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무래도… 아주 큰 실수를 한 것 같네요.”
“그래? 그런 것 같군. 잘난 네 애인을 배신하고, 나에게 눈멀어 창녀처럼 몸을 던진 행동을 말하는 것이라면 말야. 난 말이지 한 번 배신한 여자는 절대로 믿지 않아. 또 다른 남자 때문에 날 배신할 여자거든.”
지독한 모욕 앞에서 숨을 쉴 수가 없었다. 사랑하는 남자이기에 당하는 치욕이 너무 아프고 서러워 심장뿐 아니라 몸까지도 너무 아팠다.
그럼에도 다은은 낯설고 비열한 세후의 눈을 피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엇갈려 버린 시선들.
그들 죄는 아니었다. 다만 불길하고 변덕스런 운명의 장난이었을 뿐.
여자에게는 사랑은 억눌린 열망이었다.
남자에게는 사랑은 푸른 꽃이었다.
다른 남자에게 그 사랑은, 다만 캄캄한 지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