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설헌, 나는 시인이다

난설헌, 나는 시인이다

  • 자 :윤지강
  • 출판사 :예담
  • 출판년 :2012-04-27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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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와 국경을 뛰어넘는 숭고한 자유시혼!

여자가 아니라 시인이기를 갈망한 허난설헌의 삶과 사랑의 노래!




천재적인 시재를 발휘했던 조선의 여류시인이자 허균의 누이. 일반 사람들 대부분이 허난설헌에 대해 알고 있는 것은 아마 이 정도일 것이다. 그 이름을 모르는 이는 거의 없지만, 그 명성에 비해 그녀의 삶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은 까닭이다.

황진이, 신사임당과 더불어 가장 많이 회자되는 조선의 여인이지만 역사적 기록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지금까지 온갖 의문에 싸여 있는 허난설헌. 그녀의 삶을 그린 소설이 예담에서 나왔다. 역사 속 여성들을 탐색하며 글을 쓰는 작가 윤지강이 조선의 천재시인 허난설헌의 삶을 재구성한 소설 『난설헌, 나는 시인이다』가 바로 그 책이다. 작가는 허난설헌의 애달픈 생애를 바탕으로 역사적 사실을 씨줄로, 그녀의 시 세계를 날줄로 하여 그 삶을 복원해놓았다.

하늘이 내린 뛰어난 재능도 여자에겐 축복이 되지 못했던 시대, 철저하게 남성중심사회였던 조선에서 여성의 글을 인정하지 않는 편견을 뒤로한 채, 시를 위해 온 생명을 불살랐던 허난설헌. 상상력으로 되살아난 그 삶의 결을 따라 그녀를 만날 수 있다. 또 그녀가 남긴 불멸의 작품들을 함께 음미하고, 여러 등장인물들을 통해 당시 사람들의 생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시대가 허락지 않았으나 끝끝내 시인이기를 열망한 불운의 시선詩仙!



조선 중기, 30여 년 동안 관직생활을 하며 동인의 영수를 지낸 허엽의 딸로 태어나 집안의 사랑을 가득 받으며 자란 허초희는 어릴 때부터 글공부에 관심이 많았다. 비단에 수를 놓는 것보다 붓을 들고 글을 짓는 것을 더 좋아하고, 그네 뛰는 것보다 말 타는 것을 더 즐기던 그녀는 삼당파 시인으로 이름을 떨친 이달 선생에게 시와 참된 시인의 자세를 배우고 익힌다. 하지만 김성립에게 시집을 간 후 그 재능은 오히려 그녀를 고달프게 만들었다. 생때같은 자식들을 먼저 떠나보낸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시어머니는 초희가 시마詩魔에 들려 집안에 우환이 끊이지 않는다며 그동안 써놓은 시들과 지필연묵을 끌어내 불사르고 무당을 불러 굿을 하는 등 온갖 구박을 했다.

그렇게 자신을 억압하는 굴레를 벗어버리고자 시가를 뛰쳐나와 세상을 향한 초희는 여러 난관에 부딪히며 슬픔과 좌절을 경험하지만, 그 안에서 끝없이 시를 갈구하고 시를 써야만 하는 이유를 찾는다. 주색에 빠져 있는 남편에게 하고픈 말을, 어린 아이들을 잃은 가슴 저미는 슬픔을, 마음속 정인과의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애끓는 감정들을 모두 시로 승화시킨 그녀는, 여자가 시를 짓는 것을 죄악으로 여겼던 조선시대에서 끝내 시인이기를 열망한 비운의 여류시인이었다.



모진 고통을 온몸으로 부여안으며 자유를 꿈꾼 여인

지난해에는 사랑하는 딸을 잃고,

올해에는 귀여운 아들을 잃었네.

서럽고 서러운 광릉 땅에

두 무덤 나란히 마주 앉았구나.

쓸쓸한 바람 백양나무에 불고

도깨비불 번쩍이는 숲속에서

소지燃紙를 태우며 너의 혼을 부르고

물을 따라 네 무덤에 바치노라.

가엾은 너희 남매는

넋이라도 밤마다 놀고 있으려나.



눈 감아도 아른거리는 어린 딸과 아들을 모두 잃었다. 세상의 빛도 보지 못한 아이는 붉은 핏물이 되어 사라져버렸다. 인생의 버팀목이었던 친정아버지는 어느 날 모함에 빠져 객사하고, 며느리를 아꼈던 시아버지도 갑작스럽게 눈감았다. 가장 많이 의지해온 오라버니도 귀양을 갔다……. 젊은 나이의 초희에게 삶은 너무나도 가혹한 시련들을 안겨주었고, 계속되는 모진 고통을 견디던 그녀는 시에 대한 뜨거운 열정으로 시를 쓰고 지우고 고치고 또 고치고 스스로 읊으면서 슬픔을 이겨냈다. 벼루의 밑창이 바닥나고 수십 개의 붓이 몽당붓이 되는 동안 오직 시만이 그녀의 아비였고 어미였으며, 오빠였고 아들이며 딸이었다. 시만이 그녀의 유일한 연인이었고, 삶의 모든 힘이었다.

가슴속 깊은 한과 절망에서 비롯한 시. 스스로 ‘난설헌’이란 호를 지은 초희는 그렇게 사랑하는 많은 것을 잃으며 세상에 아름다운 시를 남겨두고 스물일곱의 나이에 이생을 떠났다.





조선 여인의 삶과 질곡을 감싸 안은 난설헌의 노래!



밤늦도록 쉬지 않고 베를 짜니

베틀 소리만 삐걱삐걱 처량하게 울리네.

베틀에 짜여진 명주 한 필은

결국 누구의 옷이 될거나.

한 손에 가위 들고 마름질하노라니

싸늘한 밤기운에 손가락이 곱아오네.

남들이 시집갈 때 입을 옷 잘도 짓건만

해마다 해마다 나는 홀로 밤을 지샌다오.



허난설헌 시의 정점을 이룬 절창 「가난한 여인의 노래」에서 볼 수 있듯, 그녀의 작품들에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여인들의 독특한 감상을 애상적으로 노래한 것들이 많다. 손곡 이달의 마음 씀씀이에 반해 홀로 그의 딸을 키우는 산청댁, 기생의 신분으로 시를 통해 자신을 찾아가고자 하는 함로화, 가난에 시달리며 고생하다 아비의 노름빚 때문에 늙은 양반에게 첩으로 팔려가는 나연이 등 이 소설에 등장하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서도 당시 여성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오로지 정성을 다해 조상을 섬기고 남편 내조에 힘쓰며, 남자들이 만들어놓은 길을 잘 따라야 하는 것만이 여자의 도리라 여겼던 조선시대에 숨 막히는 삶을 살았던 여인들. 난설헌은 그렇게 고달픈 여인네의 생활과 삶의 질곡을, 소외된 자의 슬픔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노래한 시인이었다.



따뜻한 감성과 올곧은 시대정신, 불멸의 시혼이 되다!

양반집 세도가 불길처럼 드세고

높다란 누각에서 풍악 소리 울릴 제

가난한 백성들은 가난으로 헐벗으며

주린 배를 안고 오두막에 누워 있네.

어느 날 아침 높은 권세 기울면

오히려 가난한 백성을 부러워하리니

흥하고 망하는 것은 바뀌고 바뀌어도

하늘의 도리를 벗어나지는 못하리라.



답답한 현실의 벽 앞에서 늘 새로운 세계를 열망했던 난설헌은 감성적인 시와 함께 모순된 사회에 저항하는 시대정신이 담긴 시도 지었다. 불평등한 사회현실을 꼬집기도 하고 정치가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뚜렷하게 밝히는 모습에서 여성 운동의 선구자임도 알게 된다. 또한 그녀는 여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선계仙界를 노래한 유선사遊遊詞를 지어냈는데, 87수에 이르는 선계의 노래 속에서 여성의 자유연애와 과부의 재혼을 당당하게 부르짖는다. 그것은 조선시대의 유교적 가치관을 뒤집는 매우 위험한 도발이었다.

남성이나 시대적 가치에 종속되지 않은 독립적인 삶을 살아가려 한 여인, 억압된 삶 속에서 시로 자유를 꿈꾼 허난설헌은 진정 시대를 앞서간 천재시인이다. 이렇게 재능을 숨기지 못하는 숙명과 지독히 외로웠던 그녀의 삶이 섬세한 필치로 되살아난 『난설헌, 나는 시인이다』는 애달픈 사연과 탁월한 여인의 심리 묘사로 그 고통과 시름을 함께 경험할 수 있게 해준다. 한 많은 자신의 삶을 아름다운 시어로 승화시킨 그녀의 모습에서 뭉클하게 번지는 뜨거운 감동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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