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돈

한국인의 돈

  • 자 :김열규, 곽진석
  • 출판사 :이숲
  • 출판년 :2013-12-30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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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학 김열규 교수와 그의 제자 곽진석 교수(부경대)가 한국인의 돈을 말한다.



저자는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다양한 화폐의 역사와 돈의 종류를 돌아보면서 돈이 한국인의 삶에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돈에 대한 한국인의 사고와 철학이 고전과 민담, 문학과 예술, 언론 등에서 어떤 형태로 표현되었는지 살펴본다.

아울러 우리 선조는 어떻게 돈을 벌었고 어떻게 썼으며, 돈은 어떠한 것이 되어야 한다고 믿었는지, 그 오래된 지혜들을 톺아보고, 특히 조선시대 상거래의 현장이었던 시장의 다양한 모습들을 묘사하면서 당시 사회를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었던 돈에 대한 민중의 심리를 들여다본다.





모순적인 돈의 바른 모습 공방(孔方)



세상에 돈보다 더 모순적인 것도 없다. 돈은 인간에게 욕망의 대상이지만, 피해야 할 함정이며, 사회를 움직이는 동력이면서 동시에 타락시키는 원흉이다. 동서고금을 통해 세상의 모든 현자는 돈에 대한 탐욕을 버리라고 가르치지만, 서점이고 인터넷이고 재테크 교실이고 온 세상이 돈 버는 방법을 가르치는 정보로 넘쳐난다. 인간이 교환의 수단으로 만들고 사용했던 돈은 이제 삶의 목적이 되었고, 오히려 인간이 돈을 버는 수단으로 전락한 오늘날, 과연 우리는 돈과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까? 저자는 돈에 대한 올바른 철학을 공방(孔方)에서 찾는다. 테두리는 둥글고 가운데 구멍은 각진 엽전의 모양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는 공방은 둥글고(孔) 모난 것(方)을 뜻한다. 한편으로 돈은 둥글둥글 세상을 고루 돌아서 쏠림이 없어야 빈부격차 없이 모두가 편안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돈을 벌고 씀이 경우와 사리에 맞아야 사회가 건강하다는 것이다. 둥근 것은 하늘을 뜻하고, 각진 것은 땅을 뜻한다고 믿었던 우리 선조의 우주관을 상징하기도 하는 돈은 그럴 때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변하고 사라지는 돈



인간의 경제활동과 사회적 관계의 성격이 달라지면 돈의 종류도 달라진다. 특히 거래에서 생기는 이자나 변(邊) 가운데에는 이미 사라진 것이 많다. 저자는 변돈, 끝돈, 살전, 몽전, 고린 전, 뜬 금, 용채, 왁댓값, 채은 등 이제는 사라져서 현대 한국인에게 생소한 다양한 돈을 하나하나 소개하면서 돈의 변화가 사회 변화를 읽는 척도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조선시대 경제적 삶의 현장이었던 시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던 거래와 돈의 종류를 살피면서 조선 사회가 단지 글을 숭상하던 사대부 중심의 정체된 사회가 아니라, 서민들의 왕성한 경제활동으로 늘 살아 움직이던 역동적인 사회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일간지에 등장하는 돈에 관련된 기사들을 통해서 근대화하던 전통사회의 변화를 읽고, 개화기 조선인의 돈에 대한 의식이 어떻게 변했는지도 살펴본다.





돈이 주인공이 된 설화와 문학, 예술작품들



저자는 또한 설화와 문학, 연극과 영화 등에서 인간의 돈에 대한 의식을 읽는다. 구두쇠나 도깨비 설화처럼 민간에 유행하던 돈과 관련된 서사, 삼국사기나 삼국유사, 왕조실록 등 고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돈과 관련된 일화, 돈이 사회의 변화를 견인하던 개화기 문학작품, 심지어 근대와 현대의 연극·영화에 등장하는 돈의 위상을 통해 당시의 시대정신을 읽는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순조 때 빙허각 이씨가 저술한 것으로 알려진 『규합총서』에 나오는 「모자전(母子錢)」의 일화에 빗대어 돈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이 얼마나 끈질기고 치열한 것인지를 보여준다. 남해에 사는 청부라는 바다 생물은 모자간의 사랑이 깊어 새끼를 잡아오면 어미가 반드시 찾아왔다고 한다. 그래서 꾀를 낸 사람들이 큰돈에는 어미 피를, 작은 돈에는 새끼 피를 발랐더니 작은 돈을 쓰면 어미 돈이, 큰돈을 쓰면 새끼 돈이 계속 돌아왔다는 것이다. 이처럼 돈이 돈을 불리고 증식하는 현상에서 오늘날 끊임없이 비대해지는 금융과 주식시장의 모습을 보면서 저자는 이제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거대한 괴물이 되어버린 돈에 대한 개념을 다시 정립할 때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돈에 대한 사회의 모순된 태도



어른들, 스승들은 후손과 제자에게 돈에 대한 욕심을 버리라고 가르친다. 윤리와 도덕 교실에서는 치부보다는 나눔의 아름다움을 강조한다. 그러나 사회와 시장에서는 남과의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가진 돈이 곧 자신의 가치를 결정한다는 사실을 경험적·실천적으로 가르친다. 그런 상황에서 성년이 되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젊은이들은 돈에 대해 과연 어떤 가르침을 따라야 할지 혼란스럽다.그래서일까. 오늘날 우리 사회에는 돈을 위해서라면 부모나 아내까지 살해하는 인간이 나오고, 장애인에게 가야 할 지원금을 가로채는 공무원도 생긴다. 돈으로부터 자유로운 정치가는 드물고,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타까운 현실임을 인정하는 것이 세태다. 초등학생이 주식투자를 하고, 부자는 오로지 돈이 많다는 이유 하나로 부러움을 사며, 배우자 선택의 우선조건이 돈이 된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윤리는 돈을 위해 인간의 가치와 존엄성을 훼손하지 말라고 가르치지만, 온 사회가 돈을 기준으로 인간의 가치를 평가한다.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하고 그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일찍이 하이데거는 기술의 사회가 가져올 위험을 경고하면서, 기술적 수단이 목적이 되고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는 비극적인 상황을 묘사한 바 있다. 돈은 인간이 욕망을 충족하고 목적에 도달하는 데 필요한 수단이 아니라, 이제 돈 자체가 목적이 되어서 오로지 ‘돈을 벌어야 한다’는 목적을 위해 돈을 버는 현실은 하이데거가 말한 기술의 사회가 드러내는 또 다른 현상이다.저자는 돈에 대한 인간의 이러한 모순적인 자세를 ‘사람 나고 돈 났다’라는 명제와 ‘돈 나고 사람났다’라는 두 가지 대립적인 명제를 통해 해석한다. 돈이 지배적 이념이 된 체제에서 태어난 인간이 그 체제의 일원으로서 순응하며 살아갈 것인가, 아니면 돈이란 수단을 만들어낸 인간으로서 더 궁극적인 가치와 규범에 따라 살아갈 것인가, 하는 갈등을 다양한 상징적 사례를 통해 조명하면서 저자는 이제 돈과 관련된 모든 혼란을 종식하고, 새로운 가치관을 수립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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