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는 행복해질 거야.”
수영에게 하는 말인지, 자신 스스로에게 하는 말인지 알 수 없었다. 말을 마친 보애는 희미하게 번지는 웃음을 머금으면서 천천히 눈을 감았다. 그렇게 보애는 편안한 마음으로 완전한 어둠속으로 잠겨들었다. 보애의 새근거리는 숨소리를 감지한 수영이 어둠속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 마치 처음부터 자고 있지 않았다는 듯이 깔끔한 눈동자가 옆으로 움직여 곤히 잠들어 있는 보애의 옆모습을 빤히 바라보며 무거운 입술을 열었다.
“이제 나는 행복해질 거야.”
깊은 잠에 잠겨있는 보애는 답이 없었다. 한참을 보애의 동그란 옆모습을 물끄러미 응시하던 수영이 눈동자를 다시 제자리로 옮겨, 낡은 여인숙 천장을 바라보면서 나지막이 읊조렸다.
“황보애.”
천천히 상체를 일으킨 수영은 잠자리에서 빠져나와 방 한구석에 놓여 있는 보애의 명품가방을 집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