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들의 환호성과 여학생들의 환호성이 한데 어우러져 강당 안에 울려 퍼졌고, 나는 마치 미스코리아처럼 손을 맞춰 흔들었다. 큰 쌍꺼풀 아래 검은 눈망울이 또렷하게 빛나고, 허리까지 오는 길이에 굵은 웨이브진 갈색머리. 도도하게 다문 빨갛고 도톰한 입술. 몸매에 딱 맞으면서도 보기 좋게 줄인 남색 교복에 유양고의 포인트인 빨간색 리본도 단정하게 매달려있다. 잡티 하나 없이 하얗고 뽀얀 피부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인데, 앞에 앉은 저 녀석들은 지금 뭐하는 건데? 나는 예쁘다는 단어가 부족할 정도로 아름답단 말이다!
“여름이 시작됐네요. 모두들 하복 입은 모습 너무 예뻐요.”
마이크를 통해 나의 나긋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다시금 지겨운 환호성이 터진다. 선생님들조차 방긋 웃음이 저절로 새어나오고, 내가 머리를 쓸어 넘기니 순식간에 강당 전체가 조용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