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나는 개와 늑대의 시간

당신을 만나는 개와 늑대의 시간

  • 자 :한차현
  • 출판사 :도서출판 이른아침
  • 출판년 :2013-03-09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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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등단 이후 10여 년 동안 독특한 소재와 주제의식으로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소설가 한차현. 그의 재기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이 소설집은, 그간 발표한 단편들 가운데에서 대표적인 작품들을 모은 자선집(自選集)이기도 하다. 표제작 외에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 「사랑이라니, 여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 「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네가 잠든 잠의 꿈은 죽은 잠이 꿈꾼 잠이다」 등 일명 ‘미친’ 시리즈를 비롯, 「차이와 반복, 요컨대 TV적인 것과 리모컨적인 것이란」, 「에티카, 기하학적 질서에 따라 증명된」, 「자비로운 그녀」를 수록했다. 고전적 서사의 우수와 신랄한 위트가 이색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작품들은, 기억과 망각·현실과 비현실·과거와 미래 등이 뒤섞여 만화경 같은 풍경 속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진중한 주제의식과 경쾌한 문체, 그리고 전위적 상상력



활동 초기부터 삶과 세계를 바라보는 개성적인 시각과 집요한 문제의식, 그리고 문체와 수사의 실험성 등을 두루 갖추고 있는 매력적인 작가로 평가받은 한차현. 그는 줄곧 현대사회의 단자화된 개인들의 암울한 내면 풍경과, 그들의 소통 가능성을 다성적인 목소리와 실험적인 문체로 예리하게 탐구해오고 있다. 왕성한 호기심과 열정을 품은 데다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그는 다소 이질적일 수 있는 소재들을 두루 다루면서 설득력 있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장중하면서도 발랄하고, 발랄하면서도 범박하지 않고, 또한 날카로우면서도 억지스럽지 않은 문체로 독특한 비유를 구사하는 그의 문장들은 도발적이고도 신선하게 다가온다.





다성적인 목소리, 어느 것 하나 공통됨이 없는 이질감



한차현 소설의 개성은 ‘다성적인 목소리’를 지녔다는 사실에서 찾아볼 수 있다. 각개 작품의 표층에서 채록되는 목소리들은 어느 것 하나 공통된 것이 없는 이질적인 것이다.

「자비로운 그녀」나 「당신을 만나는 개와 늑대의 시간」의 목소리는 매우 중후하다. 진중한 주제의식과 문체가 고전적 서사의 성체를 이루면서 자못 황홀한 우수를 자아낸다. 그 목소리에는 어떤 리듬감이 있는데, 운명적인 것으로 고착되고 귀결되는 결말의 어떤 지점에서 급제동을 거는 브레이크가 존재한다. 그것은 해답이 내려지는 순간의 ‘반복’ 혹은 ‘딴지를 거는 것’과도 같은 통쾌함이다.

한편 「에티카, 기하학적 질서에 따라 증명된」이나 「사랑이라니, 여름 씨는 미친 게 아닐까」에서는 실재적인 시공간을 의식적으로 해체하는 전위적인 상상력을 보여준다. 존 위클리프나 존 후스 같은 중세의 종교 개혁가들의 목소리가 현시적 언어로 재구성되어, 폭력의 구조 속에서 위축된 현대인의 자유를 웅변하고 있는 장면이나, 존재 가치가 훼손된 중년 남자가, 정체성 상실의 위기를, 아이를 임신·출산하고 자신의 몸을 분해하여 사회에 공여하는 것으로 극복하는 장면을 보면, 상상력의 수위와 신랄한 위트가 예사롭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기억과 망각·꿈과 현실, 그 ‘착란’에 대한 집요한 탐색



「대답해 미친 게 아니라고」와 「차이와 반복, 요컨대 TV적인 것과 리모컨적인 것이란」은 기억을 통해 과거·현재·미래라는 연속된 시간 안에서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 기억하면서 망각하고, 망각하면서 기억하는, 표면적으로는 모순된 인식 행위를 통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인간 존재와 삶에 대한 탐구이다.

「내가 꾸는 꿈의 잠은 미친 꿈이 잠든 꿈이고 네가 잠든 잠의 꿈은 죽은 잠이 꿈꾼 잠이다」는 도무지 해석 불가능한 ‘헛소리’에 가까운 제목만으로도 실재와 꿈, 현실과 실재, 사실과 미신, 주체와 타자, 내부와 외부 등의 잇따른 전복을 통한 ‘착란’의 세계를 다루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착란’은 작가가 집요하게 탐색하는 소설의 ‘안’이기도 하지만, 소설의 바깥, 즉 플롯을 구성하는 중요한 방법론이 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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