자유보다는 기계적 질서를 더 중요한 가치로 여겨진다. 특히 성 도덕과 성 윤리는 2017년에도 우리 사회의 가장 강력한 금기로 작동하고 있다. 하지만 성에 대한 관심, 나아가 성에 대한 집착과 탐닉은 그 자체가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이다.

그의 시(時) 곳곳에는 인간 본래의 모습을 감추지 않고, 드러내려는 시도와 노력이 담겨 있다. 현대 문명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욕망들을 억압하고, 통제해왔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이런 욕망을 은밀하게 배설할 수 있는 숨은 통로를 감추어두기도 하는 이중적인 모습도 갖고 있다. 일례로 성매매특별법이 시행되었지만 여전히 성매매가 암암리에 이루어지는 현실이 바로 그런 것이다. 이런 가증스럽고 가식적인 모습에 마광수 교수는 우리 점잔 빼지 말고, 눈치 보지 말고, 당당하고 야하게 살자고 자기 목소리를 낸다.



시대를 앞서간 반항아, 시인 마광수의 40년 동안의 기록!



마광수는 국문과 교수, 소설가로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사실 마광수는 시인으로서의 역사가 더 길다. 청록파 시인 박두진의 추천으로 1977년에 〈현대문학〉에 시로 등단했다. 마광수는 문학계의 지적허영과 엄숙주의에 선을 긋는다. ‘진짜 좋은 글은 쉽게 읽을 수 있는 글’이라는 게 실제 그의 문학론이다. ‘문학적 허세’나 엄숙주의에서 벗어나 글의 가독성을 매우 중시하고, 복잡한 문장구조와 어려운 어휘들을 피하는 것이 그의 글쓰기 특징이다. 때문에 『마광수 시선』에 실린 시는 쉽고 경쾌하게 읽힌다. 또, 도덕적 설교를 늘어놓거나 자신의 철학을 강요하지 않는다.

『마광수 시선』은 첫 시집 『광마집』부터 『일평생 연애주의』까지를 망라했다. 「가자, 장미여관으로」 「빨가벗기」 「내가 쓸 자서전에는」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를 비롯한 마광수의 대표작은 물론, 40여 년간 꾸준히 이어온 그의 시사를 느낄 수 있다.



마광수에 문학은 상상력의 모험이며, 금지된 것에 대한 도전이다



마광수, 그리고 마광수의 문학에 죄가 있다면 음란한 죄가 아니라 ‘시대를 앞서간 죄’다. 마광수가 집착했던 여성의 긴 손톱은 이제 네일아트로 일상화되었고, 소설 『 즐거운 사라』 주인공 사라의 화려한 염색과 피어싱도 흔히 볼 수 있다. 시대가 변한 것일까, 시대를 앞섰던 그의 문학적 상상력은 이제 일상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옛날의 마광수와 지금의 마광수가 달라진 건 없나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전혀 없어. 똑같아. 변절은 안 했어”라고 그는 답한다. 변화와 발전이 없는 작가. 어쩌면 이 말은 최고의 찬사라고 할 수 있다. 마광수는 한 길, 한 방향으로 꿋꿋하게 나아간다. 대중과 문단에서 최고의 찬사를 받는 작가는 아닐지 몰라도 가장 독창적이고, 가장 시대를 앞선 작가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우선 손톱 긴 여자가 좋다고

말해서는 안 되는 거였다고

그리고 야한 여자들은

못 배운 여자들이거나 방탕 끝의 자살로

생(生)을 마감하는 여자여야 했다고

_「내가 쓸 자서전에는」 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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