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모메 식당의 여자들

카모메 식당의 여자들

  • 자 :황희연
  • 출판사 :예담
  • 출판년 :2012-04-28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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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삼십대…… 내게도 아직 기회가 남아 있을까?”

틀에 박힌 선로를 이탈하고, 삶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선 여자들의 이야기




삼십대에 빤한 인생의 선로에서 과감하게 이탈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나선 여자들과의 인터뷰에세이『카모메 식당의 여자들』이 예담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흔히 삼십대 여성들을 대표하는 화두는 결혼과 육아, 일과 사랑으로 지목된다. 하지만 정작 그런 고민의 출처들은 20평짜리 아파트의 베란다처럼 비좁고 답답하다. 함부로 발설하지 않아서 그렇지, 늘 짐작할 수 없는 고민과 생각으로 꽉 차 있는 게 여자의 마음이다. 나이를 먹고 아파트 베란다 평수가 조금 넓어진다 해도 그녀들의 풍성한 마음을 넉넉하게 부려낼 공간은 여전히 부족하다. 여자들에게 삼십대는 그런 절실함이 차오르는 시간이다.

저자도 마찬가지였다. 힘겹게 세상의 톱니바퀴를 밀어 올리던 삼십대 중반, 숨통을 트여줄 목적으로 잘나가던 영화잡지 편집장직에 돌연 사표를 내고 1년간 홀로 세계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자신처럼 혼자 떠나온 수많은 한국 여성들을 목격했다. 안정된 직장, 포근한 결혼생활의 둥지를 뚫고 나와 삶의 모험을 선택한 여자들. 무엇이 그들의 마음을 그토록 세차게 흔들고 부추겼는지 궁금해졌다. 그 무렵 영화 한 편이 다가왔다. 어딘가로 떠나고 싶어하는 여자들이, 어딘가로 떠나 음식을 함께 먹으며 삶의 고민을 나누는 영화 <카모메 식당>이었다. 영화 속 여주인공처럼 소박한 식탁에 그들을 초대해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이 책은 그들과 함께 따뜻한 한 끼의 식사를 나누면서 전해들은 ‘진짜 행복’에 관한 이야기다.





“사실 나는 늘 다른 삶을 꿈꾸고 있었어. 그런데 대체 어디로 가야 하는 거지?”

제2의 인생을 선택한 여자들에게 듣는 속 깊은 수다와 따뜻한 조언




황희연 씨의 식탁에 초대된 손님은 아홉 명이다. 그들 모두 처음엔 안정적이고 모범적인 삶을 꾸려가는 듯했으나, 인생의 행로를 바꾸고 싶어 갈등하고 방황하는 시기를 거쳤다. 그리고 이제 비로소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삶의 방식을 깨닫고 있는 중이다. 때로 삶이 불행하다고 느껴지는 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불편한 옷을 억지로 꿰어 입는 것과 비슷한 이유 때문은 아닐까. 자기 마음을 편하게 하는 인생의 옷차림, 자신이 진짜로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한 여자들에게 듣는 수다는 그래서 한층 편안하고 여유롭다. 각자의 개성과 성격이 드러나는 소울 푸드 앞에서 털어놓는 담백한 대화엔 공감과 위로, 나아가 치유의 솔루션까지 흘러넘쳐 소박한 식탁은 풍성한 만찬 못지않게 마음을 그득하게 만들어준다.



- 흘러가는 청춘을 즐겁게 바라보는 여유를 가져보세요

나정원 씨는 젊은 여성들이 선망하는 라이선스 패션지에서 9년간 에디터로 일했다. 하지만 과로와 스트레스가 일시에 찾아오면서 ‘트렌디’하다는 업계 일에 염증이 일었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와 함께 한옥 전세를 살게 되면서 집을 개조해 ‘사간동 9번지’라는 카페를 운영하게 되었다. 아르바이트로 외고를 쓰면서 사람들에게 음식을 만들어주고 함께 어울리는 삶이 시작되었다. 마음의 빗장을 열고 욕망의 무게를 조금 덜어놓았더니, 모든 게 술술 잘 풀려나가는 느낌이다.



- 몽상이 어때서요? 몽상도 간절하면 현실로 이루어진답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쿠바의 연인>을 만든 정호현 감독은 대기업 전산실 프로그래머 출신이다. 노동자뉴스제작단에서 일하던 선배에게 비디오카메라를 빌려준 게 계기가 되어 아예 다큐멘터리를 직접 찍어보겠다고 회사를 때려치고 시위현장에 나섰다. 자신이 꽤 자유로운 영혼의 소지자임을 깨달은 그녀는 아바나에 날아가 연하의 쿠바 아티스트와 연인이 되었고, 이제는 한국과 쿠바를 오가며 영상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낙천적 몽상가의 기질이 꿈을 현실로 이끌었다.



- 천천히 걷다 보니 인생의 속살이 보이더라고요. 당장의 현실은 인생에서 큰 의미가 없어요

이경원 씨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부장급으로 일하던 실력 있는 커리어우먼이었다. 식도락과 여행을 즐길 줄 아는 꽤 여유로운 골드미스로 비춰질 법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반전처럼 그녀는 사표를 던지고 1년간 천천히 세계를 떠돌았다. 빠르게 질주하던 시절엔 볼 수 없던 인생의 색다른 매력이 보이기 시작했다. 통영 고향집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할 준비를 하고 있다.



- 남의 눈치를 보지 말고 내 마음의 눈치를 봐야겠더라고요

홍대 인디음악계의 신선한 얼굴로 떠오른 시와는 특수학교 교사였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삶에 노래라는 선물이 도착했을 때, 그녀는 그 기회를 포기하지 않았다. 고요한 삶 이면에 뜨거운 열정이 솟구치고 있었다. 그동안 다른 사람의 인생을 치유하고 이끌어주었듯, 이제는 자신의 삶을 치유하고 완성해갈 일만 남았다. 시와의 음악이 고요하면서도 대쪽같이 강인한 힘을 갖고 있는 이유다.



- 권력관계에서 심신을 소진시키는 게 싫었고, 사람들과 동등하게 지내고 싶었죠

영화스틸 사진가로 꽤 이름을 날리던 이수진 씨는 영화판의 노예등급이 싫었다. 실력이 아니라 권력에 따른 서열관계에서 버티는 데 한계가 있었다. 타고난 성품을 억지로 꿰어맞추는 건 자신을 기만하는 짓이었다. 몇 차례 여행으로 심신을 정비하고 지금은 가방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수익금으로 노숙자들을 위한 잡지『빅이슈』를 사는 일이다. 일에서의 수직관계보다 사람과의 수평관계 속에서 그녀는 행복을 찾는다.



- 자기에게 제일 편하고 쉬운 방식으로 사는 게 진짜 행복이란 걸 알게 됐어요

여행작가 미노는 원래 방송작가였다. 국문과를 졸업하고 글을 쓸 수 있는 직업을 찾다 입문한 방송일은 성취감도 있고 꽤 흥미로웠다. 하지만 아이디어와 노동력을 쉽게 착취하는 남성 중심의 권력시스템에 화가 났다. 무작정 여행을 떠났다. 그런데 터키의 한 호텔 주인이 그녀의 발길을 멈추게 했다. 뜻밖의 사랑, 그리고 연인의 죽음, 이후 출간된 터키 여행책. 그후로도 미노는 계속 글을 쓰고 세계를 유랑 중이다. 얼마 전 태국의 여행지에서 평생의 동반자를 만나기도 했다.



- 세상사가 힘들 때면 이렇게 외쳐보세요. ‘너희들은 모를 거야. 나에겐 나만의 세계가 있다고!’

재능이 많은 사람은 할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에 진짜로 자기에게 맞는 길을 찾기까지 오랜 방황을 겪는다. 의류회사 디자이너, 보세의류 디자이너, 한의대 수험생, 그림책 작가, 결혼과 육아, 부모님 병수발까지…… 무언가 확실하게 자기만의 것을 이루겠다는 열망을 만족시키기까지 이반디 씨는 참 먼 길을 돌아왔다. 주부 이춘영과 작가 이반디 사이에 그녀만의 세계가 있다는 게 지금 너무 행복하다.



- 사람과의 관계는 늘 고민이 많아요. 그래도 베풀면서 사는 게 마음 편하죠

책을 읽고 영화를 보며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은 양유정 씨에겐 꿈의 직업이었다. 하지만 영화진흥위원회에 수시로 불어오는 정치적 풍향은 그녀의 마음을 계속 들쑤셨다. 삼십대 중반을 막 넘어선 시기, 이제 앞으로 살아갈 방향을 제대로 잡지 않으면 혼란이 가중될 것만 같았다. 인생의 방향을 180도 선회해 언어치료사의 삶을 시작했다. 시각장애를 가진 아버지의 삶을 보면서 타인을 돌봐주고 싶었던 어릴 적 꿈을 찾아가고 있는 듯하다.



- 늘 현재 상태에서 최선의 전략으로 삶을 마주합니다. 제 열정의 안테나를 신뢰하거든요

인문적 성향을 가진 이민영 씨가 포항공대에 간 것은 적성을 고려하지 않는 한국의 교육제도 탓이 크다. 학과에 재미를 붙이지 못한 그녀는 대학시절 내내 세계를 유랑했다. 졸업 후엔 잠시 대기업에 다니다가, 명상적 삶에 이끌려 홍신자 선생의 매니저, 대필작가, 출판사 편집자, 스쿠버다이빙 강사, 해외여행 인솔자 등 별별 이력을 거쳤다. 이젠 그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류학 탐험가를 준비중이다. 항상 최선의 선택을 해왔다고 자부한다.





“모든 것은 비었다가 채워지고, 채워졌다가 다시 비워진다.”

인생의 절정을 잠시 늦추고, 삶의 끈을 현명하게 다시 조이는 것도 전략이다




영화 <카모메 식당>은 인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 핀란드로 불현듯 여행을 떠나온 여자들의 이야기다. 여주인공 사치에가 운영하는 카모메 식당은 헬싱키의 작은 골목에서 일본 가정식 백반을 정성스레 요리해주는 식당. 따뜻하고 친절한 식당의 온기 속에서 우정을 나누게 된 세 명의 여성은 무심한 듯 담백한 오니기리의 맛처럼 소박한 행복의 의미를 조금씩 깨달아간다. 더불어 텅텅 비어 있던 카모메 식당은 서서히 그 정성 어린 맛의 진가를 알게 된 손님들로 가득 차게 된다. 모든 것은 비었다가 채워지고, 채워졌다가 다시 비워진다. 그렇게 삶은 계속 변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모든 게 다 잘될 거라는 주문을 외우며 열심히 살아가야 한다는 소박한 삶의 진리를 알려주는 영화다.

이 책에 등장하는 여자들도 마찬가지다. 사회에서 낙오되지 않으려고 치열하게 분투하던 삶에서 잠시 비켜나 다소 엉뚱한 방법으로, 하지만 나름 그럴듯한 방식으로 자기만의 행복을 찾아나갔다. 물론 무조건 현재의 삶에서 이탈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다만 이들이 걸어 나간 삶의 자세가 흥미로운 건 그 과정 자체에 진심과 열정이 살아 숨쉬기 때문이다. 스스로를 아껴주고 자기의 삶을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깨달아가는 노력은 당장의 눈앞에 보이는 성공보다 소중한 경험이다. 저자 자신이 여행을 통한 치유와 행복의 경험을 풍부하게 쌓아온 터라 인터뷰이 한 명 한 명에게서 이끌어낸 메시지 또한 속 깊고 도탑다. 인물마다 미세한 마음의 결을 포착해 인생의 굴곡까지 통찰해 내는 황희연 씨의 섬세한 글쓰기야말로 이 책에 많은 여성들이 공감할 수 있는 가장 큰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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