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

  • 자 :정희선
  • 출판사 :RHK
  • 출판년 :2015-07-17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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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의 가능성, 100%의 열정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



300종이 넘는 마약 검사 끝에 사인을 밝혀낸 가수 김성재 사망 사건

프랑스의 콧대마저 꺾어버린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눈에 보이지도 않는 혈흔을 분석해 완전범죄를 막아낸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DNA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공소시효 1년을 남기고 검거한 성폭행범





정의를 향한 국과수 사람들의 집념과 열정의 기록!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34년간 몸담았던 정희선 전(前) 국과수 원장이 듀스 김성재 사망 사건,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남대문 방화 사건 등 우리 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사건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국과수 연구원들의 뜨거운 열의와 집념, 그리고 구체적인 과학수사 과정을 기록한 책이다. 정희선 원장은 국과수의 역할은 “진실을 밝혀서 사망자의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며, “이것은 결국 인권과 인간의 존엄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첫 여성 수장,

정희선 원장이 말하는 국과수 이야기




현재 충남대학교 분석과학기술대학원장직을 역임하고 있는 정희선 원장은 1978년 국과수에서 약무사로 일하기 시작하면서 과학수사 분야에 첫발을 내딛었다. 그 당시 국과수 직원 100명을 통틀어 여자는 본인을 포함해 3명뿐이었을 정도로, 여성이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직업군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혈흔이 묻은 옷가지, 시신의 머리카락, 변사자의 토사물 등 사건 현장에서 증거가 될 만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수집해 실험해야 했고, 조직폭력배를 앞에 두고 법정에 서서 감정 결과를 증언해야 할 때도 있었다.

그러나 정희선 원장은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과학수사 분야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본인의 기대와 달리 출근하자마자 실험 기구만 닦고 8개월 내내 실험 보조만 하게 되자, 정말 열심히 할 자신이 있으니 주도적으로 감정을 진행하게 해달라고 상사를 설득했다. 이후 소변을 이용한 마약 검사법을 확립하는 등 10년 동안 약독물을 전문으로 다뤄오다가, 외국의 체계화된 마약 검출 시스템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덜컥 영국 외무성 장학생 프로그램에 지원해 선정되었다. 전례가 없던 일이라 처음에 연구소에서는 난색을 표했지만 정희선 원장이 일일이 부서장들을 찾아다니며 허락을 받아냈고, 그 결과 런던대학교 킹스칼리지에서 법과학 전공으로 박사후 과정에서 수학할 수 있었다.

유학을 마치고 다시 국과수에 복귀해서도 영국에서 맺은 인연을 이어갔고 영국문화원의 협조 아래 한-영 공동 법과학 심포지엄을 추진해, 다른 후배 연구원들도 영국의 선진적인 과학수사 시스템을 접할 수 있도록 도왔다. 잿더미가 된 화재 현장에 나타난 그녀가 유가족인 줄 알고 기자가 다가왔다는 에피소드에서 체감할 수 있듯이, 과학수사 분야에서는 드물게 국과수 최초로 여성 소장이 되었고, 소장을 지내는 동안 연구소가 연구원으로 승격되면서 초대 원장까지 지냈다.



방독면과 실험복을 입고 1층 옷가게를 통해 2층으로 들어갔는데 어디가 어디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현장이 전소되었고 화재 잔사만 남아 있었다. 화재연구실 직원들은 전형적인 화재 냄새와 분진이 가득한 곳에서 벌써 3일째 꼬박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그들의 모습에 마음이 찡했다. 화재 현장을 둘러보고 시장 길을 걸어 나오는데, 대기하던 기자 중 한 명이 급하게 다가와서 나에게 유가족이냐고 물었다. 한 여성이 화재 현장에서 나오니 기자 입장에서는 누구인지 궁금해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_ 본문 142쪽 「잿더미를 가지고 사건을 규명하다」 중에서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은 정희선 원장이 국과수에 입사해 여성 법과학자로서 활약한 개인의 기록이자, 0.1%의 가능성에 매달려 온 힘을 쏟아내 미제의 사건을 해결하는 국과수 전 연구원들의 집념과 열정의 기록이다. 1장 〈오직 진실을 향한 뜨거운 집념〉은 듀스 김성재 사망 사건,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등 국과수에서 해결한 굵직한 사건을 모았고, 2장 〈수사는 과학이다? 수사는 창조력이다!〉는 창의력을 발휘해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간 사건들을, 3장 〈사회의 어두운 조각을 수집하는 사람들〉은 미세물질실, 영상연구실, 유전자분석실은 물론, 평소에는 잘 접하지 못했던 최면수사를 진행하는 범죄심리실이나 총기연구실 등 과학수사의 세세한 분야를 짚었다. 마지막 4장 〈국과수에서 불량식품을 조사한다고?〉에서는 가짜 참기름 판별, 프로포폴과 위조 다이어트 약물, 비아그라 등 바로 우리 곁에서 활약하고 있는 국과수의 사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작은 단서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창조성,

섬유 한 올로도 범인을 찾을 수 있다는 집념




1910년 세계 최초로 프랑스에 과학수사연구소를 차리고 ‘프랑스의 셜록 홈스’로 불리던 에드몽 로카르Edmond Locard는 “두 개의 물체가 접촉하면 반드시 두 물체에 묻어 있는 물질이 교환된다”며, 현장에서 발견된 섬유나 머리카락 등의 미세한 흔적을 증거로 범인을 찾아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연쇄살인으로 구속되었던 강호순의 경우 단순한 살인사건으로 끝날 뻔했던 것을, 국과수 연구원들이 강호순이 입었던 점퍼에 묻은 나노그램 단위의 모기 눈물만 한 혈흔을 찾아내 그의 연쇄살인 행적을 밝혀낼 수 있었다. 그 당시 연구원들은 이미 그의 집에서 채취해온 산더미 같은 옷들의 검사를 다 끝낸 뒤였는데, 마지막 남은 점퍼에 루미놀을 뿌려 흔적을 찾다가 소매 끝 부분에서 흔적을 찾아냈다. 집념 없이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결과물이었다.



옷가지를 의뢰받은 유전자분석실에서는 우선 옷들의 외관 검사를 실시했는데 외관상으로는 혈흔으로 의심되는 어떤 물질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데 워낙 미량일 경우에는 외관 검사로는 눈에 띄지 않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산더미 같은 옷들을 암실로 옮겨 하나씩 조심스럽게 루미놀을 뿌려가며 혈흔을 찾는 작업을 실시했다. 하나씩 하나씩 꼼꼼하게 온 정성을 들여 흔적을 찾아보려 했으나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마지막 남은 점퍼에 루미놀을 뿌리곤 집중해서 옷의 앞 뒷면을 살폈지만 아무 것도 찾을 수 없었다. 끝까지 아무 흔적도 찾을 수 없나 보다 하고 실망했는데 그 순간 오른쪽 소매 끝 부분에서 루미놀로 인한 형광의 푸른색이 희미하게 빛나는 것이 보였다. 이 빛깔은 혈흔과 반응할 경우에 방출되는 것이라 갑자기 연구원들 사이에 생기가 돌면서 지금까지 머리를 지끈거리게 했던 모든 것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듯했다. _본문 41∼2쪽 「모기 눈물만 한 혈흔으로 완전범죄를 깨뜨리다」 중에서



저자가 직접 참여하기도 했던 ‘김성재 사망 사건’의 경우, 경찰로부터 의뢰된 사망자의 혈액과 소변에서 미지의 성분 두 가지를 찾아냈는데, 그 두 성분의 정체를 밝히는 것이 사건 해결에서 가장 큰 관건이었다. 3만, 5만, 10만까지 화합물 데이터베이스 범위를 넓혀 성분을 찾으려 했지만 일치하는 것이 없어 답답한 마음이 얼마나 컸던지 꿈속에서조차 다들 실험을 계속해나갔을 정도였다. 결국 13만 화합물 데이터베이스에서 미지 물질의 화학명을 밝혀냈고, 덕분에 수사가 급물살을 탈 수 있었다. 석해균 선장의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 당시에는 총상을 입힌 범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 총기연구실 실장이 직접 아덴만으로 떠나 증거물을 살펴보고 돌아오기도 했다.

또한 저자는 ‘창의력’을 발휘해 사건을 재구성하는 법과학자들의 모습에서 “호기심 가득한 과학자의 근성”이 느껴졌다고 말한다. 숭례문 화재 사건 당시 목격자의 진술과 경찰 쪽의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유력한 용의자를 찾았는데, 그가 화재 당시 숭례문에 있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만 했다. 이에 사건을 의뢰받은 국과수 미세물질실 담당 연구원은 용의자의 운동화를 현미경으로 관찰해 거기에 묻은 붉은색 물질을 찾아냈고, 이것이 숭례문 누각의 페인트 성분과 같음을 증명했다. 저자는 작은 단서에서 사건을 재구성하는 데 필요한 창의성이야말로 법의학자들에게 꼭 필요한 자질로 꼽았다.



운동화를 현미경으로 검사하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조금씩 움직이며 관찰하다 보니 현미경을 통해 운동화 앞 부위에 희미한 붉은색이 보였다. 중요한 증거가 될 것 같아 붉은 물질을 자세히 분석해보았다. 각종 장비를 이용해 실험을 진행한 결과, 운동화 앞 부위에 묻은 붉은색 물질이 숭례문 서쪽 기둥에 칠했던 페인트 성분과 동일한 것임이 밝혀졌다. 숭례문 누각의 페인트는 일반 페인트와 다르기 때문에, 용의자의 운동화에 묻은 붉은색 성분과 누각의 페인트가 일치한다는 것은 용의자가 숭례문 방화범이라는 사실을 확실하게 증명해주는 것이다. _본문 151쪽 「범인이 지나간 곳에는 흔적이 남는다」 중에서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한 한국의 과학수사



1955년 국과수가 설립된 이래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수준은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유전자 분석법, 마약 검출법 등 외국으로부터 도입한 기술을 국내에 맞게 개발하고, 여러 사건에 적용시켜 이제는 오히려 외국의 기술을 능가하고 있다. 2006년에 일어난 서래마을 영아 살해 사건의 경우, 국과수 유전자분석실에서 칫솔에서 구강세포를 채취해 유전자를 분석하는 기지를 발휘함으로써 냉동실에 유기되었던 영아가 사건을 신고한 프랑스인과 그 부인의 친자라는 것을 밝혀냈다. 그런데 프랑스 검찰 측에서는 국과수의 유전자 분석 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것을 트집 잡아 한국의 수사 결과를 부인했다. 그런데 곧이어 프랑스에서도 수사에 착수한 결과, 한국의 수사 결과와 동일함이 밝혀져 프랑스에서도 우리나라의 과학수사 기술을 인정했고 〈르몽드〉 지에서는 국과수를 직접 취재하러 한국을 방문하기도 했다.

그리고 아이러니하지만 성수대교 붕괴, 대구 도시가스 폭발, 씨랜드 화재,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 등 많은 대량재해를 겪으면서, 대량재해에 대처하는 과학수사 기술은 더욱 발전했다. 이에 다른 나라에서 대량재해가 발생할 경우 우리나라에 지원을 요청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2011년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당시엔 법의학, 법치의학, 유전자 분야의 연구원들이 현장에 지원을 나가 크게 활약하기도 했다. 이와 더불어 뉴질랜드 과학수사 기관 측에서 불에 타고 남은 뼛조각에서 유전자를 분리하는 기술에 관한 세미나를 요청해, 연구원들이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을 예로 들며 기술을 공유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아침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현장으로 간 전문가들은 곧 기쁜 소식을 전해왔다. 법치의학 전문가가 현장에서 시신의 치아 상태를 보고 중국인, 일본인, 한국인을 분류해내어 다른 나라에서 온 전문가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는 이야기였다. 어떻게 시신의 치아만 보고 국적을 구별할 수 있느냐는 물음에 중국, 일본, 한국에서 치아를 치료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에서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또 한 번 우리 과학기술을 세계에 알리는 순간이었다. _본문 70쪽「까맣게 타버린 시신의 정체는?」 중에서



보통은 외국에서 장비를 들여와 우리나라 상황에 맞게 다시 개발하곤 하지만, 최근에는 국과수에서 직접 장비를 발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용의자를 의자에 앉힘으로써 용의자의 생리 상태, 근육의 변화, 동공의 변화를 모두 측정할 수 있는 거짓말 탐지 의자와 스마트폰만 있으면 간편하게 현장에서 작동시켜 사기 도박에서 쓰이는 카드를 판별할 수 있게 만든 프로그램 '칫 파인더'를 개발하기도 했다.

저자는 외국에서 도입한 기술에 맞먹는, 오히려 이를 능가하는 과학수사 기술을 갖게 된 것은 모두 국과수 연구원들의 뜨거운 열정과 집념의 결실이라고 말한다. 우리는《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을 통해 우리가 익히 알고 있었던 사건의 결과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해결될 수 있었던 것인지, 그리고 이를 위해 사회의 어두운 면들을 묵묵히 마주하며 ‘과학의 힘으로 진실을 밝히는’ 국과수 연구원들의 활약과, 우리나라 과학수사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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