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균은 1920년대 우리 근대시가 지녀온 병폐, 곧 편내용주의(偏內容主義)와 감상성을 방법적으로 극복한 1930년대 모더니즘 운동의 실천적 시인이자 비평가였으며, 그 성과는 김기림(金起林), 정지용(鄭芝溶) 등과 더불어 고평 받고 있는 것이 저간의 문학사 서술의 대체적인 모습이다. 이러한 점에서 김광균은 우리가 한국 근대시의 창작방법을 논구하려 할 때 의미 있게 거론될 수 있는 시인이라 할 수 있겠다.
‘김광균’하면 빼놓을 수 없는 단어, 바로 모더니즘이다. 모더니즘은 당대 현실에 대한 위기의식과 현실에 대한 부정의 세계관으로 생성된 미학 이념으로 거기에서 사회성을 탈각시킬 경우 그것은 기법 위주의 형식주의로 탐닉할 위험성을 가지게 된다. 1930년대의 한국 모더니스트들은 내용보다는 대상을 감각적으로 표현하는 방법에 심혈을 기울였는데, 그러한 일반적 흐름과는 달리 김광균은 독자적인 시적 개성, 곧 자신의 정서와 시적 의장을 결합시키려는 열정을 가진 시인이었다. 김광균에게 모더니즘은 자신의 그러한 비애와 소외를 방법적으로 그려내는 일종의 미적 의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