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님

친구님

  • 자 :이상권
  • 출판사 :자음과모음
  • 출판년 :2014-12-31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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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와 존중이 공존할 때 ‘친구님’



『친구님』은 만남과 인연, 운명, 그리고 친구에 대해 많은 생각을 불러오게 하는 작품이다. 그의 푹신한 목소리만큼이나 청소년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을 담뿍 느낄 수 있었다. 입시 위주의 교육 풍토에 숨막혀하는 현시대의 청소년과, 시대는 다르지만 그들처럼 힘든 경계의 강을 건넌 한 어른의 청소년기 이야기가 주고받는 이메일을 통해 교차된다. 씨실과 날실처럼 다른 것 같으면서도 같은 이야기가 섬세하게 직조되어 있다. 인간의 내면은 풀꽃처럼 연약한 모습이다가도 어느 순간 들풀처럼 강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삶은, 만남으로 인한 그 만남이 또 다른 만남으로 이어진 거미줄 같은 실선과 시간이 보태어져 진행형으로 흘러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속 ‘마법사’와 ‘몽상가’와의 만남, 초님과 시우의 만남, 민수와 해인의 만남, 해인과 시경의 만남, 스콧과 해인과의 만남 등. 이들은 만남 속에서 위로를 받으며 사랑하고 성장하기도 하지만 상처를 주고받기도 한다. 사랑과 상처, 위로와 성장의 공통분모는 ‘친구’이다.



『친구님』에서는 나이는 물론 동성의 틀을 벗어난 친구관계를 보여준다. 닉네임이 마법사인 시우는 오십이 넘는 작가이고 해인은 현재 고1 학생이지만 그들은 스스럼없이 비밀을 털어놓으며 메일을 주고받는다. 일상을 중계하듯, 제 단짝친구에게 수다 떨 듯 이야기한다. 작가인 시우는 해인을 아주 소중한 친구로 존중해주고 해인 또한 누구한테도 보여주지 못한 속내를 시우에게 털어놓으며 숨 막히는 일상을 견뎌나간다. 시우는 그런 해인을 받아주며 그녀를 통해 자신의 힘들었던 청소년기를 반추하고 인생의 가장 소중했던 어릴 적 친구, 초님을 찾는다. 같은 또래지만 해인 곁에 머무르며 도와주는 민수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해인을 바라보고 지켜준다. 민수는 해인에게 어떤 감정도 바라지 않는다. 그렇지만 해인은 어려울 때마다 가장 먼저 찾는 것이 민수이다. 그렇다고 민수를 이성적으로 생각하거나 좋아하는 마음은 없다. 그냥 친구이다. 어른이 된 해인과 국제 난민캠프에서 만난 스콧, 그들은 국경도 인종도 나이도 성도 뛰어넘는 특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해인에게 마법사가 없었다면, 그리고 마법사에게 해인 몽상가가 없었다면 이들은 팍팍한 일상을 연명하듯 겨우겨우 이어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로에게 이들 존재는 비상구이자, 탈출구 역할을 해주어 다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준다.

상대를 위해 끊임없이 응원을 보내주는 것, 그리고 친구를 위해 마음이든 시간이든 나누어줄 수 있는 것, 그것이 진정한 친구의 조건이 아닐까 한다. 보내주고 내주었다함은 결코 내 안에서 나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이거나 치료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작품 속 마법사가 몽상가에게 보낸 마음으로 인해 마법사는 성장기의 상처를 치료하고 단절되었던 우정을 찾고 확인하는 선물을 받았지 않았던가.

사람과 사람과의 순수한 관계보다는 인맥이나 득실을 따져 상대에게서 내가 취할 게 무엇인가부터 계산하는 것이 오히려 권장할 만한 관계라고 보고 배우는 시대이다. 그러한 관계망 하나 형성해놓지 못한 사람은 능력 없는 사람으로 취급당하기도 한다. 이러한 시대 속에 우정을 운운하는 것은 자본과 경쟁의 난무 속에서 낭만타령을 하고 있다고 비웃음을 살 수도 있다. 순수한 것은 촌스럽다고, 착한 것은 나쁘다고 말하는 이 시대에 무엇이 부끄러운 것이고 무엇이 아름다운 것인지 『친구님』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어떠한 계산도 끼어들지 않는 순수한 사랑의 호감, 그것이 강물처럼 흐를 때 사람들은 사람으로 인해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삶이 지금보다 더 풍요로워지고 따듯해지길 원한다면 가슴속 ‘친구님’을 더욱 정성스럽게 모셔보는 것이 좋겠다. 친구, 그것은 삶의 크나큰 선물이자 아름다운 덤이다.

김선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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