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고백할건데?”
“고백이라니?”
고백이라는 단어에 얼굴은 화끈거리고 심장은 부끄러워했다.
“고백해야지, 평생 숨어서 바라보기만 할 거야?”
“응.”
“응이라고?”
“난 평생 바라만 보다가 죽어도 좋아.”
“놀고 있네. 네가 무슨 해바라기냐? 평생 바라만 보다가 죽게.”
“진짜야, 난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
“그럼 어떤 게 사랑인데?”
혜민이 물었다.
“사랑은,”
나는 말문이 막혔다. 아니, 말을 하지 않았다. 혜민에게 사랑을 설명한다는 것은, 해바라기 꽃이 땅 속 깊이 파묻힌 뿌리에게 눈부시고 아름다운 태양을 설명하는 것과 같다. 태양을 완벽하게 설명한다 해도, 뿌리가 땅 위로 나와 직접 보지 않고서는 태양을 향한 해바라기의 마음을 이해 할 수는 없다. 사랑은, 겪어 보지 않은 사람에게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시킬 수 없는 감정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