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열전

명인열전

  • 자 :이수광
  • 출판사 :시아퍼블리셔스
  • 출판년 :2013-10-23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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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선조들은 대궐의 기와를 어떻게 만들었을까?



불과 몇 십 년 전만 해도 떠돌이 장돌뱅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우리네 생활용품을 등에 지고 전국의 장터를 누비며 팔러 다녔다. 그들이 팔던 상품은 결코 고가의 제품이 아니었으나 우리네 생활에서 떼어놓으려야 떼어놓을 수 없는 것들이었다. 지금은 우리의 기억 속에서 아스라하게 사라진 것들, 바구니, 체, 부채, 벼루, 먹, 소반, 옹기, 참빗……. 장인들의 손때가 묻어 있어서 인정이 넘치는 제품들은 이제 골동품 상점에서나 찾아볼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일반적으로 우리 선조들은 상당히 비문명적이고 비과학적인 시대를 살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선조들은 천 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한지를 만들어 사용했고 O-157균을 죽이는 신비의 연금술인 방짜 유기를 제작한, 과학을 생활화한 민족이었다. 한지는 환경적으로 우수한 종이일 뿐 아니라 갑옷으로도 사용되고, 지우산으로 사용하기도 했으며, 신발을 만들기도 했다. 일생생활 속에서도 장을 만들어 조미료로 사용했고 유산균 식품인 김치는 세계인들이 사랑하는 식품이 되어가고 있다. 의술에서도 종기에 특효가 있는 약이나 침술 등이 발달하여 우리의 선조들은 친환경적인 과학을 생활화했다. 또한 대궐의 기와를 청기와와 황기와로 만들던 전통이 오늘날 청와대로 이어지고 있다.

길은 아득한 과거로 통하고 역사로 이어진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 길 위를 지난 사람들의 흔적은 사라져 전설이 되어 구전으로 남는다. 장인으로 평생을 일을 하던 사람들, 그들이 한낱 전설이 되어 우리 곁을 떠돌고 있다. 그리하여 선조들의 빛나는 기술은 역사라는 과거의 편린 속에만 존재할 뿐 이어져 내려오지 못하고 있다. 상감청자를 빚어낸 기술, 그 아름다운 색조는 비밀의 색이라고 하여 비색(秘色)이라고 불리지만 기술이 전하지 않고 있다. 전통의 맥궁을 만들던 사람들조차 이름이 없고 천 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한지는 이제야 몇몇 장인들에 의해 겨우 복원되고 있다. 그러나 이름조차 남기지 않은 장인들에게도 삶의 희로애락이 있고 애달픈 사랑이 있다.





혼신의 노력으로 명품을 만든 장인들의 삶과 얼



역사는 기록하고 전승하지 않으면 사라지고 잊혀진다. 우리의 역사 기록은 대부분 한자로 이루어졌고 한자는 특별한 신분인 양반들만 배우고 사용했기 때문에 중인이나 천민들에 대하 사료가 남아 있지 않아 안타깝다. 소리꾼, 국수(國手), 문향(文香)을 남긴 시인들, 우리 조상의 얼이 배어 있는 기술(技術)……. 우리 역사 속에는 우리 조상들이 아니면 만들지 못하는 과학적인 기술로 우뚝 선 장인들과 예인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인들은 신분이 비천했기 때문에 그 이름을 남기지 못했다.

경복궁의 근정전 같은 거대한 공사를 하면서도 이 역사에 참여한 장인들의 이름이나 기술을 기록하지 않아 조상들의 훌륭한 기술에 대한 전승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 삼국시대의 아름다운 금관이 출토되어 선조들의 화려한 금세공 기술에 감탄하지만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전혀 알 수 없는 것은 비극적인 일이다.

당대의 쟁쟁한 석학들이 찾아와 담론을 할 정도로 박식한 인물이었으나 평생 동안 벼슬길에 나서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유기 장인 한순계, 시장통의 지물포에서 남의 그림을 모필하는 환쟁이에 지나지 않았으나 얽매이는 것을 싫어했던 호방한 자유인 오원 장승업, 대궐의 기와를 황금빛으로 만들었던 역관 방의남, 전통의 맥궁을 만들던 장인들, 천 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한지를 만들었던 장인들……. 장인들에게도 삶이 있고 사랑이 있었다. 자신의 비천한 신분에 절망하여 술과 여자로 일생을 마감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뼈를 깎는 고통 속에서도 오로지 장인 정신으로 명품을 만든 장인들도 있다. 역사의 기록에 그 이름이 남아 있지 않아 일생을 제대로 기록하지 못하는 사실이 안타깝지만 일부나마 몇몇 기록을 바탕으로 그들의 사랑과 얼을 이 책에 복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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