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혁은 순간 자신의 눈에 들어온 수현의 앙 다문 붉은 입술에 시선을 두었다. 그녀는 예뻤다. 그냥 예쁜 게 아니라 정말 예뻤다. 가녀린 체구에도 들어갈 곳, 나올 곳이 확실하게 구분 되었고, 얼굴은 손을 뻗어 만져보고 싶을 정도로 예뻤다. 큰 눈망울과 오똑한 코, 그리고 붉은 입술과 하얀 피부. 웨이브 진 긴 머리. 그녀의 기억 속에 준혁은 없지만 그의 기억 속에 있는 몇 년 전 수현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성장해 있었다. 그때도 예뻤지만 지금은 ‘헉’ 소리 날 정도니까.
수현을 바라보는 준혁의 눈이 천천히 짙어졌다. 수현을 갖고 싶었다. 옆에 두고 싶었다. 생각이 점점 깊어지는 가운데 수현의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다 준혁의 눈과 마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