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궁금한 거 있어, 레이첼.”
“네?”
“왜 싫은 거야? 난 네가 애인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내 동생이지만 얘 진짜 장난 아니야. 키도 크고 얼굴도 잘생기고, 능력 좋지, 배경도 빵빵하지! 빠지는 거 없는데, 왜~ 왜~?”
조금 전보다는 낮은 목소리였지만 그녀의 반경 10m 이내의 사람은 들을 수 있을 만큼의 목소리였다. 레이첼은 그녀의 목소리에 담담하게 말했다.
“제가 원하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레이첼, 너 이상형이 있었어?!”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수잔이 놀랍다는 듯 말했고,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자 시에라는 자신의 ‘잘난’ 동생도 성에 차지 않는 이 콧대 높은 아가씨의 이상형이 궁금해서 다시 한 번 물었다.
“그럼 우리 레이첼의 이상형에 대해 좀 들어볼까? 어떤 남자를 원하는 거야?”
레이첼 주위에 있던 사람들 모두 그 대답이 궁금했던지 자신의 입술만 쳐다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이번에도 그녀는 담담한 듯, 아니 한층 부드러워진 표정으로 말했다.
“못생긴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