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주의 리얼리즘 문학의 창시자
인간 내면을 통찰한 고리끼의 단편모음집
고리끼의 존재를 세상에 알린 <첼카시>는 초기 작품으로, 이후 <어머니> 등에서 두드러지는 전형적인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색채는 그리 강하지 않다. 대신 인간 내면의 어두운 면에 집중하고 있다. 가령 힘에 대한 복종과 비굴함, 잔인한 폭력성, 배반 등이 주요 레퍼토리다.
이 책에 나오는 <우울>에서는 죽음 앞에서 무기력한 인간에 대해 깊이 회의하는 한 노인이 나온다. 그는 모든 게 재미없고 짜증이 나고 우울하다. 하루는 집을 떠나 며칠간 돈을 흥청망청 쓰며 한바탕 신나게 놀면서 인생의 재미를 찾으려 하지만,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서 더 깊은 우울을 절감한다.
세 번째 단편인 <거짓말쟁이>는 길에서 우연히 만난 두 노숙자들의 이야기다. 그중 프롬토프라는 한 노숙자는 잘생긴 외모에 사람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언변을 가진 남자다. 하지만 그의 일생은 온통 거짓말이다. 거짓말을 이용해 필요한 밥을 구걸하고 때론 돈을 벌었고, 사람들의 환심과 사랑을 얻었다. 하지만 과연 그만의 잘못일까? 입에 발린 거짓말을 좋아하는 건 모든 인간이 가진 속물근성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