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 자 :박성원
  • 출판사 :문학동네
  • 출판년 :2011-08-26
  • 공급사 :(주)북큐브네트웍스 (2012-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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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 미래와 환상을 꿈꾸는, 박성원의 이야기는 계속된다!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고도로 계산된 서사와 이미지들의 배치를 통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소설가 박성원의 네 번째 소설집『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미 세권의 소설집을 상재해 기발한 발상과 실험정신, 개성 있고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사실과 환상이 뒤엉키는 세계를 형상화해냈다는 평단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가 4년 만에 펴내는 네 번째 소설집『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는 그러한 독특한 소설세계를 더 단단히 더 고집스럽게 직조해냈을 뿐만 아니라 철학적 사유와 시간론, 그것에 염세주의적 블랙유머가 절묘하게 아우러져 한층 다채롭고 폭넓은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선보이고 있다.





도시의 비극적 증거들



현대사회의 도시는 겉으로 보기에 화려하고 따듯해 보이나 좀더 밀착하여 바라본다면 도시는 그리 희망적이지 않다. 도시 그 안에서 절망으로 몸부림치는 인간의 여러 비극적 모습들이 그러한데, 박성원의 인물들은 현실에서처럼 도시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고통과 비극적 절망들을 껴안고 살아간다.

소설의 인물들은 도시에서의 삶을 결코 행복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에게 다가온 불행을 도시의 높은 빌딩을 바라보는 것처럼 아무 감정 없이 목도하거나 체념할 뿐이다. 아내를 잃은 남편과 엄마를 잃은 아이의 만남을 통해 도시의 어두운 이면과 암울한 시대상을 제시한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의 인물들이나 삶을 등진 채 사막에서의 유목을 꿈꾸지만 도무지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아버지(「캠핑카를 타고 울란바토까지」)가 그러하며, 도시의 상징처럼 화려하기만 한 호텔에서 죽음을 맞이하려는 여자(「몰서」), 아버지를 찾아 떠도는 여자아이를 미성년 매춘에 강요하는 남자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2」)는 도시의 어두운 속성을 대변하는 인물들이며 하나같이 비극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그러나 그 인물들이 자신의 절망적 삶을 받아들이는 시각은 거의 비슷하게 비관적이다.

‘도시에서의 삶은 언제나 불행하다’ 라는 염세적 전언을 실현하듯 그 인물들은 고통과 허무에 몸부림친다. 하지만 도시는 결코 그들을 따듯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럴 때 도시는 박성원이 말하는 ‘규정된 시간 안에 놓여 있는 공간’ 에 불과할 뿐이다. 어차피 도시는 화려함을 가장한 가장 비극적인 현실 공간이지 않은가. 그런 도시는 인간을 치유하지도 위무하지도 못한다. 그래서 인물들은 끝내 삶을 포기하거나 배신당하거나 가족을 잃는다.

현대사회 살아가는 인간의 어두운 내면을 바라보는 박성원의 염세주의적 시각은 표면적인 사건을 뒤로하고 좀더 부정적인 인식 또는 현실(시간) 탈출을 위해 철학적 지평으로 소설의 방향키를 움직인다. 그건 바로 시간(현실)에 대한 박성원의 인식이다.





시간의 바깥을 꿈꾸는 자들의 도주담 혹은 패배담



소설 속 인물들이 꾸준히 고민하고 있는 것은 시간(현실) 바깥으로의 탈출이다. 여기서 시간의 바깥은 규정된 시간(현실 혹은 도시)으로부터의 탈출을 의미하는 것이다. 또한 그것을 ‘현실도피’라 일컬을 수 있을 것이다. 현실(도시)에 환멸을 느낀 인물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시간(현실)으로부터 탈출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사막에서의 유목민을 꿈꾸는 아버지. 그는 현실을 외면한 채 삶의 탈출을 사막에서의 유목생활로부터 찾는다(「캠핑카를 타고 울란바토르까지」). 또 먹먹했던 현실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배다른 동생을 배신하고 아버지의 복권당첨금으로 기꺼이 냉동인간이 되는 여자(「캠핑카를 타고 울란바토르까지2」), 아내의 죽음을 현실(시간)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편(「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 존재하지 않는 아버지를 망원경으로만 찾는 아이(「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2」) 처럼 소설 속 인물들은 조금씩 다른 방법으로 시간(현실)의 바깥을 꿈꾸고 시간으로부터의 탈출을 감행하려 든다. 하지만 그들이 시간의 바깥 즉, 현실을 벗어나려 노력할수록 시간 혹은 현실은 오히려 그들을 옭아매고 몽상하게 만들 뿐이다. 예컨대 유목을 꿈꾸는 아버지는 단출한 배낭만 남기고 집 밖을 나서지 못한 채 죽고, 냉동인간이 되어 미래로 건너간 여자는 미래에서조차 과거와 별반 다르지 않음을 탄식하며 되풀이되는 먹먹한 삶을 예감할 뿐이다. 또한 아버지를 찾지 못한 아이는 미성년 매춘에 내던져진다.

이처럼 시간의 바깥을 꿈꾸지만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인물들의 결말은 현대사회를 관통하는 비극적 세계관이 어쩌면 우리의 현실을 이해하는 하나의 기준점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현실은 아무리 바꾸려 노력해도 변하지 않는다. 바꿔 말하면 시간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나지 못한다. 하지만 비극적 세계관이 주는 암담함만이 전부가 아니다. 암담한 시대에 인간이 꿈꿀 수 있는 것은 오직 희망 밖에 없으니 말이다. 반발원리로 겨우 존재하는 희망은 박성원소설의 인물이 말하는 ‘이런 절망적인 삶이 끝은 아닐 것이다’ 라는 것. 또는 다르게 말해 ‘ 그래서 희망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라고 도리어 역설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추측하게 되는 것이다.





촘촘한 그물망처럼 연결되어진 소설들



이 소설집에서 우리가 또하나 주목할 만한 것은 각각의 소설이 독립적 형태를 띠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소설가 신경숙의 말대로 “ 서로 연결되어 있는 듯 보이면서 아주 독립적(추천글)” 인 단편들이 긴밀하게 혹은 유기적으로 묶여 있다.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1, 2」, 「캠핑카를 타고 울란바토르까지1, 2」그리고 「우리는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로4, 7」등 총 여섯 편의 단편들이 각각 연작의 형태로 결합되어 있다.

이러한 연작의 구성은 단편소설의 결합이 단지 같은 공간, 같은 인물의 차용만을 의미하진 않는다는 것. 이러한 의도는 박성원이 추구하고 있는 단편소설의 조형미를 견고하게 구축하는 하나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그것뿐 아니라 연작의 시도는 반복을 통해 비극적세계관(염세주의적 사유)을 점층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이를테면 ‘캠핑카’ 연작에서의 시공간은 각각 현재와 미래지만 줄곧 진행되는 이야기는 서로 다르지 않다. ‘캠핑카1’ 에서 아버지의 죽음을 직접 받아들이는 현실적 상황이 주어졌다면 ‘캠핑카2’의 미래는 아버지의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운 과거와 그리 달라지지 않은 미래를 그릴뿐이다. 미래는 단지 기술적인 편리함 또는 우주적인 생활양태만 그려져 있을 뿐 과거의 고통과 허무는 변하지 않는 모습 그대로이다. 과거의 일들이 고스란히 미래에서도 투영되는,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염세주의적인 시각은 소설의 공간이 달라져도 인물의 시간이 비틀어져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박성원이 연작을 통해 강조한 것. 우리가 원하는 삶은 그 어디에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해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



「캠핑카를 타고 울란바토르까지」- 사막에서의 유목민을 꿈꾸는 아버지. 자신의 삶을 답답해하는 배다른 누이. 공사판을 전전하다 몰래 화가의 길로 접어든 주인공 동생.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그들에게 아버지는 죽으면서 로또당첨금을 유산으로 남긴다. 그런데 로또종이는 아버지의 관에 같이 묻혀 있었던 것. 누이는 동생을 설득해 아버지의 관을 파헤쳐서라도 로또종이를 찾자고 제안하는데……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병든 아내의 숨이 끊어진 어느 날. 남편은 아내의 시신을 보며 아내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한다. 보통 때처럼 대화를 나누는 도중 남편은 무작정 거리를 뛰쳐나간다. 방금 엄마의 장례식에 다녀온 어린 아이. 아이는 망원경을 들고 존재조차 모르는 아버지를 찾아 거리를 나선다. 그 아이의 망원경 속에 아내를 잃은 남편이 들어오고, 아이는 그런 그를 아빠라 착각하게 된다.



「캠핑카를 타고 울란바토르까지2」- 미래의 삶을 위해 동생을 배신했던 여자는 수십억 원의 돈을 들여 과감히 냉동인간이 된다. 미래에 온 여자의 눈에 도시는 그저 기술적인 편리함과 우주적 생활양태만 보일 뿐 과거와 전혀 다르지 않음을 깨닫는다. 미래조차 결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음을 탄식한다.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2」-아버지를 찾는 어린 여자아이를 발견한 남자는 선뜻 여자아이에게 자신이 아버지를 찾아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는 그 여자아이에게 미성년 매춘을 강요했던 것. 매춘을 아버지를 찾는 작업이라 속였던 것. 여자아이는 뒤늦게 그것이 아버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지만 이미 자신의 몸은 망가질 때로 망가져 있다. 남자는 삶이 그렇게 원하는 대로만 살아지지 않는다고 여자아이에게 말하는데……



「논리에 대하여-우리는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로7」-주인공인 그가 자신의 불륜녀 집으로 몰래 숨어든 어느 날. 때마침 불륜녀의 집을 두드리는 낯선 여인이 등장한다. 그는 여인의 섹시한 몸매에 혹해 여인을 집 안으로 끌어들이는데, 갑자기 그 여인의 남자가 등장해 주인공을 협박하고 오해하며 살인에까지 이르게 되는 기이하고 엉뚱한 이야기.



「아내 이야기-우리는 달려간다 이상한 나라로4」- 남편의 실종신고를 내러 간 어느 날. 아내는 얼마 전 아버지라 믿고 있었던 사람에게 자신이 친아버지가 아님을 듣게 된다. 자신의 친아버지는 얼마전 작고한 유명한 소설가였던 것. 소설가인 아버지를 연구하는 어느 남자를 만나 자신이 믿고 있었던 진실에 대해 의심하게 되는데……



「몰서」-창작의 열정이 소진된 화가는 모든 것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도시에서 가장 화려한 호텔에 투숙하게 된다. 그 호텔에서 매혹적인 여자를 만나고 그 매혹이 다시 그에게 그림으로서의 열정을 불러일으킨다. 그는 점점 머릿속을 가득 메우는 여자를 훔쳐보게 된다. 대부분의 시간을 여자를 따라 다니데 허비하고 그 여자와의 기묘한 인연이 되풀이되는데……



「분열」-수배를 당한 주인공은 시골에 있는 친구 집을 찾아 나선다. 친구집을 찾다가 근처 슈퍼마켓에서 어떤 여자가 말을 걸어온다. 자신을 다른 사람으로 오해하는 상황에 놓이게 된 것. 그러나 그 오해는 여자가 낯선 남자들을 따돌리기 위한 거짓행동이었던 것. 뒤늦게 여자의 진심을 깨달은 주인공은 자신이 수배 당했다는 사실 때문에 여자의 도움을 모른척한다. 친구 집에 도착한 주인공 눈앞에 아까 슈퍼마켓에서 마주쳤던 여인이 앉아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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