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민의 수필에는 이 세상과 사람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존재한다. 텍스트 안에서 작가는 주체이지만, 텍스트 외부에서도 그는 이 세상과 사람들과의 조우를 이루고자 한다. 따지고 보면 문학은 자아와 타자 사이의 만남의 이야기이고, 이동민의 문학도 작가가 전하는 타자의 이야기일 뿐인지 모른다. 중요한 것은 세상과 타자를 문학적 소재로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넘어서, 작가가 만난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 타자를 대하는 태도가 어떠한 것인가 하는 점이다. 이동민은 자아와 타자, 자아와 세상이 공존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이며 우리가 가야할 길은 어떠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그의 작품에서 거듭한다. 길은 사람이 만들지만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에 그 아름다움이 있다. 이동민은 날카로운 각과 면이 대립하는 딱딱한 사각의 공간보다는 언제나 부드럽고 긍정적인 원의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그는 세상과 인간에 대하여 균형과 절제라는 부드러움의 미학을 통하여 자신의 삶과 문학을 이끌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