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속물들

거룩한 속물들

  • 자 :오현종
  • 출판사 :문학에디션뿔
  • 출판년 :2012-10-15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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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건, 순진하게 살다가 뒤통수 맞는 인생이다!”



아직 더 자라야 하는 어른에게 선사하는 新 속물 성장 스토리



얄밉지만 귀엽고, 짜증나지만 뭘 해도 애처로운 속물들

속물을 혐오하면서도 속물 되기를 권하는 사회

위악스러울 수밖에 없는 20대의 모습을 까칠 발랄하게 그려내는 블랙코미디




♣ 오현종의 『거룩한 속물들』은 지금, 여기의 삶을 이야기하는 소설이다. 사회에 대해서 반성할 틈도 없이 입사를 준비하는 지금 여기의 20대에게 젊음은 무규칙, 비규정성의 엔트로피에 불과하다. 오현종은 이런 20대의 형편을, 희망을 계획으로 대체한 젊은이들의 삶을 목도한다. 그리고 그들을 일컬어 거룩한 속물들의 세계라 말한다. 속물이 되기를 권하는 사회, 속물이 되기를 자청하는 20대. 그렇다면, 이런 시대에 소설은 어디쯤 놓여 있어야 할까? 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은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보여 주기에 충분하다. _강유정(문학평론가)



♣ 젊고 발랄하다! 나 역시 20대에도 방황이 끝나지 않았는데,

삐걱거리는 젊은 영혼을 속물스럽고도 재치 있게 담아내 특히 공감이 간다.

이런 속물들이라면 두고두고 곁에 두어도 좋을 듯하다. _한채영(영화배우)



♣ “『거룩한 속물들』의 주제를 한마디로 얘기하기는 어렵겠어요. 왜 사느냐, 이런 질문에 대답할 때의 기분처럼요. 어떨 때는 속물이 되지 않으면 세상으로부터 밀려나는 느낌이에요. 속물 권하는 세상이 된 것처럼요. 누구는 갑자기 아파트 값이 올라 돈 벌었다 하고, 큰 것에서 사소한 것까지 미묘하게 속물 권하는 세상에서 사는 절박한 기분이랄까. 그런 문제를 가지고 소설을 썼어요.

가난한 학생들에게는 더욱 힘든 세상이지요. 등록금도 비싸잖아요. 아르바이트를 두세 개씩 하는 학생들도 많고요. 그렇더라도 『거룩한 속물들』을 쓰면서 놓치지 않으려 했던 것은, 돈 많이 쓰는 속물들의 생활이 나쁘다는 식의 문제보다는, 남의 시선을 의식해서 정말로 하고 싶은 걸 못하고 사는 것에 대해서였습니다.”

_오현종 「작가 인터뷰」 중에서





《문학웹진 뿔》 연재소설 첫 단행본, 오현종의 『거룩한 속물들』 출간



지난 2009년 7월 15일부터 5개월여간 《문학웹진 뿔(http://blog.aladdin.co.kr/ppul)》에 연재된 오현종의 『거룩한 속물들』이 문학에디션 뿔에서 출간되었다. 연재 기간 줄곧 게시물 당 평균 조회 수 5,000여 건, 추천 수 100건 이상을 기록하며 꾸준한 인기를 얻은 이 소설은, 특히 대학생 및 30~40대 주부 등에서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문학웹진 뿔》 연재소설의 인기를 이끌어 나갔다. 그동안 소설집 『세이렌』과 『사과의 맛』, 장편소설 『너는 마녀야』, 『본드걸 미미양의 모험』, 『외국어를 공부하는 시간』 등을 통해 특유의 상상력과 유머,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던 작가 오현종은 이번 장편소설 『거룩한 속물들』에서, 속물을 혐오하면서도 속물 되기를 권하는 사회에서 위악스러울 수밖에 없는 20대들이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하고도 발랄하게 그려냈다.



속물들을 만나며 공감하기도 하고 뜨끔하거나 기쁘거나 분노하거나 가슴 따뜻하거나 힘이 마구 솟곤 했습니다. _ID: 베티블루



서른 살이 넘어도 여전히 방황하고 결정되지 않은 미래 때문에 불안하기도 하다고 주인공에게 말해 주고 싶네요. 그럼 더 아득해질까요? 꿈이라 하니 왠지 가슴이 더 아리네요. _ID: 자우림



“좁은 틈에 나를 막 끼워넣다가 내 몸이 어떻게 생겼는지 알게 된 것 같아요.”라는 말, 왠지 가슴이 따가워요… 그렇게라도 자신을 알게 되면 좋으련만…. _ID: 지나가다





속물을 혐오하면서도 속물 되기를 권하는 사회

위악스러울 수밖에 없는 20대의 모습을 까칠 발랄하게 그려내는 블랙코미디




여대 사회복지학과 4학년인 기린(나), 명, 지은은 전공실습을 하기 위해 생활보호 대상 노인들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하면서도 가난이라면 딱 질색인 친구들이다. 기린은 “너무 돈이 없어서 비루한 속물”, 명은 “너무 돈이 많아 고상한 속물”, 지은은 “그냥 원래 속물”인 셈이다. 또한 기린의 주변에는, 공무원 가산점을 따기 위해 국가 유공자인 외삼촌의 호적에 올려달라는 ‘정’, 과외 선생 기린에게 노트 심부름을 시키는 여중생 ‘반디’, 돈 많은 집으로 시집 간 허세 부리는 사촌언니 등 얄밉지만 귀엽고, 짜증나지만 뭘 해도 애처로운 속물들로 가득하다. 이에 기린은 세상에서 가장 끔찍한 건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순진하게 살다가 뒤통수 맞는 인생”이라며 “보다 철저한 속물이 되어야겠다.”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오현종의 『거룩한 속물들』은 오늘날 20대의 발칙한 라이프 스타일의 단면을 가장 솔직하게 담아낸다.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라 조금 불편한 것뿐이다,라는 소리는 초등학교 운동장 조회에서조차 민망한 훈화이다. 가난은 조금 불편한 게 아니라 죽도록 불편한 것이다. (……) 당신이 가난해지고 싶은가? 그건 아무도 원하지 않는다. 수건돌리기의 수건처럼, 자신의 등 뒤에는 놓이지 않길 바라는 무엇.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의 등 뒤에 놓여, 나만은 술래가 안 되었다는 안도의 숨을 쉬게 해줄 무엇. 그것이 바로 가난이다. (8p, 「빈곤은 비둘기와 같다」 중에서)



“모델 같은 남자애들 하고 쏘다니더니, 졸업반 되자마자 혼자서 대형교회 찾아갔다며.”

“플레어스커트에 카디건 입고.”

나는 입속의 우동 면발을 잘근잘근 씹었다.

“나이트보다 오히려 물이 좋을 수 있지. 작은 교회, 개척 교회는 안 돼.”

“그땐 큰 이모한테 그 얘기 듣고 식구들이 다 웃었었는데.”

“날라리가 회개했다고.”

“배우자를 위한 기도를 그렇게 열심히 하더니 결국 건졌지.”

“왕만두를.”

“왕만두는 속이 실하면 장땡이야.”

“그건 그래. 놀아본 것들이 비위도 좋아.” (145~146p, 「인생 수업」 중에서)





어른이지만 아직 더 자라야 하는 젊은이들이 펼치는 전쟁 같은 연애와 사랑

세대를 가리지 않고 표류하는 좌충우돌 애정 전선




기린은 의대생이자, 지방 소읍의 보건지소에서 공중보건의로 병역 복무 중인 남자 친구 동운이 있다. 어느 날 기린은 그가 일하는 보건지소를 찾아가지만, 친구 여동생이 그곳에 왔다 갔다는 말을 듣고 말다툼을 시작해 예기치 않게 헤어지기에 이른다.



이러지 말았어야 했을까. 그에게 너무한 걸까. 아니다. 나를 잃어버리는 게 두려웠다면, 그런 얘기를 함부로 하진 않았을 거다. 나는 듣기 싫은 고백보단 거짓말을 원했다. 거짓말을 하고 죄책감을 감수하는 노력조차 수고로울 만큼 내가 하찮은 여자인 걸까. 그래, 나는 동운에게 그것밖에 안 되는 존재인 게 맞았다. 팝콘처럼 쉽고 싼 애인.

갑자기 유리창 밖이 황사가 앉은 것처럼 뿌옇게 흐려지고, 뺨이 축축했다.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처음부터 동운에게 반한 게 아니었는데, 그냥 의대생이라서 만난 것뿐이었는데, 안 좋게 헤어져도 밑져야 본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데 왜 눈물이 나는 걸까. (96p, 「팝콘은 짜다」 중에서)



이후에 기린은 키는 작지만 경제학과 학생이면서 주식동아리 회장이라는 남자와 소개팅을 하지만, 그는 기린의 아르바이트와 용돈에만 관심을 보인다. 동운은 자신이 사는 “늙고 주름진 아파트”를 보고도 연애를 했는데 경제학과는 “연애의 시작조차 하기 싫은” 것 같아 기린은 씁쓸한 마음이 든다.

TV만 보는 백수인 기린의 언니, 토란은 한때 유명 배우에 열광하더니, 바람둥이로 소문난 동아리 선배를 쫓아다니다가 “드라마 주인공이 아니었다.”라는 이유로 “울며불며 소주”를 까고 “소주의 도수가 이렇게 낮아지면 이게 식혜지 술이냐고 화”를 내기도 한다. 지은은 호텔을 종종 찾기는 하지만 그때마다 동행했던 남자 얼굴이 단번에 떠오르지 않는다. “받는 게 있으면 주는 것도 있어야 사랑이 유지된다.”라고 생각하는 현실주의자임에도 그 뒤에는 쓸쓸함이 짙게 드리운다.



지은은 좀처럼 잠을 못 이뤘다. 소형 냉장고 안의 싸구려 음료 말고 커피 전문점에서 제대로 내린 뜨거운 커피로 비린내 나는 입속을 헹구고 싶었다. 도시의 모텔들은 어쩌자고 인스턴트 커피, 혹은 상상력 없는 섹스처럼 죄다 비슷한 풍경일까. 침대 방과 덤처럼 딸린 욕실. 필요한 것만 비치된 경제적인 구조. 누구나 인스턴트 사랑을 나누고 떠나는 장소이기 때문인지. (81p, 「교환의 법칙」 중에서)



한편 기린에게는 실직 중인 아버지와 흰머리만 느는 엄마가 있다. 특히 SKY대 출신임에도 몇 년째 무직이다가 최근 대리운전 기사 일을 시작한 아버지, 이기동은 남대문시장의 유지인 남 씨를 만나 외도하고, 짐을 싸 집을 나가는 지경에 이른다. 이에 엄마, 황순희는 남 씨가 산다는 목동 아파트에 찾아가지만, 고급 아파트의 기세에 눌려 그 길로 되돌아오고 만다.



모서리가 까진 구형 휴대전화를 가방에 집어넣은 순희는 벤치에서 일어나 아파트 단지를 빠져나왔다. 어차피 해야 할 말이 있는 것도, 이혼당하면 죽을 작정인 것도 아니었다. 돈고생 시키는 남편이 지겨워 헤어지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이 나이에 못 살 일이 뭐가 있단 말인가. (191p, 「목동으로 가는 길」 중에서)





철저한 속물이 되기 위한 거룩한 일상과, 끝나지 않은 성장통의 나날



기린은 졸업을 앞두고 지상파 방송국의 스크립터로 취직에 성공한다. 하지만 개인 책상 하나 없는 곳에서 온갖 일에 시달리고 나서야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방송국의 성 선배와 가진 조촐한 술자리에서 “아름다운 글을 쓰고 싶었어요.”라는 속마음을 털어놓을 용기가 생긴 것이다. 기린에게 20대란 성장통처럼 불시에 찾아오는, 거센 파도처럼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환란기이자, 인생에서 중요한 일들이 결정되어 있는 30대로 통하는 과도기로 다가온다.



“여긴 어떻게 들어오게 됐니?”

“글쎄요, 좋든 싫든 백수가 안 되려면 직장이 있어야 하잖아요. 깊이 생각은 안 했어요. 생각을 많이 하는 게 싫었거든요. 생각은 명랑한 인생의 적이잖아요. 그냥…… 얼른 나이가 들어 서른 살이 넘었으면 좋겠어요. 서른이 넘으면 일이든 결혼이든 인생에서 결정해야 할 것들이 다 결정돼 있을 것 같아요. 그러면 더 이상 불안할 일도 없을 거고.” (226p,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중에서)



작년에 기차역에서 헤어진 동운은 예고 없이 방송국 로비로 찾아와 “꼭 너를 싫어해서 헤어진 건 아닌 것 같아. 다만, 네가 나를 보험처럼 생각하는 게 싫더라. 부담스럽기도 했고.”라고 고백한다. 이에 기린은 “사람이 사람한테 보험이 되어주면 안 되는 거야? 그게 그렇게 나쁜 거야?”라며 반문한다. 두 사람의 연애는 매우 쿨하지도, 독하지도 않은 채 마지막을 향해 치닫는다.

그즈음 집 나갔던 아버지 이기동은 슬며시 집으로 돌아오고, 돌아온 아버지에게 기린은 “인생이 장난이야?”라고 대꾸하는 반면 토란은 국수를 끓여 내온다. “파자마의 소매 끝이 나달나달 해져 있는” 것을 보고는 “아버지가 입을 면 파자마 한 벌 사야겠다고 마음먹었다가 다시 도리질”을 치기도 한다. “돈 많은 여편네가 좋다고 홀랑 달라붙었던 사람한테 무슨 파자마”냐 싶다가도 “한편으론 불쌍하고, 한편으로 징글징글”하다 느끼는 것이다.

졸업이 다가오자, 명은 “유학을 위해 미국 대학의 어드미션을 기다리고”, 지은은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면서 여전히 연애 사업으로 분주하다. 세 명 모두 직장에 취직한 건 아니니 모두 “백수인 채 학교를 졸업”한 셈이었다. 기린은 “엄마에게서 피아노를 막 배우기 시작하던 시절처럼” 소설을 써보기로 하고 자판 위에 손을 올려놓는다.



버스에 올라타 뒷좌석에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 버스가 우리 동네로 향하는 사이 차창 위로 눈물 자국 같은 얼룩이 하나둘 늘어가고 있었다. 3월의 밤하늘을 바탕으로 희뿌연 진눈깨비가 내렸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며 버스 기사가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철 지난 유행가를 들었다. 명, 지은과 클럽에 자주 다니던 1학년 여름에 유행하던 댄스곡이었다. 우리들은 경쾌한 리듬에 맞춰 춤을 추었고, 자주 웃어댔다. 이상한 일이지만, 비로소 그들과 함께 보낸 시절들을, 나의 대학 시절을 마감했다는 것이 실감났다. (251p, 「졸업」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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