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림보 마음 (개정판)

느림보 마음 (개정판)

  • 자 :문태준
  • 출판사 :마음의숲
  • 출판년 :2013-03-19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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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문태준이 느림으로 그려낸 한 폭의 수채화 같은 풍경!

너무 빠른 세상에 문태준이 주는 쉴 겨를이 있는 생각!



문태준 시의 모태가 되는 산문의 언어!

가을날의 숲처럼 우리 마음을 사색으로 깨닫게 해 주는 이야기!




“살아오면서 내가 사랑했던 시간은

누군가의 말을 가만히 들을 때였다. 뒤로 물러설 때였다.

이 세상이 너무 신속하다.

쉴 겨를과, 나란히 가는 옆과, 늦게 뒤따라온 뒤를 살려 냈으면 한다.

세상의 마음이 한없이 가난해지지 않도록. ­작가의 말 중에서”



2009년 〈느림보 마음〉으로 독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한국 최고의 서정 시인 문태준! 그가 한껏 풍부해진 감성과 깊어진 사유로 더 아름다워진 산문을 들고 3년 만에 우리 곁에 돌아왔다. 그의 글은 서정시의 음률을 품고 있다. 그래서 문장을 곱씹어 읽다 보면 메마른 마음이 말랑말랑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갈수록 독해지는 세상에서 문태준의 존재와 그의 글은 더없이 소중하고 값지게 다가온다.

30여 편의 원고를 추가해 새로워진 〈느림보 마음〉에서 문태준은 서정 미학의 정수(精髓)를 보여 준다. 그는 참깨꽃, 햇배, 도토리 등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작고 평범한 것들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가 사랑하는 사물과 풍경은 하나같이 작고 사소하다. 볼품없어 보인다. 그러나 그는 일상의 소소한 풍경들을 세밀하게 관찰하며 생각의 실타래를 풀어낸다. 5천 원짜리 왕순댓국집에서 밥을 먹으면서도 주변을 스치는 말 한마디에 유심히 귀를 기울이는 사람, 그리고 그 말하는 이의 심정을 헤아릴 줄 아는 사람이 바로 문태준이다.

이렇듯 그의 시선은 평범하고 사소한 것들에 느릿느릿 가 닿는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는 시구절처럼 그는 작은 것에도 애정 어린 시선을 가지고 천천히, 그리고 오래 본다. 일상에 치여 우리 주변에 있었으나 보지 못했던 혹은 보고도 무심히 넘겼던 사물과 풍경들은 문태준의 따뜻한 시선 아래 다시 태어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그의 시선을 좇아 주변에 있던 평범한 사물과 풍경들을 새롭게 보게 될 것이다. 낮은 자리에 있는 것에 눈길이 머무는 그의 글은 독자들의 마음에 고요한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깊은 울림을 남길 것이다.



나는 가끔 이발관이나 세탁소, 그도 아니면 우리 집 마당에 널린 빨래들이 바람과 햇살에 보송보송 말라 가는 모습을 떠올린다. 이런 풍경을 떠올리면 가슴 한 모퉁이가 밝아진다. 이 풍경에 내 마음을 슬쩍 얹어 보고 비추어 본다. 그러면서 내 마음이 저처럼 되었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올려 본다. ­본문 중에서





고향 그리고 가족,

시인 문태준만이 그릴 수 있는 눈물 나는 풍경들




이 산문집의 바탕에는 고향과 가족이 있다. 그의 몸은 도시에 있지만, 마음과 정신은 고향에 머물러 있다. 그는 추풍령과 황학산이 있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자랐다. 여름이면 냇가에서 멱을 감으며 놀았고, 그러다 귀에 물이 들어가면 따뜻한 돌을 귀에 대어 빼내곤 했다. 가을에는 탱자나무 울타리에 난 작은 구멍을 통해 사과 과수원에 몰래 들어가 사과 서리를 하기도 했다. 자연이 가장 친한 친구였던 고향 마을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기억들은 그의 몸 안에 차곡차곡 쌓여 지금의 문태준을 만들었다.

그런 점에서 그의 글은 “들밥 풍경” 같다. 일상에 너무 떠밀려 살지 않기 위해, 제 삶의 주인이 되기 위해 그는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마다 들밥 풍경을 떠올린다고 한다. 들밥을 이고 가는 여인, 그 밥을 나눠 먹는 농부들, 빈 들밥을 집으로 가져가는 여인 등 아주 느릿느릿하게 흘러가는 고향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들밥 풍경. 그의 글 역시 이 들밥 풍경처럼 서정적인 풍경화 한 폭을 떠올리게 한다. 이 풍경화에는 느릿느릿 길게 우는 황소의 울음소리가 들린다. 조리로 쓰륵쓰륵 쌀을 이는 소리와 밥 익는 냄새가 난다. 애틋한 고향의 흙냄새, 풀냄새, 나무냄새가 느껴진다. 이 소리와 냄새들은 향수를 느끼게 하는 향기가 되어 우리 주변에 퍼져 흐르며 은연중에 입은 내상을 치유해 준다.

그리고 이 고향에는 한평생을 전답과 함께 살아온 농사꾼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신다. 힘들 때 묵묵히 자식의 손을 잡아 주는 아버지와 “밥 먹자”는 한마디 말로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우리는 고향을 느낄 수 있다.



내 어릴 적 풍경에는 ‘어머니의 혀’가 하나 있다. 나는 오글오글 몰려다니며 놀다 눈에 검불이 들어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 어머니는 바가지 물로 입을 헹궈 내시고 당신의 가장 부드러운 살인 혀로 내 눈을 핥아 주셨다. 나는 ‘보은’을 생각하는데 격절한 것이 있지만, 내 어머니를 생각하면 당신의 그 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어머니를 보면 한 채의 앉은뱅이 집을 보는 것 같다. 아귀 같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벼락도 맞고 늦눈보라도 맞아 이제 어머니는 별로 성성한 곳이 없다. 층층시하 자식을 두었지만 어머니의 품은 갈대의 품처럼 거칠고 삭막하기 그지없다. 다리는 사슴보다 여위었고, 살갗은 옻처럼 검어졌다. 어머니는 어느새 조백했다. 한 꿰미의 북어를 사 들고 기뻐 돌아오던 어머니의 환한 미소는 어디로 갔을까.

물고기가 물을 떠날 수 없듯이 나는 내 어머니의 품을 떠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감꽃 져 내리던 날, 텅 빈 마루에 홀로 넋을 놓고 계시던 내 어머니의 젊은 시절도 떠나보낼 수가 없다. 흰떡을 좋아하시는 내 어머니, 한 시루의 흰떡을 쪄 젊은 내 어머니에게 그리고 이제는 조백한 내 어머니에게 나는 돌아가야겠다. 세상 어디에도 없을 그 나무 그늘에게로 더 늦기 전에 돌아가야겠다. ­본문 중에서



소설가 김훈의 추천사처럼 고향의 늙은 아버지를 말할 때 문태준의 글은 아름답고 강력하다. 그러나 혀로 검불이 들어간 시인의 눈을 핥아 주시던 노모를 그리는 글은 절절하고 아파서 아름다움을 넘어 눈물이 난다.

가족이라는 말보다 함께 밥상에 둘러앉아 밥을 나눠 먹는 존재를 뜻하는 ‘식구’라는 단어를 더 좋아한다는 문태준. 해 질 녘 일을 마치고 돌아오는 아버지를 마중 나갔다가 저녁 밥상에 다 같이 모여 국수를 말아 먹었던 그에게 가족보다 식구라는 단어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의 산문은 식구들과 함께 먹는 밥 한 그릇이다. 그의 글을 읽고 나면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는 온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덜어 내기와 삶의 리듬 회복하기는

느림보 마음을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




평범하고 작은 것들에 눈길을 주며, 고향 풍경과 사람을 사랑하는 문태준은 삶에서도 욕심부리지 않는다. 느림보 시인이라는 별명답게 묵묵히 그의 길을 갈 뿐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덜어 내기”라고 말하는 그의 말은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그가 이야기하는 덜어 내기의 모습은 다양하다. 소찬(少饌)으로 먹기, 말 줄이기, 욕심부리지 않기, 헐거운 하루 보내기, 마음속의 혼란과 혼돈 몰아내기.

덜어 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덜어 내다 보면 자신만 손해 보는 것 같고, 뒤처지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는 비우는 것이 곧 채우는 것이며 자신을 비우고 느린 마음으로 살 때, 서로에게 상처 주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자신의 욕심 때문에 다른 사람을 얼마나 아프게 했는가. 마음의 욕심을 덜어 낼 때, 그리하여 느린 마음이 될 때, 우리는 조금 더 행복해진다.

문태준의 말대로 우리는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렸던 발걸음을 잠시 멈추고 한숨 크게 내쉴 필요가 있다. 남이 빨리 간다고 해서 그 사람의 뒤꽁무니만 쫓아가다간 넘어지기 십상이다. 자신에게 어울리는 걸음의 속도를 찾는 것,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느림보 마음을 위해 해야 할 첫 번째 일이다. 바쁜 일상에서 오는 삶의 피로에 지친 이들에게 〈느림보 마음〉을 권한다. 그런 이들에게 이 책은 “시원하고 푸른 한 바가지 우물물 같은 휴식”이 될 것이다.



오늘 한낮에는 덩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입이 뾰족한 들쥐가 마른 덩굴 아래를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갈잎들은 지는 일로 하루를 살았다. 오늘은 일기(日記)에 기록할 것이 없다. 만족한다. 헐거워지는 일로 하루를 살았다. (…) 조용해지니 더욱 행복하다. 밤이 깊어 흐르는 달을 보니 행복하다. 달의 서책을 읽을 만하다. 가을이라는 방에 빈 책상을 하나 놓아둘 만하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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