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앓던 그리움 내가 앓고 있습니다

그대가 앓던 그리움 내가 앓고 있습니다

  • 자 :만우
  • 출판사 :마음의숲
  • 출판년 :2013-07-06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7-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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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라는 그리움을 앓는 모든 사람에게 권하는 사랑 노래



사랑한다 말하기가 두려운 세상이다. 사랑을 재고, 숨기고, 더 주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들에게 만우스님이 전하는 사랑 시집 『그대가 앓던 그리움 내가 앓고 있습니다』가 도서출판 마음의숲에서 출간되었다. 사랑의 기쁨과 환희, 상처와 고통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시들은 마음껏 사랑을 주는 것이 전부라는, 어찌 보면 당연한 사랑의 법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 당연함은 점점 쉽지 않은 일이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사랑도 습득의 대상이 된 것이다. 서점에는 온통 ‘남자 선택하기 10계명’이라느니 ‘30일 안에 사랑 만드는 방법’같은 연애 지침서들로 넘쳐난다. 3-50만 원이나 되는 거금을 주고 일명 ‘픽업 아티스트’들에게 여자를 유혹하는 법을 전수받는 남자들도 부쩍 증가했다고 한다. 매뉴얼에 의존해야만 하는 사랑 탓에 정작 사랑을 꽃피워야 할 젊은 세대들은 공허함을 호소한다. 지금의 사랑이란 젊은 세대가 쌓아야 할 또 다른 스펙이 아닐까.



사랑도 넘어야 하는 단계쯤으로 보는 세태에도 만우스님은 여전히 사랑을 말하고 있다. 그것도 연인의 병을 가져와 앓을 정도로 절절한 사랑이다.



그대가 앓고 있는 병을/내가 앓고 있습니다/그 병 때문에/눈 오시는 밤이 벅찹니다/가슴이 메어/천 길 낭떠러지를 날아갑니다/사랑도 서러운 날입니다



_『그대가 앓던 그리움 나도 앓고 있습니다』전문



사랑이 어렵다고 말하며 내민 손을 잡지도, 먼저 손을 내밀지도 않는 이들에게 만우스님은 그저 사랑에 나를 맡기라고 한다. 그의 사랑은 마냥 아름답지도 설레지만도 않다. 떠나간 연인을 그리워하고 습관처럼 아파한다. 사랑의 생멸과 함께 스치는 감정들을 그대로 느끼는 것, 그것이 만우스님의 사랑이다.





세상의 고단함까지 보듬는 치유의 시



『자이언트』, 『돈의 화신』 등을 쓴 드라마 작가 장영철은 만우스님의 시에 누구보다 위로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는 만우스님의 시를 두고 ‘드라마라는 대중 장르를 집필하면서 쌓인 피로와 욕망을 그의 시가 치유하고 위로해 주었다’고 고백했다. 자본과 욕망이 뒤얽힌 채 폭주하는 인간들의 모습을 써 내려가며 그 본성에 대한 회의가 들 때, 가장 낮은 곳에서 더 많은 것들을 보듬으려 하는 만우스님의 사랑이 자신의 고단한 정신에 죽비 같은 각성을 주었다는 것이다.



둘의 인연은 만우스님이 출가하기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들은 같은 대학 선후배 사이로 함께 술과 청춘을 나누던 사이였다. 한 해를 차이로 나란히 등단한 그들은 서로가 서로의 유일한 해방구이자 신앙이었다. 그 후 장영철은 드라마 작가가 됐고, 간간이 소식을 전하듯 보내는 만우스님의 시는 장영철 작가에게 위안과 새롭게 살아갈 힘을 주었다.

그리고 장영철 작가는 만우스님의 시를 직접 자신의 드라마에 삽입함으로써 그 진정성을 세상에 알리고자 했다. 돈의 화신에서 배우 김수미 씨가 읊은 『목련』이 그것이다.



말미를 달라고 하지 않았네/술과 사랑이 떠난 가수는/목청을 가다듬어 마지막 노래를 불렀네/술 때문에 영롱하더니/사랑을 잃고 몽롱했네/바람이었네/코끝을 스치는 분내에 취하다가/늙은 창녀의 수다처럼/꽃이 졌네



_『목련』 전문



친구이기 전에 한 인간으로서 장영철 작가는 만우스님에 대한 끝없는 믿음을 드러낸다. 스님이 세상의 더 많은 아픔과 그리움을 짊어지고 보듬기를, 그리하여 더 많은 이들이 사랑을 표현하기를 바라는 마음일 것이다.



“나는 그가 깨달음을 얻고 부처가 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그곳에서 낮에는 몸으로 경작을 하고, 밤에는 정신으로 수행을 하며 더 많은 것들을 사랑하기 위한 정진을 해 나가고 있을 것이다.”



_‘해설’ 중에서





만 번의 어리석음이 빚어낸 그리움의 시



속세에 있을 때 만우스님은 창작 희곡을 써서 작은 소극장 무대에 연극을 올렸다. 불교를 소재로 한 오페라 대본을 맡아서 『직지』라는 이름으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을 하기도 했다.

그는 유난히 아파했다. 8,90년대의 혼탁한 시대에 억눌린 사람들의 고통을 아파했고, 가도 가도 끝이 보이지 않는 문학의 심연을 아파했으며, 인생 본질의 무게에 아파했다. 한바탕 신열을 앓고 난 후엔 어김없이 시를 쏟아 냈다. 시는 그에게 천형 같은 것일지도 몰랐다. 지독한 외로움과 통증을 이겨 내야 비로소 영롱해지는 사리 같은 것이었다.



경원사 주지 효림스님은 그에게 만우라는 법명을 지어 주었다. 만우스님의 성정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 절묘한 법명에 탄복했다. 어느 절에서 아이들에게 불경을 가르칠 때의 일이었다. 아이들의 불교 행사를 준비하던 중에 천정에 매달아 놓은 조명 기구가 떨어져 스님의 머리에 맞았다.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는데 만우스님은 아픔도 잊은 채, 떨어진 곳이 자신이 머리라서 다행이라며 웃었다. 스님의 머리 위엔 사람 주먹만한 혹이 솟아 있었다.

만우스님의 주변엔 유난히 외롭고 아프고 가난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이 앓고 있는 병을 스님은 기꺼이 가져다가 앓았다. 그 만 번의 어리석음으로 스님은 세속의 슬픔과 아픔을 안고 천 길 낭떠러지라도 기꺼이 날아오를 것이다.

만우스님이 불영산 깊숙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움막에 홀로 들어간 것도 어찌 보면 예정된 수순이며 운명 같은 행보였다. 스님이 돌아올 날이 언제일지, 어쩌면 영영 그곳에 머물지도 모르겠지만 세상 사람들이 각자의 아픔과 시련, 슬픔과 외로움들을 이겨 낼 방법을 터득하기 위해 기꺼이 고통의 불구덩이 속으로 들어간 것이다.



이 시집에는 스님이 자신을 내던져 보여 주고자 했던 사랑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미워하지도 더 많이 달라고 하지도 않는 사랑이다. 그저 습관처럼 계속되는 사랑이다. 오늘의 나는 고단할지언정 이곳에서 그리움을 쌓으며 기다리겠다는 바보 같은 모습인 것이다. 당신의 기쁨 뿐 아니라 그리움과 아픔까지 내가 가져다 앓겠다는 만우스님의 시는 조건과 계산의 대상으로 전락한 사랑의 영역을 한 단계 확장한다. 만우스님의 시를 읽으며 독자들은 어쩌면 만 번의 어리석음萬愚이 빚어낸 사랑보다 더 어리석은 것은 마음을 숨겨 둔 채 머리로만 하려 들었던 우리네 사랑임을 알게 될 것이다.



우연이라도 어디 쉬운 일이 있겠습니까 만나고 싶어도 볼 수 없거나 본다 한들 잡을 수 없으니 말문이 막힙니다 어둠은 캄캄하게 빛나서 혹 오해가 생기더라도 업이라 하겠지요 사랑도 못 말리는 습관이라 목숨을 내놓지 않고서야 어떻게 내 존재를 밝힐 수 있겠습니까 그대 보기에 말끝에 가는 내 신호는 어떻게 반짝이나요 세상살이 조금씩은 또 많이 고단하고 아프지만 날아가는 일이나 풀숲에 숨은 길이나 추억도 꿈도 아니니 이 번뇌도 영롱하지요



_『사랑도 습관입니다』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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