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대 위에 몸이 앉혀졌다. 양팔로 연서를 가둔 주환이 몸을 비스듬히 숙이고는 눈을 맞춘다.
“……내가 게임을 이겼잖아요.”
“그럼, 당장 눈앞에서 꺼지라고 말해 보든가.”
그의 손이 천천히 다가오더니 귀 뒤로 머리카락을 넘겼다. 귓불을 한 번 만지작거리고는 솜털이 난 목덜미 민감한 부위를 간지럽게 쓰다듬었다.
“어서.”
재촉하는 그의 목소리가 뜨겁다. 얼굴을 더듬는 그의 시선이 더럭 겁이 날 만큼 뜨겁다.
“꺼지라고 말하지 않은 건 당신이야.”
감추고 있던 욕망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키스.
“넌 도망가기 다 틀렸어.”
“……맞아요. 틀려 버린 것 같아요.”
수십 번도 더 흔들렸던 마음이 이 남자를 향해 기울어져 있음을 깨닫는다. 다시는 찾아오지 않을 줄 알았던 설레는 감정. 끊임없이 밀어내기엔 너무도 유혹적인 감정.
“지금부터 제대로 연애해 보자.”
“…….”
“너랑 나. 우리 둘이.”
차마 거절하기 힘든 유혹에 질끈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